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부국제 개인적인 최고작 실종 후기 (스포 ㅇ)
부국제는 다녀온지 좀 되었는데 막상 자세한 후기를 바빠서 쓰지 못했네요 조만간 진짜 정리해서 써야겠습니다.
간략하게만 설명하면 총 7편을 부국제에서 봤습니다.
더 아일랜드, 모나리자와 블러드문, 실종, 티탄, 더 패밀리, 배드럭뱅잉, 소용돌이 (+영화제 기간동인에 쁘띠 마망 굿즈패키지도 서면으로 갔다왔습니다 ㅋㅋ)
개인적인 순위는 실종>티탄>배드럭뱅잉>소용돌이>모나리자와블러드문>더아일랜드>더패밀리 순서입니다.
부국제때는 놓치고 어제 아트나인으로 레오스 카락스 감독님 gv있는 아네트 보고왔는데 아마 이걸 부국제때 봤더라면 부국제 최고작은 아네트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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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실종, 티탄, 배드럭뱅잉 정도에 대해선 자세한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실종입니다.
0. 예상치 못한 강렬한 한방이었습니다.
1. 봉준호 감독의 '도쿄(미셸 공드리, 레오 카락스등의 참여), 마더'의 조연출로 참여한 가타야마 신조감독의 2번쨰 영화입니다.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줄거리, 작품 스틸컷들을 보고 도전해볼만 하겠다 싶어서 부국제 두번째 상영을 예매했고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2. 영화의 줄거리는 상당히 간단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현상수배된 연쇄살인범을 봤다며 실종된 아버지를 딸의 입장에서 추적하며 점점 드러나는 진실을 이 영화는 꽤나 섬뜩하게 묘사합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한 남성이 허공에 망치질을 하며 즉 망치질 연습을 하는 장면을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영화사 로고인가? 싶었는데 아니더군요 ㅋㅋ 일본의 혼란스러운 밤 그 사이 딸은 어디론가 허겁지겁 달려가며 영화는 시작됩니다. 마트안으로 들어오는데 이때 마트의 CCTV를 카메라는 비추다가 바로 옆으로 돌리자 문이 열리며 딸이 뛰어들어오게 이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이걸 보면서 초반부터 촬영에 꽤나 감탄했습니다. ㅎㅎ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영화는 현재에서 시작해 과거로 2번 갔다 다시 현재로 이어지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실 딸의 어머니 즉 아버지의 부인은 어느날 루게릭병에 걸려 거동을 제대로 못하고 죽고싶다라는 말을 반복하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남편 또한 자살하려는 아내를 보고 머뭇거리기도 하고 고민하는 여러 지점들이 보입니다. 이때 한 사내(포스터 뒷면에 있는 현상수배 전단지에 있는 인물입니다.)와의 만남은 이야기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버립니다. 그 사내는 연쇄살인범이자 사람이 죽은 특정 모습에 성욕을 느끼는 괴물입니다. 이 남성은 철저하게 의미없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합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해방시켜주는 것이다 등등.. 물론 자살을 도와달라는 목적으로 접근하는 인물들이 있지만 결국 이들을 자신만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합니다.
아버지는 아내의 죽음을 이 사내에게 도와달라 요청하고 이로 인해 이 둘은 엮기게 됩니다. 같이 이런 일을 진행하던 도중 흔적이 남아 일이 꼬이게 되고 아버지는 자신만의 결심을 하고 이 일을 끝내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의 첫 장면에 나온 망치를 휘두르는 장면이 왜 필요했는지 나오게 됩니다. 또한 이대로 끝나는가 싶을때 반전 하나, 또 잘 마무리되었나 싶을떄 반전 하나 마지막 장면에 도달해서 이렇게 끝나는구나 싶을때 강렬한 반전하나로 정말 관객을 기진맥진하게 만듭니다.
3. 영화의 제목은 실종이지만 사실 영화에서 발생하는 실종은 납치등이 아닌 대부분이 자의적인 실종이라는 것도 꽤나 인상깊었습니다. 가족을 구원하겠다는 자신의 명분하에 괴물이 된 아버지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것 또한 역설적이게도 결국 가족이었으며 아버지의 실종으로 시작된 영화는 결국 인간성의 실종을 거쳐 가족을 구성하는 힘 자체에 대한 실종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4. 워낙에 상징적으로 비추어지는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해석해보고자했지만 온전하게 해결되지 않아 기억에 남아있는 요소들이 꽤 있기도 합니다. (tv로 비추어지는 홈쇼핑에 나오는 2가지 요리[오뎅나베, 흰죽(?)], 계속해서 강조되는 소리는 들리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 등)
마지막 장면은 꽤나 인상적입니다. 딸과 아버지의 탁구 랠리가 이어지며 대화를 나누다 랠리는 끊어지고 이후 탁구공은 보이지 않지만 랠리 소리는 계속 이어집니다.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과 이를 알게되는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관계의 파탄 및 분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끝나고 난 뒤에 물론 전반적인 소재나 연출 방식은 다르지만 일본 영화 '분노'가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5. 탁구 경기의 모습을 보면 공은 일반적으로 무한대의 궤적을 그리게 됩니다. 영화는 이 무한대의 궤적을 결국 끊어내는가 싶었지만 모호한 여지를 강렬하게 남깁니다. 끝날듯 하지만 끝나지 않고 많은 반전들은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개봉하시면 정말 꼭 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다만 소재 자체가 꽤나 쎄고 묘사도 사람에 따라선 견디기 힘들 수 있는 장면들이 좀 있습니다. 15세 관람가였지만 정식개봉하게되면 15세, 청불 어느걸 받아도 개인적으론 납득이 가는 결과일것 같습니다.
paul26
추천인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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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을 연기한 시미즈 히로야 마스크가 참 맘에 들더군요.진짜 사이코같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