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포] [블랙필즈][Patricia Moore] 벗어날 수 없는 생존이라는 족쇄
블랙필즈 벌써 4번째 작품을 선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저는 이 작품이 뱀파이어 무비일꺼라 기대를 하고 신청을 했었는데, 열심히 피해왔던 식인에 대한 소재여서 살짝 충격받았지만, 영화는 무겁고 어두운 주제임에도 영상이 참 아름답더라구요. 호주의 광활한 자연환경을 아주 잘 살린 작품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영상때문에 더 선명했던 핏빛과 소녀의 사랑이야기가 더 아프게 느껴졌었습니다.
가슴을 드러낸 하얀색 원피스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패트리샤.
식인이 색다른 소재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쓰여서 식상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소름끼치는 주제이기는 합니다.
인간은 다른 종의 고기를 섭취해서 살아가지만, 인간이 인간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그건 단순한 살생이 아니라 동족살인에 해당되기도 합니다. 과거부터 식인의 상황이 역사적으로 없어왔던 건 아니었고, 어쩔 수 없는 상황(기아나 생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지른 상황들이 암암리에 있어왔고, 현재도 지구 어딘가에는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리라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으로 참 꺼림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복잡한 심경으로 보게 되었던 패트리샤 무어는 정체모를 아름다운 소녀가 흰 드레스를 입고 요요를 하면서 한 남자를 묘한 시선을 나누다가 소녀의 트레일러로 쫓아가면서 시작됩니다. 낯선 소녀를 쫓아갔던 중년남자는 너무나 쉽게 소녀가 건내주는 술을 마시다가, 기절하게 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남자가 석궁을 들고 겨냥을 합니다.
이게 뭔 상황이지 싶었는데, 다음 순간 캠핑카를 타고 노매드랜드에서처럼 여기저기 떠도는 생활을 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평화로운 일상처럼 보이는 이들에게는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을 죽여서 식량처럼 장기보관하는 냉동고가 있는 차를 타고 다니면서 오지에 숨어서 생활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종교시설에서 도망쳐나온 4명(엄마, 삼촌, 동생, 패트리샤)인데, 다정한 듯 보이는 가족들의 대화와 행동에서 시종일관 웬지 모를 긴장감이 흐릅니다. 도망나오게 된 계기는 서서히 밝혀지는데, 꾸준히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그 상황이 반전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구워먹는 고기가 인육 바비큐라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합니다.
가족이라는 느낌보다는 생존을 위한 족쇄와 협력관계, 절대 배신하지 말고 헌신하라고 합니다.
식량이 떨어지면 패트리샤가 미끼가 되어 사냥감을 고른 뒤(죽어 마땅한 사람) 사냥을 해서 냉동고에 넣어둡니다.
식인을 하는 3명과 달리 어린 동생은 아직 이 상황을 잘 모르고 있고(하지만 서서히 눈치채고 있는 상황), 식인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호기심 많고 장난끼 많던 동생이 어느날 사람이 죽어있는 냉동고를 석궁으로 고장내고, 이들은 생존에 위기를 맞게 됩니다.
냉동고를 고치기 위해 사람이 있는 마을로 옮기게 되면서 하나둘씩 문제가 연속적으로 터지게 되고 매회 생존의 위기와 함께 정체가 탄로날 상황들로 아슬아슬하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무하고도 말하지 않는다, 눈 마주치지 않는다, 죽어 마땅한 사람을 죽인다, 사람은 고기고 사냥감이라는 원칙을 깨고 평범한 소년 토비와 계속해서 마주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영화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처한 소녀가 평범한 소년과 만나면서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와 정체성을 부정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욕구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패트리샤의 엄마와 삼촌은 너의 정체성을 잊지 말라면서 잔혹할 정도로 일깨워줍니다.
결국 너는 인간의 고기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니까,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협력하면서 식인이 아닌 동생을 지켜줘야 한다고 합니다.
시즌1에서 그 종교집단이 어떤 종교집단인지,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속시원하게 이야기해주지 않습니다.
매순간마다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황, 모든 선택이 생존과 연결되니 신중해야 하는데, 점차 제대로 먹지 못해서 신경이 예민해집니다. 신중하기보단 매사 좀 즉흥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삼촌(그래도 철저히 생존함), 과거의 어떤 상황으로부터 도망친 엄마, 천진난만하고 호기심많은 것 같지만 어쩐지 싸늘한 느낌이 있는 동생.
이야기는 점차 심리스릴러물처럼 몰입감있게 흘러갑니다.
시즌1의 엔딩을 보고나니 더 궁금해지는 시즌2인데, 빨리 제작되었으면 좋겠네요.
니가 어떤 애인지 정체를 알려주도록 하지! 하면서 고기를 거부하고 굶는 패트리샤에게 엄마가 취하는 충격요법은?
나와 함께 하면 언젠가 너를 먹을지도 몰라 or 죽임당할지도 몰라의 마음 때문에 사랑을 거부해야 하는 소녀
패트리샤는 자신을 족쇄처럼 얽매이고 있는 상황을 끊어내고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소녀에서 성장해서 평범하게 사랑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패트리샤의 상황이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패트리샤 무어를 보면 떠오르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이중에 일부러 안 본 작품도 있는데, 패트리샤 무어 보고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들이 생겼네요. (로우)
이 작품 재미나게 보긴 했는데, 음식영화제에서 고기관련 다큐도 보고 해서 그런가 살짝 보기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선가 마치 고양이가 초콜릿 먹으면 치명적인 것 처럼, 패트리샤도 초콜릿 먹고 피를 토하는 부분도 있는데, 왜 그런 것지 인육을 어쩌다가 먹기 시작한 것인지 시리즈를 다 보고 나서도 물음표가 자꾸만 생겨서 시즌2에서 떡밥을 회수해주길 바랍니다.
영화보면 배우들의 명연기가 돋보여서 배우들에게 자꾸만 눈이 갑니다.
특히 주인공인 마를로 켈리는 넷플릭스 시리즈인 <데어 미>에서도 꽤 인상적인 모습으로 등장했나봅니다.
순진한 듯 하면서도 순식간에 변하는 투명한 눈빛 연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대니얼 코맥, 레스 힐, 잭 루왈드, 조 클로섹 등 주연 배우들도 모두 개성이 넘칩니다.
특히 가족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은 모두 인상이 강렬(피와 함께 해서인가)해서 진심 소름돋았습니다.
더 다크:그날 이후 난 사람을 먹는다 (왓챠), 로우, 스위니 토드 (왓챠, 넷플릭스)
렛 미 인도 살짝 생각났어요.
블랙필즈 온라인 시사회 많이 신청해서 보실 수 있기를~
보는 작품들마다 각각 개성이 강렬하네요.
이번에는 노트북에서 감상했는데, 모바일로 감상할때랑 또 다른 느낌이네요. :)
지하철에서 몰입해서 감상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집에서 노트북으로 큰 화면에 보는 것도 좋네요.
쥬쥬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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