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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삶 관람인증 당첨됐어요ㅠㅠ(스포주의)

SWB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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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shot_20210917-183032_Instagram.jpg

물론 포스터와 뱃지를 받고 싶었지만 이거라도 어딥니까ㅎㅎㅎ

다음은 제가 쓴 관람평입니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 우리는 기꺼이 더 나빠졌다. 그게 우리의 최선이었다.

.

.

.

최선의 선택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그 선택을 함으로써 최상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가? 영화는 이러한 물음을 계속하여 극에 포함시킨다. 하지만 극에서 등장인물들이 생각하고 생각하여 낸 최선의 선택은 결국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

 

영화는 생각보다 의도적인 생략과 은폐, 감정의 절제가 많이 드러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공란"속에서 오히려 캐릭터들의 수많은 감정을 찾아낼 수가 있다. 내가 찾아낸 감정은 이하와 같다. 

 

나는 이 영화를 진지하게 소수자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방민아 배우가 연기한 이강이라는 캐릭터는 매우 수동적이며 소극적인 인물이다. 웃긴하지만 자신의 감정 표현은 거의 하지않으며 능동적인 친구들의 행동을 뒤쫒기에 바쁘다. 가난하고 비좁은 집이 불만이여서 친구의 문자 한 통에 가출을 결심한 그녀는 열악하고 불편한 생활에도 큰 불평없이 무덤덤하게 살아간다. 어느날 밤, 잠을 방해하는 무더위에 그녀는 참지 못하고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는다. 소영은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자고있다. 계속 아이스크림을 먹던 그녀는 다시 한 번 소영을 쳐다본다. 그런데 그녀는 금새 윗옷을 벗고 자고 있었다. 그런 소영에게 강이는 아이스크림을 먹여주고 소영의 말에 따라 옷을 벗고 옆에 누운다. 바로 소영은 몸을 돌려 강이를 쳐다보고 섬세한 손길로 강이를 쓰다듬는다. 이 장면 이후 강이는 처음으로 능동적인 행동을 한다. 그 다음은 강이가 소영에게 입술을 포개는 장면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녹고있는 아이스크림을 보여준다. 항상 소영의 말에 따라 행동하던 강이가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를 담고 행동을 한 것 인데, 이 후 친구 관계는 박살난다. 소영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는 듯이 헛구역질을 하고 휴지로 입술을 박박 닦는다. 그러나 강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소영을 대한다. 수동적인 그녀가 처음으로 한 능동적인 그 순간의 최선의 선택이 최악의 행동을 불러온 것이다. 가출이 끝난 후, 소영은 강이를 괴롭히고 왕따시킨다.

 

생각 이상으로 퀴어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서 놀랐다. 그러나 이 퀴어가 영화의 후반부를 관통한다고 생각한다. 소영은 자신의 행동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한다. 그러한 부정은 결국 강이를 괴롭히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강이는 부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계속하여 소영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서 순간순간의 선택을 하는데 이 선택은 계속하여 소영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온다. 사랑에서 증오로, 결국 강이는 마지막에 한번 더 자신의 의지로 선택을 하고 최악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

 

그러면 아람이는 극중에서 어떠한 역할일까. 누구보다 밝고 씩씩하게 보이는 그녀는 사실은 셋 중에서 가장 불행하다. 그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다. 그녀가 작고 소중한 것들을 가져오는 이유도 비루한 자신의 처지를 투영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폭력의 연쇄에서 벗어나고자 그녀도 가출을 택했다. 가출을 통해 한단계 성장한 그녀를 우리는 영화내에서 볼 수 있다. 두번째의 가출에서 그녀는 아무 연락도 없이 돈을 챙겨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강이는 아람이가 자신을 버린 이유를 알게 되는데 길에서 죽어가고 있던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그것이 그녀의 그 순간의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이 선택으로 강이는 다시 한 번 나락으로 빠진다. 아람이의 최선의 선택 또한 최악의 결과를 불러왔던 것이다.

 

영화는 위태로운 청춘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위태로움은 생각보다 차분하고 일관성있다. 이 차분하고 일관성있는 위태로움은 사실 정의할 수 없다. 나는 이것을 퀴어와 가정폭력으로 정의했지만 사람에게 따라 다르게 해석될 여지는 있다. 그러기 위해 감독님은 영화 내에 "공란"을 넣은 것이며 다양한 해석을 의도한 것이다. 또한 강이와 소영이 친구 이상의 감정을 품을 때 대신 나왔던 녹는 아이스크림, 모든 것을 잃고 길가의 쓰레기에게 말을 거는 아람, 강이의 집에 있는 개미들, 꽃을 따면서 줄지 않는다고 우는 강이의 엄마 등 여러 미장센을 넣어서 해석을 풍부하게 한다. 

 

모든이들의 10대를 한번 더 돌아보게 하는 <최선의 삶>. 시간이 난다면

한번 씩 꼭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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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5


  • peacherry

  • 무비의요정
    무비의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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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잘 쓰셨네요. 전 배라 아이스크림 많이 남았는데 냉동실에 안 넣길래 마음 속으로 안돼... 했는데... ㅠㅠ

18:51
21.09.17.
SWBH 작성자
오잉오잉
ㅋㅋㅋㅋㅋㅋ 저도 아...저 아까운거....이러긴했어요ㅎㅎ
18:59
21.09.17.
좋은 후기네요 볼까말까 했는데 기회 있음 봐야겟어요 :)
19:02
21.09.17.
SWBH 작성자
DBadvocate
담주 목요일날 메박에소 빵원티켓 진행합니다ㅎㅎ
19:05
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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