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 충분히 괜찮았네요 저는 (약스포)
'한국에서 이 정도면' 같은 소리를 하고 싶은건 아니고... 제가 데스게임류 창작물을 많이 즐겨본 편은 아니지만 개중에선 손에 꼽을 정도로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데스게임에서 캐릭터의 개성이라고 해봐야 제각기 게임 내에서 얄팍하게 기능적으로 쓰이고 말 뿐인데, 이 시리즈에선 1-2화의 상당 분량을 캐릭터별 서사에 할애하여 이들을 현실에 발붙이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숨쉬는 캐릭터로 만든 것은 이 시리즈의 주요한 차별점이라고 봅니다.
극중 등장하는 게임들이 한가지 정도를 제외하면 현재 20대 후반 이상의 나이대에서는 한번쯤 해봤을 놀이들이라는 것도 굉장히 좋게 봤습니다. <이스케이프 룸>의 '살인 방'처럼 복잡하게 고안한 장치는 정신없이 몰아치는 말초적인 재미는 있어도 현실감과 이입도는 굉장히 떨어지는데, 무척 심플하고 느릿느릿한 게임으로 생사를 가르니까 참여하는 캐릭터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잘 보입니다.
상당히 공들인 듯한 게임장의 세트와 조명, 황동혁 감독의 진득한 연출도 빼놓을 수 없겠고, 주역 배우들의 연기도 대부분 좋았죠. 개인적으로는 특히 박해수 배우 연기력이 발군이었네요. 여튼 게임 관련해서는 별 불만없이 끝까지 몰입해서 잘 봤습니다 ㅎㅎ
대체로 좋게 본 제게도 좀 아쉬웠던 부분을 짚어보자면, 몇몇 대사 처리가 상당히 어색한 장면이 있습니다. 가면을 쓴 진행요원들의 대화를 보면 기계적인 말투와 생활 말투를 쓸데없이 수시로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고, 중후반 등장하는 VIPs들의 영어 대사는 듣던 제가 다 민망할 정도의 국어책 읽기... '서프라이즈'의 외국인 재연 배우들의 대사가 연상되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게임 바깥의 더 큰 세계관에 대해서는 고민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앞서 말한 VIP 관련한 전체적인 묘사도 이상하게 싸구려틱하고 천박한 게, 나올 때마다 몰입에 방해가 됩니다.
개연성 관련해서도 말이 많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에서 이 정도 허용은 별 문제 없다고 보는 편이라 별로 신경 안 쓰였습니다 ㅎㅎ
해외에서 대체로 호평받고 흥행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게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며 극단적인 불호 의견도 종종 보이던데, 제가 볼 땐 망작이라고 비난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볼만 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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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재밌게 봤어요 생각할꺼리를 많이 주는 것도 그렇고요
보고 나니 인기 많을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