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영화제] (스포) 문 오브 마이 오운 / 명성이라는 이름의 그림자

문 오브 마이 오운 

<명성이라는 이름의 그림자>

이 작품을 보기 바로 전날 본 옆나라 노르웨이의 팝스타 아-하 테이크온미가 80~90년대 팝스타 다큐였다면, 이 영화는 70년대 스웨덴 팝스타인 테드 게르데스타드의 일대를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는 뮤지컬이나 다큐가 아닌 극영화 상태로 흘러갑니다. 처음에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오베라는 남자>의 한네스 홀름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과 음악영화라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뮤지션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 영화가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우리는 스웨덴 뮤지션들의 음악에 친숙하기에 영화를 보게되었습니다.

(아바, 록셋, 에이스 오브 베이스, 카디건스 등등...)

스웨덴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음악을 교육시키기 때문에, 각국에 나가서 대활약하는 음악 프로듀서들도 많다고 합니다.

실제 테드의 모습.

좋은 시기와 외모, 재능을 타고난 음악 천재인 테드는 너무 이른 나이에 얻은 급속한 성공 속에 주변 사람들과 자신의 삶까지 폭풍처럼 휩쓸려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테니스와 음악에 모두 재능이 있었던 어린 시절의 테드.

테니스에서는 비외른 보리(보리 VS 메켄지에서 나온 그 세계적인 스타 맞습니다.) 같은 세계적인 선수와 경쟁 상대였기에, 아버지는 테니스에 올인하기를 바라며 코치를 붙여주면서 경쟁에서 이기기를 강요합니다. 나이 차이가 좀 나는 것 같은 형은 건축가가 되려고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무시를 합니다. 

형 케네스는 어리지만 재능많은 동생과 함께 음악활동을 하는데, 늘 갑작스럽게 악상이 떠오르는 동생을 위해서 늘 상시대기 하면서, 작곡을 해줍니다. 심지어는 테니스 경주 중에도 비외른의 여자친구를 보고 반해서 갑자기 떠오르는 악상 때문에 경기에 집중을 못해서 2등을 합니다.

어느날 녹음한 곡을 가지고 바로 음반사에 형과 함께 가서 당당히 테이프를 가져갔는데, 상자안엔 테이프가 없었고, 테드는 즉석에서 연주를 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뽐냅니다. 당시 대중이 원하던 이미지와 팝스타의 자질을 이미 가지고 있었던 테드는 음반사 사장의 눈에 띄면서 바로 데뷔하게 됩니다. 작곡으로의 열정이 그를 테니스 아닌 음악의 길로 이끌었고, 결국은 음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테니스와 음악에 모두 재능이 있어서 비외른 보리와 경쟁하기도 했고, 아바와 함께 활동하기도 했던 다재다능했던 테드

경쟁보다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형이 작사, 자신이 작곡한 곡을 부르면서 즐기고 싶었던 천재는 어린 나이에 이른 성공으로 얻게 된 감당할 수 없는 명성 속에서 하나 둘씩 잃어가는 주변 사람들과 자신까지 서서히 잃어갑니다. 
영화는 명성이 가진 빛과 그림자를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면서 아-하 테이크온미에서 리드 보컬인 모튼 하켄의 "명성은 엿같다"라는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아-하에서도 등장하는 비틀즈를 퇴짜 놓은 데카 레코드 관련 멘트가 이 영화에서도 나옵니다.

비틀즈 같은 경우를 당할 수 없으니 일부러 직접 노래를 불렀던 테드. 

För kärlekens skull(사랑을 위해서)이라는 원제처럼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너무 이르게 선택을 하고 포기를 해야 했기에 사랑과 명성을 뒤쫓는 삶 속에서 서서히 자신을 찾지 못하고 혼돈 속에 빠지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당시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신질환에 대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서 점차 심해지는 증상들.

어린시절부터 보이던 환청과 환영의 증상이 심해져서, 종교적으로 심취하면서 자신을 찾기보다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성공에서 밀려나거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는 순간, 경련을 일으킬 만큼 시달리면서 힘들어했던 테드 곁에서 그를 사랑했던 연인과 가족, 특히 끝까지 동생을 포기하지 않고 돌보았던 형인 케네스의 삶도 함께 힘겨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바와 함께 협업하면서 함께 세계 투어를 해야했지만, 사랑을 위해서 투어를 돌연 포기하기도 해서 안타깝기도 했고, 유로비전에 나가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결국 우승하지 못합니다.

형제의 모습

중년의 형제의 모습

영화 개봉하고 나서의 형 케네스, 감독과 친구라고 합니다.

하얀 테니스볼을 던졌다 다시 잡는 장면을 오프닝과 마지막쯤에 다시 보여주는 건 마치 두번째 기회를 잡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다시 온 인생의 선택지에서 테드는 과연 무엇을 선택할까요.
결국 자살로 40대의 젊은 나이에 끝맺음을 한 안타까운 뮤지션입니다. 
시적이면서 철학적인 노래가사, 동생의 그늘에 가려져서 뒷바라지하면서 살아야했던 형의 삶.
건축가로의 재능이 있었지만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인생의 낙오자 취급받으면서 살아가는 듯한 시절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사랑하지 않고 보낸 하루는 헛된 하루라는 그의 말처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명성이 아니라, 내가 어떤 모습이라도 내 곁에 있어줄 단 한 사람이 아닐까요? 자신이 어떤 모습이더라도 사랑하고 곁에 있어줄 단 한 사람.

그 단 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테드의 첫 부인, 영화 속에서는 첫 부인의 엄마역할로 실제 출연한다고 하니 대단하네요.

이외에도 IMDB에 재미난 사실들이 많더라구요.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쯤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두번째 부인인가 여자친구로 나온 배우가 킹스맨에서 스웨덴 공주님 역할로 출연했던 한나 알스트룀입니다.

티켓 인증샷 

영화 원제와 동명 제목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