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아맥으로 듄 잘 보고 왔습니다.
* 이 글은 영화에 대한 후기보다, 영화를 보기까지의 여정에 대한 수다일 뿐입니다. ^^;;
부산이 그나마 가까운 지방에 살고있어서, 아맥은 늘 서면 아이맥스만 이용합니다.
더 쳐서 울산삼산 아이맥스 쪽을 권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에게 서면 아이맥스는 왕복으로 세 시간이면 되어도
울산삼산은 왕복이 여섯시간으로 불어나는 매직이라, 특전이 달린 문제가 아니면 선뜻 가기가 어렵더군요.
거기다 서면아맥 비율이 너무 눈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울산삼산은 제 눈에는 체감상 가로로 길어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묘하게 마음에 안 들기도 합니다.
이번에 듄은 서면 아맥으로 이미 2회차를 찍었더랬습니다.
개봉 다음날에 한 번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짝꿍 꼬드겨서 주말에 한번 더 보고...
(짝꿍은 중딩 때 영어판 게임으로 듄을 처음 접했다고 했습니다.
당시에는 소설번역판도 없던 시절이었는데, 뭘 몰라도 게임이 재밌어보여서 꼭 해보고싶은 마음에 영어사전을 뒤져가면서 했다고...
그 후 번역판이 나온 뒤에도 소설판은 본 적이 없었다는데
이번 영화로 보고나서는, 게임을 하면서 이해가 안 되던 설정들이 다 이해가 되어서 좋았고,
자신이 게임을 하며 궁금했던 장면들이 디테일하게 잘 묘사된 점이 좋았다고 게임덕스러운 후기를 내놓더군요.)
풀아맥 장면이 많다보니 용아맥에서 보면 좋다는 소리가 들리다보니 얇은 귀가 팔랑팔랑였습니다.
년초에 다크나이트를 용아맥에서 본 감동을 아직 잊지않은 것도 있다보니, 좀 무리를 해도 용아맥을 가볼까... 가 되었죠.
그냥 평소가는 버스로 가자면 왕복 교통비만도 근 6~10만원, 왕복 이동시간은 거의 10시간에 달하는 대장정이지만,
코시국이 되면서 몇 안되는 이점이, 김해공항서 비행기를 타면 왕복 5시간에 교통비도 버스편보다 더 저렴하게 용아맥을 갈 수 있거든요.
첫 용아맥이었던 메이즈러너는 엄청 크다는 말에 쫄아서 G열 중블로 예매했다가 화면이 너무 작아보여서 후회를 했고,
두번째 용아맥이었던 다크나이트는 출발 전날에 얼떨결에 알아서 얼떨결에 E32 좌석을 잡게 되어서 너무 잘 보고 왔던 차였습니다.
이번 듄은 유난히 예약이 힘들다는 소리에 근 사흘을 짬이 날 때마다 취켓팅 확인에 여념이 없었네요.
E4, D40, B16, C33,F10...
고심 끝에 두 좌석은 포기를 했지만, 남은 좌석 중에도 어느 좌석도 확신이 안 들어서, 좌석문제로 익무에 조언글까지 남기고...
새벽에도 취켓팅이 이루어진다는 얘기들에, 전날 새벽까지도 쉽사리 잠을 못 이루고 도전하다가 D11과 C16까지 왔더랬습니다.
일반관도 늘 중간보다 앞쪽을 선호하고, 서면아맥에서도 D열에서 늘 관람을 하는데, D열은 사이드인 점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C열 관람후기를 보다보니, 목이 아팠다 vs 몰입감도 좋고 딱이었다로 거의 반반이었지만,
평소에도 앞열을 선호하는 저는 후자의 평을 믿고 C16만 남기고 나머지를 싹 취소를 날렸습니다.
익무에서 용아맥 취켓팅은 30여분전에 활발히 이루어진다는 조언을 여러번 봤고,
이번 용아맥 듄 예약만큼은 만원의행복 재예매를 노리면 놓친다고하기에,
기존 예매는 일단 두고, 좋은 자리가 나면 그 예매를 쿠폰할인을 적용하려고 우선 쿠폰을 다운로드 해놓고,
공항에 도착한 직후부터 집중 취켓팅에 나섰습니다.
복도쪽이지만 D열 중블도 몇번 이선좌 당하고.. 취소표는 사이드 쪽에서 밖에 나지않고,
계속 왔다갔다하는 B열 중블이 눈에 밟히고 이대로 더 이상의 중블은 무리인가... 싶을 때, 1시간여를 앞두고 C22 자리가 났습니다!
촉이 오더군요. 이것이 오늘의 나에게 오는 마지막 기회다!
촉이 적중해서 이선좌의 늪에도 빠지지않고 결제까지 잘 넘어가고! 할인도 잘 적용하고! 심장 쫀득했던 예매를 끝냈습니다.
그 후로는 계속 사이드만 오락가락하지 더 나은 자리가 나오지 않더군요.
용아맥으로 출발해 오면서 취켓팅으로 중블을 잡았다는 분들은 무슨 덕을 쌓으신건가 생각도 들고...
오늘 참 여러번 눈물이 나더군요.
취켓팅에 너무 몰두하느라 잠도 설치고 컨디션을 망쳐버리는 바람에, 장면을 놓치지는 않았지만 수차례 졸아버려서 눈물이 났고,
고심 끝에 앉게 된 C열 중블이 너무너무 저한테는 딱 안성맞춤이어서 눈물이 났고,
예상대로 너무나도 웅장한 풀아맥의 모든 장면장면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났고,
신경이 참 둔한 편어서 다른 장면은 크게 체감못하고 잘 봤는데
프레멘 족의 선명했던 파란눈이 여러장면에 걸쳐서 체감상 서면아맥보다 더 안 보여서
이것이 그 소문의 용아맥의 어두운 상태인가 싶어서 타이밍 안 좋은 관람에 눈물이 났고,
집에 오는 길에 그 다음 회차에서 불켜지는 사건이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 난리를 용케도 피했구나 안도의 눈물이 났더랬습니다.
영화후기 같은 글 거의없이 그야말로 수다만 늘어놓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CGV 특별관 중에서도 아이맥스를 유독 좋아하기도 하고, 실제로 아이맥스로 본 다른 영화들도 좋았지만,
이번에 듄을 관람한 경험이 너무 좋아서, 이터널스 개봉 전에 서면아맥가서 한 번 더볼까 싶네요. =ㅂ=
추천인 1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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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그래도 용아맥에서 제 취향 자리기준을 찾아서 기쁩니다. >ㅅ<
앞자리 좋아하시는군요~ 서면 아맥에선 [그래비티]를 +4dx로 귀한 체험했었죠~
짝꿍의 기억이 얼마나 정확히 남아있는 사실인지 몰라도, 첫 미션이 구체적 배경설명도 없이 스파이스를 모으라고 그랬다는거, 그 다음에 있던 미션이 남작가의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거였대요.
게임 진행은 계속 공작이 하다가 4편인가 5편에서 설명도 없이 폴로 바뀌었는데, (폴이라는 이름으로 나오지도 않았고,) 공작을 아버지라 부르지도 않고 꼬박꼬박 공작님이라 호칭만 부르고, 자기 소개도 공작가의 후계자라고만 하는데 눈은 파래서, 공작이 양자로 데려온 아들로 알았다는 등등의 얘기를 해줬어요.
다만 너무 피곤하셔서 졸았단 얘기에 가슴이 아ㅍ....흑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