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 전개보다는 묘사에 방점 (스포)
어제 저녁에야 본 <보이스>는 묘사의 디테일에서 장점이 드러나는 영화였습니다.
저도 보이스피싱 전화를 한두번 받아보기만 했지 제대로 알아본 적은 없는데, 이 영화에서 묘사된 몇 차례의 보이스피싱 과정이나 국제적인 '점 조직'으로 묘사된 사기 조직의 체계적인 구성 등의 디테일은 꽤나 무섭고 그럴 듯 하다고 느꼈습니다.
각본가와 감독이 실제 사례를 많이 참조해서 최대한 짜임새 있게 작전과 설정을 만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반 이후 드러나는 주요 배경인 '콜센터'의 공간 묘사도 괜찮았구요.
반면 범죄액션 장르라면 세팅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빌드업과 마무리일텐데, 이 부분에선 아무래도 고민을 덜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감시 없이는 숨쉴 곳 하나 없는 살벌한 지옥도로 묘사되는 '콜센터'에 무작정 잠입한 주인공은 특별한 계획 없이 항상 적재적소에서 중요한 정보만 쏙쏙 골라듣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잡는데, 가끔은 이게 영화적 허용으로 봐주기에도 좀 지나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런 영화에서 으레 그렇듯 궁지에 몰리는 주인공이 오롯이 완력과 격투, 빤스런(?)으로 상황을 타개하는 것도, 악역들의 최후가 많이 싱거운 것도 흥을 깨뜨리는 요소였네요.
전개 자체는 워낙 빠르고 정신없어서 킬링타임으로는 좋지만, 개연성을 중시하는 분들은 그 와중에도 좀 불편한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보다가 느낀 몇가지 포인트를 약간 더 얘기해보면...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괜찮은 편이고, 특히 메인 빌런인 김무열 배우는 간헐적으로 꽤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뭐 이런 영화에서 캐릭터의 깊이 따위를 진지하게 뜯어볼 필요는 없을테구요ㅋㅋ
그리고 범죄영화로서는 이보다 더 시의적이고 적절할 수 없는 소재를 선택했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겠고, 이를 해결해야 할 현실의 경찰이 무능하게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도 나름 긍정적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무난하고 재미있는 범죄오락 영화입니다. 완성도가 특별히 대단치는 않을지언정, 연휴 때 극장 가서 고민 없이 시간 때우기에는 매우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추천인 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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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묘사 부분은
공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