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시사 리뷰
중세시대의 여성은 왜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했을까? 사람은 남자와 여자로 태어나는 걸 알면서 왜 사회는 한 인격체를 무시하면서까지 기사도와 충성을 강요했을까?
내가 지금 현대시대에 살아가고 있기에 이런 물음을 던질 수 있지, 나도 중세시대에 태어났다면..너무나 희망이란 단어를알고 있음에도 감히 마음에 품고 살아가지 못했을 것 같다.
영화는 중세시대의 일상과 남성중심, 봉건사회에 대해 대놓고 처음부터 얘기하지 않고, 이야기의 결말부분을 먼저 제시하며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사에 대한 멋짐, 사나이의 우정, 국가에 대한 충성에 대한 이야기로 영화에홀려버리려다 서사가 진행될수록 관객을 정신차리게 만든다.
특이한 점이 하나 더 있다면, 각 주인공들의 시선으로 서사를 분배하여 사건의 모든 면면들을 골고루 만날 수 있는 장치로몰입도를 높인 점이다. 그래서 오히려 2시간의 이상의 영화를 집중하며 감상할 수 있었고, 주인공들의 각각의 입장과 심경, 무엇보다 실질적으로 그들이 생각하고 느낀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국가를 위한 충성된 자로 열심히 싸우지만 영주의 눈 밖에 나서 아버지의 대를 이어 성주가 될 인물임에도 왜인지 주변으로부터 홀대를 받는 듯한 ‘장’의 모습에선 여러번 연민을 느꼈다. 심지어 어머니에게서조차 강한 지지를 얻지 못하고 그저 홀로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한 눈에 반한 여인과 결혼에까지 이르지만 그 아내는 자신이 친구라 여긴 ‘자크’에게 범함을 당한다. 믿었던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해를 당한 아픔은 결국 ‘장’을 폭발하게 만들고 친구와 창을 맞대 싸우는 지경까지 이른다.
2장은 ‘자크’의 시선으로 동일한 사건을 바라보는데 ‘장’의 시선과 다른 전개로 같은 이야기를 보니 각 배우들이 연기한미묘한 시점의 변화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영주와 주변의 신임을 얻어 성주가 된 ‘자크’는 점점 ‘장’과 주변의 상황들로멀어지고 그의 아내 ‘마르그리트’를 연모하는 감정을 표현할 때조차 ‘마르그리트’의 유혹에 넘어간 이를 보여진다. 하지만 ‘자크’의 시선은 대부분이 주변의 상황들로 그가 휘몰아치는 바람의 존재처럼 보여져 그의 주체성은 어디서 보이는가에 대한 흥미로움을 자극했던 것 같다.
마지막 3장은 ‘마르그리트’의 시선으로 영화의 시작의 이유와 맺음이 확실히 드러났던 부분이었다. 이 시선을 만나기까지 지나왔던 이야기들이 왜이리 거짓되게 느껴지는지..내가 그녀와 같은 성이기에 더욱 끌림이 있었던 것 같고, 그녀의 시선에서 해석되는 모든 상황들이 현재 상황과 가치와 존재에 대해 대비되는 것 투성이어서 숨죽여 감정을 누르고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여성임에도 물건과 소유로 인정받던 그 시대.. 유일한 편인 남편조차 그녀의 아픔을 보듬는 것이 우선이 아닌 자신의 재산이 침해당한 것에 대한 명예회복이 우선이라니..이렇게 인간의 존재가 물건보다못한 시대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날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연습으로도 누를 수 없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실제로 행해진 마지막 결투 재판..무기를 고르고 말 위에서 누군가가 죽고 살아야 살아남은 이의 명예와 정의가 얻어지는.. 과연 이 재판을 바라보는 당사자인 ‘마르그리트’의 영화에서처럼 그저 침묵과 아픔의 무게만을 지닌채 바라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데 무엇이었을까 씁쓸한 물음과 무거운 한걸음을 내딛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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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랑 굉장히 비슷하게 느끼셨는데... 글솜씨가 엄청 유려하시네요!! +_+
라스트듀얼 1~3장의 각 주제에 대해 해석리뷰 적어봤는데 함 소개드려봅니다. ㅎㅎ
https://extmovie.com/movietalk/69578270
후기 잘 봤습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시대였으니까요. 아무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