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적니] 익무시사회 후기 (로드무비님 나눔)
제목을 봐선 10~20대 대상의 풋풋한 대만 로코영화같은데, 의외로 중국영화입니다. 시사회 배너의 포스터는 얼굴의 반이 눈으로 뒤덮힌 빡빡머리의 청년과 우는 여인의 모습입니다. 티저 포스터로 기대한 알콩달콩 설레이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눈물샘 자극하는 슬픈 이야기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예상은 맞습니다.
청춘적니 (靑春的你)의 원제 我要我們在一起 (아요아문재일기)로 나는 우리가 함께 있기를 바란다란 뜻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사자성어의 풋풋한 대만청춘영화를 연상케하는 '청춘의 당신'란 청춘적니보단, 원제나 영제인 Love Will Tear Us Apart, 사랑이 우리를 갈라놓을 것이다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한국제목으로 1020대가 좋아하는 대만청춘영화 느낌을 내려고 한 것 같습니다. 사랑에 빠져 알콩달콩 웃음이 나오는 달콤한 초반은 확실히 대만영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듯합니다. 다소 과한 듯 눈이 부시게 밝은 화면과 달달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팝송 등, 중국 특유의 색채는 나지 않습니다. 우연히 방과후 교실서 마주친 두 남녀의 인연이라던가, 커튼 아래로 귀엽게 웃고 있는 신발 위 그림 및 대입시험 대비 영어카세트에 녹음된 팝송 등은 지난 향수를 자극하면서 두 사람을 이어지눈 매개체로 굿즈 등으로 내기 좋을 듯 합니다. 대만영화 수입 배급자로 낯익은 오드 수입이 아닐까 했는데, 의외로 모쿠슈라 픽쳐스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두 남녀가 20대를 함께 하며 점차 현실의 벽에 부딪치게 됩니다. 영화는 중국의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상을 반영하고 무겁고 어둡습니다. 남주인공인 뤼친양은 공부 대신 토목감독원 등으로 일하며, 집장만해서 결혼할 꿈을 꿉니다. 어딘가 배우 김현주와 벌새의 주인공 박지후를 닮은 듯한 장정의가 연기하는 링이야오는 모범생으로 대학원생입니다. 남자 주인공은 카멜레온같은 변신으로 비누광고하는 아이돌 소년같던 모습에서 거친 상남자의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선보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후 장거리 연애에도 마냥 행복해합니다. 그러나 여주인공의 어머니는 딸의 남자친구 직업이 변변찮고 안정적이지 않으며 학벌도 없기 때문에 못마땅해합니다. 링이야오 어머니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둘은 동거를 시작합니다. 아무것도 없어도 행복했으나, 뤼친양은 안전 대신 빨리빨리를 외치며 법망을 무시하려는 상사와 관리자들과 부딪치게 되며 직업내 인간관계 껄끄럽게 됩니다. 몸이 부서러져라 일을 하지만, 돈은 잘 모이지 않고, 링이야오는 얼굴을 보기 힘든 남친과 아픈 어머니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거기서 나타난 어릴 적 친하게 지내던 동네 오빠가 호주이민후 성공해 나타나자, 뤼친양은 비교를 하며 불안해합니다.
그러다 뤼친양은 일에서 믿었던 주변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결국 둘은 현실적인 여건으로 같이 할수 없지만 늘 마음 속에 큰 존재로 남아있습니다. 이 둘은 어떻게 될 것인지 조마조마해하며 보았는데, 끝은 다소 열린 결말을 내포하지만 닫힌 결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시사회 후기를 읽으니 심장에 정통으로 가격하며 공감하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저는 영화 설정 상 걸리는 부분이 있어선지 몰입을 온전히 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한국으로 대입하면 1970-80년대 한참 고도성장을 위해 청춘을 바쳐 일하던 세대가 멀리 중동지역 등에 나가 큰돈을 벌어오고 그걸로 가정을 꾸리고 사회를 움직이는 큰 힘이 되었지요.
그런데 지난날 한국인의 중동이 여기선 신장 위구르 자치구입니다.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과 중국내 소수 민족이 대다수인 자치구서 중국정보의 학살과 종교와 문화 탄압 및 인권유린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중국 북서부에 위치하며 허허벌판에 기회의 땅, 개발의 땅처럼 그려지는데, 청춘영화가 강점인 대만영화와 달리 중국 프로파간다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영화 등 매체를 통해 자연스레 논란의 지역이 등장하는 것에 거부감이 듭니다.
영화 중반부터 성장주의 및 자본만능의 사회로 변화하는 중국의 사회고발적인 성격을 내포하다, 신장 지구가 나오니 애절한 두 남녀의 사랑에 뜨거웠던 가슴이 식고 차가운 이성이 발동하면서 영화의 감동을 갉아먹었습니다. 이게 저만의 감상일 가능성이 높지만, 모든 것이 중국정부의 감시서 자유로울 수 없겠다는 생각에 개운치 않습니다. 문화의 장벽은 어느 외국영화나 있지만, 뚜렷한 존재의 입김을 느끼니 더욱 더 그렇습니다. 거기에 대놓고 울어라 울어라 중국식 신파가 강렬하게 깔리니 호불호가 뒤따를 것 같습니다.
저변에 깔린 설정에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라던가 뒷통수를 때리는 어떤 존재들 때문에 혈압이 오르지만, 전반적으로 촬영과 영상미에 잘 고른 선곡으로 지루할 틈은 없습니다. 거기에 이름서 굴소스가 연상되는 카멜레온같은 남주 굴초소와 청순하며 강단있는 외모의 장정의의 매력이 돋보였으며, 향후 다른 작품에선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집니다. 로드무비님 덕분에 시사회 감상 잘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인 5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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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뜬금없이 왜 신장인가 이리저리 뒤져보니, 애매하여 긴 평을 못 적겠더라구요.
단순 로맨스 멜로물로 감동받으신 분도 있는데, 감상포인트의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말하고자하는 게 좀 중부난방인 느낌도 받았네요...
리뷰 너무나 잘봤습니다.
필력이 대단히 좋으시네요^^
헌데.. 이 영화가 제가 예상한 지점보다는 다소 낮은 평가군요.
중국식 신파가 좀 많이 억지가 강한편인가요?
대체적으로 영상미와 두 주연배우 보는 재미는 후기가 많이 보여서 기대도 되는한편, 저도 보고 판단해야 겠지만... '소년시절의 너' 만큼의 작품성은 또 아닌거 같다고 해서 걱정이 조금 됩니다 ㅎㅎ
신장 언급도 그렇고 여러모로 너무 중국같아서 찝찝한 부분들이 있어서 몰입이 어려웠다는 거 공감합니다.
전체적으로 공감 많이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