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판의 드라마행 러쉬에서 우려되는 점
영화에서 기획된 유니버스류를 제외하고 거의가 단 한 편으로 완성되는 영화매체와 달리 최소 십여 편 이상으로 만들어지는 드라마는 한 편 한 편의 개별적 완결과 함께 필수적으로 다음화를 향한 의문을 유발해야하고 소위 떡밥이라는 서사적 장치를 통해 전체적인 흥미를 이끌어가야하는데다 작품적인 일관성까지 두루 갖춰야하는 차이점이 있죠.
이 드라마 특유의 서사적 유연함이 다양한 시도 및 표현의 전개와 운용을 제한된 러닝타임의 영화와 달리 긴 편수로 유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지만, 이를 통해 응축되고 집약된 영상표현물로써의 영화적 연출 기법이나 작품성이 도리어 도태돼버리는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거기다 요즘 긴 스트리밍 드라마의 시즌제 특성상 서사의 진행을 함축적인 연출과 편집의 응집된 묘미보다 주로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캐릭터성에 많이 의존하고 세상과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그 표현이란 작품적인 창의성은 오직 독특한 세계관과 그 소재를 얼마나 잘 개발해내 설득력있게 가공시켜 기발한 방식으로 잘 반영해내는가가 관건이므로 어쩔 수 없이 내용은 사실적이기 보다 과장이 되고 인물은 현실적이기 보다 작위적이 되며 표현은 예술적이기 보다 기능적이 되는 방향으로 치우치게 될 우려 또한 있다는 거죠.
스트리밍화된 영화 및 드라마들을 통해 시청자들은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작품들로 볼거리가 많아진 건 무척 반가운 일이지만 온갖 작품들이 난무하는만큼 작품성과 완성도는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시청자 눈길을 끌고 시청률을 높이고자 대책없는 자극성과 흥미요소에만 몰두하며 그것이 전체적인 하향평준화로도 이어지는 듯해서 이후로도 영화만의 진중하고 묵직한 시네마로써의 정체성을 잘 보존시켜 그저 드라마의 흥미롭고 기상천외한 소재와 캐릭터성의 뒤로 밀린 체 스케일과 박진감 있는 세련된 영상미의 영화적 연출 재능으로만 영화재능들이 소모되거나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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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마블영화는 연속극이 아니라 "영화"로서 기본적인 미덕은 갖추면서 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니라고 느껴진게 있다면 그건 그냥 그 영화가 좀 어설프고 약했던것뿐이지.....
심지어 인피니티 워조차도 마지막 타노스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중간에 끊은 엔딩같다가도 분명 어떤 감상이 몰려오는 지점이 있었어요,.
하다못해 아예 작정하고 허리끊기식 내용으로 찍어야 했던 반지의제왕, 호빗 시리즈도 각각 에피소드의 클라이막스는 챙겼어요....
짧게만 쓰다보니 오해의 여지가 있어서 써봅니다.
드라마에서는 작품을 총괄하는 쇼러너가 있습니다. 드라마의 작품성을 담당하는 직책이자 시리즈를 이어나가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이죠. 드라마는 제작여건상 에피소드마다 각본가나 감독들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특정 에피소드에 어떤 각본가를 기용할지 어떤 감독을 쓸지도 쇼러너의 결정에 따라 달라지는 셈이죠.
뛰어난 영화들은 많아도 시리즈 자체가 뛰어난 경우는 많지는 않은 이유가 1편이 훌륭해도 소포모어 징크스로 후속작이 잘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않아서라고 봅니다. 마블영화가 대단한 점이 영화 1편의 작품성을 보장하면서도 시리즈를 꾸준히 이어오는거라고 보는데 거기에는 케빈 파이기라는 뛰어난 쇼러너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드라마의 시리즈를 이어가는 것도 어렵지만 현재의 MCU처럼 거대자본이 들어간 영화를 통해서 드라마에 버금갈 정도로 시리즈를 이어가는 것은 더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마블의 성공에 다른 영화사들도 비슷하게 따라했다가 성공을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그만큼 뛰어난 쇼러너의 존재의 부재때문이라고도 봅니다.
그래서 마블 영화가 영화계의 드라마같다고 표현한 점은 드라마의 구조를 차용해서 롱런하는데 성공한 경우라서 그렇게 표현했어요. 다만 드라마와 비슷하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점점 입문난이도가 올라간다는 사실만큼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이건 시리즈물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단점)
제가 반대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 셋져님보다는 우유과자님 쪽이었거든요.
사실 순수한 단편 시네마 / 연속극 이원화 해서 그어놓고 어느 한쪽이 더 순수한 예술이니, 지고한 아트니 이러는거
지금 와서는 의미가 있나 싶어서요. 이런 우열 가르는거 정말 쓸데없다고 깨달아서.....
(막말로 그래서 돈도 못벌어서 극장도 몇군데 겨우 걸리고 투자 끊기는
매니악하고 지들만 아는 주제 영화만 만드는 놈들 이라고 아트하우스쪽 전반 후려쳐버리면 그것도 서럽잖아요.....)
더군다나 마블영화들 거의 모두가 한편한편 영화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주는 구성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도 커서
반론하고 싶었던 겁니다. 연속극적 성격을 차용한 것은 해리포터, 스타워즈같은 시리즈물 선례도 있고.
코믹스 쪽 자산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까 거기서 똥볼찬것들만 거르고 좋은것만 취합해도
수십편은 내겠다는 계산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새벽에 님의 댓글을 보고 댓글을 적었다 지웠다 고민이 많았는데 역시 전 길게 얘기하고 싶지가 않아요
하급자라고 생각해서 짧게 단 건 아니니 곡해는 마세요. 님이 선생님도 아니고 예의 운운하는 지적 댓글도 보기에 마찬가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