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고전 '현기증' 좋아하는 장면.
젊은날의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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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본 영화들 중에서 단연 위대하다고 느꼈던 고전들을 고르자면 현기증, 젊은 날의 링컨, 시티 라이트, 게임의 규칙, 택시 드라이버, 마담 드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현기증은 나한테 매우 특별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역사상 최고의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나는 영화란 이런 것이구나를 알게 되었다. (존경하는 박찬욱 감독이 이 영화를 베스트로 선정했을 때 '통하는 부분이 있구나'라며 좋아한 기억이 난다)
예컨데 이런 장면이다.
이 장면은 후반부에 스코티와 대면한 주디의 모습을 찍은 것이다. 이 장면의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시점의 불일치이다. 처음에는 스코티의 시점 쇼트로 보이지만 사실 아니다. 스코티는 계속 일어서있다.(성적인 암시이기도하다. 스코티는 일종의 네크로필리아이지 않은가.) 그러니까 저 장면은 스코티의 시점일 수가 없다. 이런 시점의 불일치는 식당서 스코티가 마들렌/주디의 옆모습을 볼 때도 보인다.
히치콕이 이런 연출로 표현하고자한 것은 무엇이였을까.
주디를 바라보는 저 시점, 스코티의 위치와 불일치하는 시선이 의미하는 바는 스코티의 심리이다.
주디를 마들렌이라는 환상으로 보는 뒤틀린 시점을 드러낸 것이다. 스코티가 현실적으로 주디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마음으로 응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표현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들뢰즈가 히치콕을 두고 '보다'라는 행위를 중요하게 만들었다 라는 말을 했다.
오명이든 이창이든 싸이코든 히치콕의 영화에서 시선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본다는 것이 그 자체로 영화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장면은 메타영화로도 해석할 수 있다.
주디의 얼굴이 어둠에 있다는 것을 주목해보면 분명하다. 이는 스코티가 주디의 본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또 결말부서 그림자가 하는 역할을 생각하면 더더욱 의미심장하다. 뒤의 초록색 배경은 죽음,벗어날 수 없는 과거를 의미한다.
이 장면 후 나중에 스코티가 주디를 완벽히 마들렌으로 변장시킨 후 키스하는 연출도 대단하다.
360도로 회전하는 그 장면은 지극히 영화적이다.
360도 회전이 가지는 나선형의 감각, 동시에 이 회전하는 카메라워크는 클로즈업,부감,슬로모션과 함께 가장 영화적인 기법 중 하나이다.
즉 히치콕은 비현실적이고 영화적인 촬영을 통해 이 둘의 결합이 가지는 왜곡된 환상성을 표현한 것이다. 이들의 사랑이 어긋나고 불완전하다는 연출로 볼 수도 있다.
이 두 장면을 통해 우리는 스코티가 가진 과거와 마들렌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을 알 수 있다.
이런 시선의 불일치, 카메라워크를 통해 벗어날 수 없는 과거, 불가능한 관계맺기와 구원을 정확하게 담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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