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무시사] 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 (약스포) 관람전에 보실만한 글
훌륭한 트리뷰트 무비 그런데 과연 비 마니아 관객에게 먹힐 영화일까?
익무시사 후기인데 진짜 어디까지 올릴만 말까 고민하면서 며칠을 고심해서 쓴 글이라 이제야 올리네요.
1984년도 1편은 저도 당시에 보지 못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고스트 버스터즈 애니메이션 세대긴 하죠. 80년대에 나온 머천다이징의 끝판왕 같은 캐릭터 무비지만 신기하게도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찍은 영화가 아니었던 거예요. 물론 로고를 개발한 시점에선 MD도 염두에 뒀겠지만 제작비화를 보면 우연의 산물에 가깝습니다. 제작비화는 넷플릭스 <무비:우리가 사랑한 영화> 시즌 1에 있는데 1984년 1편과 함께 관람전에 보실만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가 왜 지금 시점에 트리뷰트가 되는지 작품의 비하인드를 통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넷플을 보지 않으시는 분들도 있으니 해당 다큐의 조금 이야기를 쓰자면 (저는 제 글 말고 다큐를 보심을 권하고 싶어요. 러닝도 길지 않습니다.)
이 다큐 얘기에 암시적 스포가 있을 수 있긴 합니다.(기본적으로 1편을 봐야 한다는 부분이 어차피 이번 신작의 내용이 암시되어 있긴 합니다.)
해롤드 래미스,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심각한 합성티는 그렇다 치고 왼쪽 위 오른쪽 위는 필름이 훼손된 것처럼 나왔어요. VFX가 부족한 걸 떠나서 문제가 많았던 거죠.
제작 당시 유명한 코미디 배우였던 댄 애크로이드는 아버지가 오컬트 전문가(?)여서 오컬트 영화를 찍고 싶어서 각본을 썼었다고 합니다. 내용은 흥미롭지만 SF였던 초기 각본이 대중적이지 않다고 해서 아이반 라이트만 감독이 해롤드 래미스를 영입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하죠. 원 각본이 SF였다면 지금의 기계 장비로 유령을 잡는다는 설정이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이 다큐에선 고스트 버스터즈 오리지널 4인방 중 유일하게 사망한 해롤드 래미스 이야기를 언급하는데요. TV 코미디 각본가로도 유명했기에 고스트 버스터즈의 각본가로 참여하게 된 것이고 이후 빌 머레이의 최고의 영화이자 영화 마니아라면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의 감독이자 각본가였습니다. 저는 사실 이 영화를 꼭 보시라고 하고 싶네요. 타임리프 물의 시초이자 걸작입니다.
그리고 84년판 영화를 보시게 되면 아무리 옛날이라 해도 놀랄 만큼 허접스러운 특수효과에 놀라시게 될 텐데요. 특히 <제다이의 귀환>이 83년도 영화란 걸 생각하면 심한 수준이었죠. 당시 VFX를 맡은 보스 필름은 나름 ILM에서 독립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었지만 작품 자체가 규모에 비해 예산이 많이 들어가지도 못했고, 개봉 날짜를 잡아놓고 촬영하던 영화여서 특수효과팀이 검토 받을 셈으로 완성시키지 않은 특수효과 장면을 보내면 이미 시간에 쫓겨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완성본에 넣어 버렸다고 합니다. 완성본이 아니었기 때문에 미완성인 부분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하네요. 촬영 후반 땐 테이크를 두 번씩 가지도 못했고, 촬영과 편집을 동시에 하고 그 대히트했던 유명한 주제가도 가수가 샘플용으로 들어보라고 보낸 걸 그대로 영화에 넣어버렸을 정도로 급박했다고 하니 크랭크업을 하면 반년에서 최대 1년 정도는 후반작업을 하는 요새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프로덕션이었던 거죠. 히트곡은 금방 만든다고 하는데 그 예가 된 셈이죠.
시고니 위버는 이미 꽤 유명한 상태였는데도 이 영화 섭외에 응해줘서 고마워하는 내용도 나옵니다. 특히 후반부의 키 마스터와 게이트키퍼 스토리는 시고니 위버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러드는 주역진 중 고참 배역으로 영화의 중심뿐 아니라 개그 파트까지 맡아서 고군분투합니다. 상업영화의 주연으로서의 능력까지 발휘된 작품이었습니다.
<고스트 버스터즈 라이즈>의 영어 부제 Afterlife는 내세라는 뜻인데 확실히 이 제목이 맞습니다. 배급사가 라이즈라고 번역하고 싶어 한 이유는 알겠지만 원래 제목을 그대로 해줬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은 온전히 <고스트 버스터즈> (1984) 오마주 영화입니다. 사실은 84년도 작을 안 봐도 작품을 보는데 무리는 없습니다. 전반적인 내용과 농담 등이 전편에 대한 인용과 이스터에그로 가득 차 있어요. 그 점이 <고스트 버스터즈>의 콘텐츠를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 층에게 추천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요.
2016년 <고스트 버스터즈>는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에게 어필하는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이 영화만 보러 가도 됐었어요. 그 영화를 즐겼다는 관객층에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니지만 객관적인 평을 한 겁니다. 2021년 도판은 정말 잘 만든 영화지만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이 즐길 거리는 반쪽 밖에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거의 40년 전에 나온 영화의 속편이라 건 당시에 관람했던 관객들을 극장에 이끌기에 부족했던 소재가 아니었나 싶어요. 티켓값을 지불하고 극장에 갈 관객들은 젊은 층인데 말이죠. 당시 팬들은 이후에 2차 매체에서 관람할 여지가 더 크다는 게 문제에요. 그리고 스타워즈처럼 리마스터링 된 것도 아닌 전편을 다시 보고 가라는 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프랜차이즈를 노리고 캐스팅한 아이들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영화의 작법도 옛날 영화스러워요. 감독인 제이슨 라이트먼이 상당히 새로운 주제를 찾아 영화를 찍어온 감독인 걸 생각하면 의도된 예스러움인 거죠. 80년대 나온 SF 요소가 들어간 영화들이 그렇듯 지나치게 아날로그적인 물건에서 현재 과학에서도 나오기 힘든 물건이 구성되거든요. 그런 건 영화적 허용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더라도 그걸 남발하는 건 많이 까다로워진 요새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요. 세대교체하는 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영화는 이걸로 끝내는 느낌을 더 받았거든요.
저는 80년대의 영화를 이야기할 때 <고스트 버스터즈>를 다시 꺼낸 것 자체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소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이유도 분명 존재하는 거니까요. 스타워즈처럼 VFX를 수정한 리마스터링 버전 우선적으로 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아쉽지만 이 영화에 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에겐 좋은 영화였으니까요. 하지만 이 작품은 잘 모르겠어요. 요새 영화인데 이제야 재밌다는 감정이 들었을 때 시계를 본 시점이 영화가 한 시간이 넘었을 때거든요. 추억이 있는 세대에겐 좋은 영화에요. 그 외엔 어떻게 추천할지 모르겠어요.
추천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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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번 영화 익무 시사로 봤는데 옛날 고스트 버스터즈를 안봐서 영화는 그저 그랬습니다🥲 꼭 예전 작품 봐야겠더라구요ㅎㅎ
넷플릭스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시리즈 재밌죠.^^
마침 고스트버스터즈 1편도 넷플릭스에 있어서 예습하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