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짓][운디네] 배우 마리암 자리의 배역에 대해서(스포)
※ 이 글에는 <트랜짓>, <운디네>의 스포일러가 담겨져있습니다. 아직 해당 영화를 보지않았거나 스포일러를 피하고싶다면 이 글에서 나가거나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이번 페촐트 기획전을 통해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영화들을 접했을거라고봅니다. <트랜짓>과 <운디네>에서 프란츠 로고스키와 파울라 베어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이번에 처음 본 사람들에게 어느정도 이름을 각인시켰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간만에 <운디네>를 보고나니 분량은 많지않지만 이 두사람 못지않게 빛나는 배우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 배우의 이름은 마리암 자리(Maryam Zaree). 이국적인 외모에서 알 수 있듯이 이란 출신 독일배우입니다.
<트랜짓>에서 드리스(릴린 바트만)의 엄마 멜리사로 출연했고 <운디네>에서는 크리스토프(프란츠 로고스키)의 동료 모니카로 출연했습니다. <트랜짓>에서 농아인 역할을 맡았는데 연기를 잘해서 진짜 농아인인줄 알았습니다.
<트랜짓>에서 게오르그(프란츠 로고스키)는 떠나려고하지만 드리스는 그가 남기를 바라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되기를 원합니다. 드리스파트에서는 드리스 중심으로 돌아가다보니 멜리사가 게오르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만 드리스를 소중히 대하면서도 자신들을 도와줬기에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극중 게오르그는 다양한 선택을 하게됩니다. 그중 하나는 떠날지 말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알게 모르게 마리(파울라 베어)와 멜리사(실질적으로는 드리스)를 두고 선택을 해야하는 게오르그를 통해서 당사자들만 모르는 삼각관계가 형성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드리스는 게오르그와 가족이 되지못한 채 멜리사와 함께 증발해버립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장난인지 <운디네>에서는 크리스토프의 동료이자 그를 남몰래 흠모하는 모니카로 나옵니다. <트랜짓>에서 파울라 베어와 마리암 자리는 서로가 마주볼 일이 없었지만 <운디네>에서 짧게나마 크리스토프의 병실에서 마주칩니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에 서로가 같은 남자를 사랑하고있다는 사실을 인지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운디네가 작별인사도 없이 증발해버립니다. 후반부에 크리스토프는 모니카와 이어지지만 그래도 그녀는 운디네의 존재를 알고있었기에 마음이 그리 편해보이지 않았습니다. 결말에서 운디네와의 작별인사를 나눈 크리스토프를 껴안으면서 여태껏 불안해했던 감정을 폭발시킵니다. <트랜짓>에서 말을 못한 그녀가 <운디네>에서 그동안 쌓인 감정을 쏟아내듯이요. <트랜짓>에서 드리스와 가족이 되지못했지만 <운디네>에서는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게서 드리스의 환영이 떠오르면서 그때 못이룬 것을 이뤄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트랜짓>과 <운디네>는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지만 전작에 등장했던 3인방이 비슷한 역할로 나오다보니 전작을 보던 입장에서는 흐뭇하게 바라봤습니다.
그러다보니 여기에 대해서 궁금해졌습니다. 프란츠 로고스키, 파울라 베어, 마리암 자리 이 3명의 배우가 맡은 역할들은 <트랜짓>부터 <운디네>까지 묘한 3각 관계가 형성되었는데 이것도 의도가 된 것인지말입니다. 그래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이 참석하는 화상 GV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감독이 말하기를 <트랜짓>을 찍고나서 마리암 자리가 해당 배역의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미안함을 느껴서 배우의 감정을 유지하면서 <운디네>에서 해소가 되게끔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걸 통해서 마리암 자리라는 배우의 배역을 대하는 태도와 감독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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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흣! 멋진 감독!
선호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배역에 대한 이해도 뛰어난 것 같고요.
근데 전 이글보기 전까지 운디네의 그 최종여친이 트랜짓의 농인엄마랑 동일인물인 줄 몰랐어요. 이런 똥눈! ^^;;
조연인 마리암 자리라는 배우에게도 감정적 해소의 기회를 주신거군요 ㅎㅎ
이런 섬세함! 칭찬해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