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어페어 :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 짧은 후기 (약스포)
이 영화 속에는 ‘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얘기하는 여러 대화들이 오고 갑니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있는 범위였습니다. 하지만 점점 그들의 가치관과 모순되는 ‘사랑’을 보면서 인물에 대한 공감은 포기하기로 하고 그냥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남의 연애 이야기를 듣는 건 재미있으니까요.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결혼을 했어도 연인이 있어도 현재의 감정에 솔직하고 충실합니다. 이야기는 제가 생각해온 도덕적 기준을 모두 뛰어 넘어요. 막장이고요, 혼란의 연속입니다. 이런 것도 ‘사랑’의 범주에 넣어달라고 하면 저는 아마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 할 것 같아요. 1:1의 관계에서 누군가 바람을 피우게 되면 필연적으로 다른 누군가는 상처를 받게 되죠. 기존의 연인 또는 배우자이거나 바람을 피운 상대이거나 혹은 둘 다일 수도 있겠네요. 이런 관점에서 영화 후반에 100%는 아니지만 유일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나오는데 그래서 그런지 감정 연기가 돋보이더군요. 하지만 영화의 흐름이 ‘감정’에 충실해서 멀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나 좀 의아했던 게, 한국의 막장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결을 보았습니다. 상대방의 사랑이 내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하는 것에 대해 깊은 배신감, 분노 표출이 없어요. 또, 직접적으로 비난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이 나와 같지 않음에 슬프고 괴롭지만 복수 같은 건 없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싶은데 한편으로는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작품은 ‘사랑에 규칙이 있기는 한가요?’ 라고 물으면서 제가 생각하는 규칙을 허물어버리는 영화였습니다. 분명 자극적인 관계이지만 인물들의 감정선은 자극적이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영화 전반에 걸쳐 남녀 주인공이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도 매끄러웠고요. 으른들의 연애소설을 영화로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화면 안에 보여지는 장면들은 아름다웠고 막장과는 대조되는 분위기의 음악도 좋았습니다. 이 영화… ‘우아한 막장’이라고 하고 싶네요. 그들의 ‘사랑’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사랑이라고 표현되는 ‘감정’과 ‘욕구’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영화였습니다.
고급지게 후기를 쓰고 싶었는데 ‘막장’을 몇 번이나 쓴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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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관이 참~ 없어요. ㅠㅠ
첫 주에 예매했다 취소했더니 관이 증~~말 없어서 저도 겨우 찾아서 보고 왔어요. 나중에 vod로 보셔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