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오페라&뮤지컬 감성 영화 <🎼아네트> 후기
우선 이 영화를 돌비시네마관에서 볼 수 있게 해주신 익스트림 무비 그리고 아네트 수입·배급사에 깊은 감사함을 전합니다. 최고의 음악 영화를 최고 환경에서 만끽한 건 큰 행운이었습니다.
🎬 연출 - 낯설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아네트>는 시작부터 신선합니다. 제작진과 배우가 결의를 다지는 듯한 노래를 부른 후 각자 갈 길을 가는데, 파이팅 넘치는 영화 시작의 알림이자 한편으론 앞으로 펼쳐질 두 남녀의 향방을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른 얘기지만, 엔딩크레딧과 도입부를 하나의 세트로 기획했더라구요. 꼭 엔딩크레딧도 다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의 80% 정도는 오페라와 뮤지컬 느낌으로 흘러갑니다. 대부분의 대화는 음악적 운율로서 이뤄지고, 실제 오페라 무대 연출도 아끼지 않습니다. 독창, 합창, 관현악연주 모두 등장하며, 아주 조금이지만 남자 주연인 헨리가 발레 동작을 흉내내는 장면도 있습니다. 화면 크고 사운드 좋은 곳, 즉 '극장'에서 봐야할 이유는 차고도 넘쳤습니다.
영화 중간중간에 두 남녀 주인공의 근황을 블랙코미디 감성이 나는 연예계 뉴스 보도로 환기시켜준 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입니다.
신호등 색(초록, 노랑, 빨강, 검정) + 파랑색을 상황에 따라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5가지 각 색이 주는 메시지 및 상징성을 관객 나름대로 해석하게끔 유도하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연출 기법이자 관전 포인트죠.
👨👩👧배우 - 입증된 연기력 + 수준 높은 노래 실력까지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영화 <아네트> 속 모든 노래는 출연 배우들의 실제 음성입니다. 촬영 현장에서 라이브로 직접 소화했다고 합니다. 특히 여주를 맡은 마리옹 꼬띠아르는, 배우 겸 가수 답게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제게 귀 정화를 시켜주었습니다. 그리고 살이 좀 빠진 건지, 여태 본 그녀의 출연 영화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스크린에 비춰졌습니다.
남주역의 아담 드라이버는 역시 이번에도 착한 남자역을 맡지 않았더군요. 제가 아담이라는 배우를 처음 접한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부터, <결혼이야기> 그리고 최근 <라스트 듀얼>까지 뭔가 비스무리한 이미지를 연기하는 걸 보니 영화계에서 그만의 캐릭터가 자리잡혀 가는 것 같습니다.
그밖에 피아니스트/지휘자역을 맡은 사이먼 헬버그의 은밀하고 한서린(?) 연기도 꽤 볼만했고, 귀여운 아역배우들도 때맞춰 등장해서 좋았습니다.
🎞스토리의 큰 틀
꽤 알려진 스탠딩 코미디언으로서 남을 웃기며 돈벌이를 하는 헨리(아담 드라이버), 유명한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꼬띠아르)의 사랑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둘은 혼인 후 '아네트'라는 이름의 딸을 낳아 키우는데, 둘 사이에 점차 크고 작은 이슈가 생기게 되고 특히 좋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헨리는 등장인물 몇몇과 갈등을 일으키며 이른바 '원인제공자'가 됩니다.
헨리와 안, 아네트 그리고 안의 지인(지휘자) 이 네 명의 의지와 감정이 영화 <아네트>의 전개 흐름을 주도합니다.
🎶타 음악영화들과의 비교
✔뮤지컬·오페라라는 장르로 봤을 땐, 영화 <캣츠. 2019>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특정 노래 가사를 두 세 번 연속으로 부르는 점이 특히 그랬습니다.
✔배경이 예술의 도시 LA라는 점, 두 남녀 각자의 길이 다르고 직업 특성 등의 이유로 서로 갈등 관계에 놓이는 점은 <라라랜드>와 유사합니다.
✔영화 <위플래쉬>처럼 복수의 관현악기가 연주자들에 의해 합주되는 씬이 아네트에도 종종 등장합니다.
✔관객이 꽉찬 무대에서 음악쇼를 자주 선보이는 면에선 <위대한 쇼맨>과 닮았습니다.
✔아네트에도 군무씬으로 여길 수 있는 장면이 종종 나옵니다. 다만 <인 더 하이츠>, <맘마미아>, <위대한 쇼맨> 등과는 다소 다른 성격의 '절제된' 군무입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고퀄리티면서도 신선한 느낌의 음악영화를 찾고 있는 분
🎤오페라 감성, 스테이지 음악을 좋아하는 분
🎤블랙코미디가 적절히 가미된 영화를 선호하는 분
🎤좋은 부모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본 분
🎤특정 색상이 의미하는 게 무언지 유추하길 좋아하는 분
🎤잔잔함 vs 웅장한 스케일 중 후자인 분
🎤마리옹 꼬띠아르의 미모와 노래 실력을 스크린으로 감상하고픈 분
🎤착하면서도 나쁜, 나쁘면서도 착한 캐릭터 전담인 아담 드라이버의 팬분
🎤보통 음악영화와는 다른 기이한 연출, 묘한 분위기를 접할 준비가 된 분
🎤황석희님 번역작은 믿고 보는 분
추천인 12
댓글 9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나중에 ott나 다른 걸로 보면 백퍼 후회할 것 같네요ㅋㅋㅋㅋㅋㅋ
맞아요~ 여자주인공 직업이 오페라 가수기 때문에 그녀의 무대공연 장면은 특히 멋졌습니다! 딱 극장용 영화였어요
감사합니다. 시사회 보고 오셨군요! 정말 감동이었고 여운도 길게 남아서 엔딩크레딧 다 올라올 때까지 관객들이 아예 미동도 하질 않더라구요ㅎㅎ 용아맥이나 수퍼플렉스G에서 걸어주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