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트럼프의 풍자 (스포)
얼마 전 외신 인터뷰에서 황동혁 감독님은 VIP 6명 중에 트럼프를 빗댄 인물이 있다고 했지요.
여러분 모두가 다 짐작하고 있을.... 바로 '그분' 입니다.
감독님의 말씀을 들으니 뭔가 알쏭달쏭 했던 VIP 씬이 확 이해가 가더군요.
트럼프를 빗댄 그분을 제외한 나머지 VIP들은 전통적인 상위 엘리트로 보입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셰익스피어와 콩그리브, 그리고 두보를 읊어대는 걸 보면 말이죠. 하지만 '그분' 만이 이상하게 튑니다. 쓰는 언어도 전부 저질이고, 하는 행동도 전혀 몸에 밴 예절이라곤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많은 해외 시청자들이 VIP배우들의 어색한 연기에 대해 지적했는데, 아마 '그분'의 대사와 연기가 지나치게 오버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이 트럼프를 풍자하는 연기를 한 것이라면 좀 관점이 달라지지요. 트럼프는 큰 목소리로 아주 단순하고 무식한 언어를 내뱉었던 사람입니다. 그가 취하는 과장된 제스쳐에서는 교육받은 엘리트의 이미지를 전혀 읽을 수 없었지요.
트럼프의 대통령 업무 스타일 중 두드러진 하나는 한 가지 일에 쉽게 싫증을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드라마에의 '그분' 역시 게임이 싫증나자 바로 준호를 향한 색욕으로 흥미가 향합니다. 과도한 색욕 또한 트럼프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지요. 준호와 단 둘이 들어간 방이 온갖 색스러운 벽화로 장식되어 있는 것도 어쩌면 트럼프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려한 의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체로 성적 서비스를 요구하는 모습도 언젠가 트럼프의 진실을 폭로하는 기사에서 읽었던 것 같아요.
준호를 끌고간 그분은 쓰러진채로 발견되고, VIP그룹에서 이탈됩니다. 나머지 VIP들은 그분의 상황여부는 괘념치 않은 채 여섯번째 게임을 관전하지요. 트럼프가 다른 강대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왕따 당했던 모습을 반추하게 됩니다.
기훈과 상우의 오징어 게임이 끝나자 화면은 그들이 썼던 가면이 창가에 가지런히 놓여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VIP들이 모두 떠났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겠지만, 그들이 가면을 벗었다는 것은 곧 그들 모두 서로의 얼굴을 다 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동시에 벗었든, 한사람씩 벗었든, 어쨌든 맨 얼굴은 보여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어차피 서로 다 아는 사이인데 굳이 가면을 쓴 이유는 뭘까요. 어쩌면 VIP의 인싸가 아닌 '그분' 에게만 얼굴을 안보여주려고 한 의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분'을 연기한 배우 분이 연기력 논란으로 비난받는 것이 안타깝네요. 제 생각엔 나름 감독님의 디렉션에 따라 트럼프의 모습을 연기하려고 애쓴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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