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본 영화중 가장 좋았던 영화
극장서 본 영화가 아닙니다. 10월엔 현재까진 극장서 14편을 보았고, 재밌거나 감동적인 영화도 있으나, 가장 마음에 들고 수작과 명작 그 어디쯤 느낌은 받은 건 왓챠서 봤던 카포티입니다
아쉽게도 세상을 빨리 떠난 필립 시모어 호프만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작품으로 언젠가 봐야할 작품으로 올려두었다, 약 한두달전 왓챠에 드디어 업데이트 되었길래 감상했어요. 또한 이 영화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티파니에서 아침> 원작가인 카포티의 전기영화라는 사전 지식밖에 없었습니다. 극장의 큰 화면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수작이네요.
미국 중서부 캔사스주의 황량하고 쓸쓸한 분위기와 섬세한 촬영에 인간의 고독함이 진하게 배어나와, 감독이 누구지 찾아보니 베넷 밀러입니다. 이름만 봐선 누군지 연관이 안되서 전작을 보니 머니볼과 폭스 캐쳐의 감독이군요. 아.....밀러 감독은 너무 저평가가 되는게 아닌가 검색해보니 비슷한 성토의 글들이 보이네요.
최대한 영화 내용과 주연배우들의 연기를 빛나게 연출해서, 배우들이 각광을 받고 감독은 뒤로 물러나게 되는 아이러니를 낳습니다. 정말 장인같은 감독같습니다.
카포티의 단순히 전기영화가 아니라 생애 일부분 중 <냉혈한>이라는 한 4가족 살인사건의 범죄자 2인조를 취재한 논픽션 소설, 팩션을 집필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카포티는 소설가일 뿐만 아니라 뉴요커 잡지의 기고가였군요. 이미 사교계 유명인사중 한명이 된 상태로 역시 작가인 동성 파트너와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인 하퍼 밀러와 친분 등이 묘사되는데, 모든게 물 흐르듯한 자연스러운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황량하고 쓸쓸한 초반의 풍경이 앤드류 와이어스의 크리스티나의 세계가 생각납니다.
카포티는 사형선고를 받은 두 살인범 중 한명인 백인과 인디언과의 혼혈인 페리와 기묘한 우정을 쌓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적인 호기심 및 살인자가 지닌 동기 및 묘사를 약 6년간의 기다림 끝에 듣게 됩니다. 1959년에 일어난 사건을 무대로 카포티의 작가로서의 취재과정과 작가로써 야망 및 고뇌 및 인간의 악함 및 약한 본성 등을 통찰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살인사건을 취재해서 자신의 명성을 더해줄 대박 소재를 건졌다고 생각했지만, 교도소에서 살인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변화된 모습과 심리묘사가 뛰어납니다. 인간이 지닌 악함에 충격을 받은 듯하고, 카포티는 이 소설을 끝으로 더 이상 장편을 집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애칭으로 한국팬에게는 필세호로 불렸는데, 외모 뿐만 아니라 독특한 목소리까지 카포티를 그대로 재현한 것 같습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당연히 거뭐질만한 연기네요.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ㅠ 베넷 밀러 감독과 호프만과 고등학교 학창시절 부터 알게 되었고 뉴욕대도 같이 다녔군요. 요새 베넷 밀러 감독 뭐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아직 안보셨다면 추천합니다. 약 2년간 극장서 정신없이 많이 보긴 했으나 만족도는 되려 OTT로 명작, 수작들을 도장깨기하면서 초집중해 보던 시기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ㅠ 극장에 익숙해서 집에서 영화볼 때 집중을 잘 못하지만, 범작, 졸작으로 가득한 최신 개봉작보다는 명작들을 보는게 더 좋아서, 어느 정도 시간을 배분해야할 것 같습니다.
추천인 1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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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스미스로 나온 배우. HBO [웨스트월드]에서 연기 참 잘하더라고요. (알고보니 동림옹 사위셨던ㅋㅋ)
베넷 밀러 연출력 정말 취향인데, 영화를 많이 안 내놓는 감독이라.. 차기작 언제 나올 지 빨리 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필립 시무어 호프먼 팬인데, 너무 젊은 나이에.. 마음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