의외로 짠했던 로코 <연애 빠진 로맨스>간단 후기(스포)
남자든 여자든 20대를 지나 나이가 들수록, 외로운 마음은 똑같지만 웬지 연애라는 걸 다시 시작하기가 두려운 마음도 한편으로 커지죠...
이전의 만남과 관계들에서 부딪히고 깨지고 무너지고 하는 동안 연애에 대한 부정적인 데이터, 일종의 트라우마가 가슴 속에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누군가가 내 앞에 나타나더라도 호감을 느끼지만 선뜻 "관계"라는걸 다시 시작하기가 망설여집니다...
이 영화는 그러한 연애 트라우마에 빠져 허우적대는 연애 유경험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솔직담백 리얼 연애담입니다.
전 '그냥 성적인 유머에 클리셰만 가득한 로코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 영화를 봤는데,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결국 뭉클한 무언가가 가슴에서 툭 올라오더군요...
영화 속 남녀는 소위 데이팅 어플로 관계가 아닌 가벼운 만남을 위해 만나는데, 둘 다 나름대로 연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상태죠. 남자나 여자나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했던 상대에게 그저 외로움을 채우는 수단으로 이용만 당했던 트라우마라는 공통 분모가 있습니다. 서로 섹스도 잘 맞고 대화도 잘 통하지만 그 트라우마 때문에 선뜻 관계를 발전시키기가 겁나는 것이죠...
언제부턴가 어플 만남이 유행하게 됐는데, 보통 현실의 연애에서 받은 트라우마와 충족되지 못한 결핍을 채우기 위해 어플 만남이란걸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이전 연애의 트라우마들로 인해 소위 연애에 현타가 오고나서 어플을 통해 누군가를 만났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또다시 연애를 했지만, 또다시 사람으로 사람을 잊을수 있겠다 싶었지만, 결국 끝이 나니까 또다른 트라우마를 남기게 되더군요.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니까요 ㅎㅎ
아무튼 영화 속 남녀, 특히 여주는 그러한 연애 트라우마에 이골이 나있는 상태에서 단지 외로움을 달래겠다 마음을 먹고 어플로 남자를 만납니다. 근데 어쩌나? 그냥 섹스만 하려 했는데 대화가 잘 통하고, 대화가 잘 통하니 점점 호감이 생기고, 점점 호감이 생기니, 다시금 두려워집니다. 또 상대방의 필요만 채워주고 버려지게 될까봐, 또 실망하게 될까봐, 트라우마를 한겹 더 쌓게 될까봐...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관계에 거리를 두는 방어기제가 발동합니다.
이 영화는 그러한 과정을 상당히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성적 유머가 난무하지만 절대 가볍고 천박하다고 느껴지진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남녀가 연애 트라우마를 결국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맞았다는 결말이 아닌, '그래 뭐 또 어찌될진 모르지만 크게 기대하진 말고 한번 시작은 해볼까?' 정도의 뉘앙스로 끝나기에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전의 연애 트라우마들로 지친 솔로들, 또한 그런 상태로 썸타고 있는 남녀가 함께 본다면 잠시나마 소소하게 위로받을 수 있는 로코라 생각합니다.
P.S 영화 속에서 언급된 것 처럼, 전종서님은 진짜 야하게 생겼고, 손석구님은 진짜 성병 없을 것 같이 생겼다고 느꼈습니다! 캐스팅에 무릎 탁 쳤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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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야하고 웃기고 공감도 가는게 흔한 로맨스 영화들보다 훨씬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