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 긴 여정의 끝에서 세상의 시작을 마주하다.
영화 <종착역>은 이제 갓 중학생이 된 네 여중생 친구들의 이야기죠. 어쩌면 14살이란 나이는 어른들이 보기엔 그저 어리기만 한 나이, 그렇지만 초등학교라는 작은 울타리를 벗어나 '입시'라는 본격적인 세상의 시작을 마주하게 되는 나이기도 하죠. 극중 친구들의 대화에서도 보이듯 어느새 학원과 공부 얘기가 중심이 된, 그런 나이네요.
'세상의 끝'이라는 주제의 방학숙제를 위해 지하철 1호선의 한쪽 끝자락인 신창역으로 향하는 네 친구들. 이 아이들의 모습은 참 엉뚱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귀엽기도 한데요. 이래저래, 서로 머리굴려가며 도착한 신창역에서도 네 친구들의 여정은 순탄치가 않죠.
지하철 1호선의 끝인 신창역까지 향하던 네 친구의 길고, 때로는 지치고 힘들었던 여정을 보며 웃기도 하고, 또 안쓰럽기도 했는데요. 어쩌면 이 작은 여정이 앞으로 네 친구가 어른이 되어가며 느끼게 될 긴 여정의 시작 혹은 맛보기같다는 생각도 해보았네요.
한살한살 먹어가며, 지금 어른이 된 우리들이 그래왔듯, 때로는 낯선 길을 헤매야 할 순간도 있고, 때로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하나 고민이 필요한 순간도 오겠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거나 의지해야 하는 순간도 찾아 올 거고요. 영화 <종착역> 속 네 친구의 여정은 짧은 시간 속에서도 우리가 겪으며 살아가는 여러 순간들을 무척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있어 더 큰 공감으로 다가왔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직 우리들도 자신에게 정해지지 않은, 그 어느 종착지점을 향해 여정을 이어오면서 다양한 고민과 선택의 순간속에서 지치고 힘들기도 했었죠. 그럼에도 여전히 꿋꿋하고, 건강하게 그 여정을 이어오고 있는건 아마도 그 여정을 나와 함께 해준,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종착역>의 네 친구들처럼 말이죠.
낯설고, 또 힘들고, 지친 여정이었지만 그 속에서 함께 고민하고, 같이 웃고, 깊은 속 이야기까지 나누며 조금 더 서로를 알고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들. 이 시간의 추억들은 앞으로 네 친구들이 마주하고, 시작하게 될 더 길고 큰 여정속에서 큰 힘과 영양분이 될거예요!
풋풋한 배우들의 연기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