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n to be blue (2015) 쳇 베이커의 우울한 삶
괜찮은 재즈영화는 아주 드물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버드라는 재즈영화 걸작을 만들어주어 다행이기는 하지만,
음악 쟝르로서 재즈의 위상에 비해 영화는 별로 인상적인 것이 없다.
다이애나 로스가 주연한 빌리 할러데이 일생을 그린 lady sings blues 는 영화가 가질 수 있는 모든 면에서 졸작이었고,
빌리 할러데이의 마지막 콘서트를 영화화한 것이 있었는데 역시 졸작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졸작 영화 여기 하나 더 추가다.
바로 쳇 베이커의 일생을 영화화한 born to be blue 다. 쳇 베이커는 하필 재즈사상 최고 천재들이 활약했던 시기에
재능 없이 태어나 재즈계의 제임스 딘이니 하는 이미지 빨로 밀고 나간 사람이다.
얼짱각도로 연출되어 찍힌 사진들을 보면 그의 인기의 비결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영화도, 디지 길레스피니 마일즈 데이비스니 하는 거장들이 연주하는 동안, 열등감에 젖어 술이나 퍼마시고 있는 쳇 베이커로 시작한다.
그는 자기 학대를 통해 음악을 흘려낸다기보다 그냥 자기 학대를 한다. 이 영화를 통해
보여지는 쳇 베이커의 자기 파괴는 그 결과물로서 찬란한 예술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자기만 파괴한 것이 아니라, 멀쩡히 잘 살고 있는 제인이라는
여가수조차 끌어들여 파멸시킨다. 마약중독자들로 유명한 재즈계에서조차 진짜배기 마약중독자로 역사상 이름을 남긴 쳇 베이커는,
싸움을 하다가 앞니가 빠져서 재즈 트럼펫을 불지 못하는가 하면 마약으로 교도소를 들락날락 하면서 일생을 보낸다. 그저 헛되이 탕진할 뿐인 그의 일생을
우울한 재즈의 분위기라는 주제로 감싸는 것이 얼마나 호소력 있을까 모르겠다.
그의 말년 얼굴은 그의 일생을 반영해 찌그러지고 뒤틀리고 초라하게 바뀐다.
그의 말년 가래가 끓는 듯한 목소리로 노래 부르는 것이 진한 재즈적 감성을 가진다고 인기 높은데, 사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이유도
이런 인기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것이다. 잔잔하고 담담한 듯하면서도 사실은 굉장히 감성적이고 본질을 확 잡아채는
클린트이스트우드의 버드와 비교해 보면, 전기적인 사실을 건조하게 따라가면서 겉멋만 든 이 영화의
단점은 확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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