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붙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하나의 쟝르

우연히 형사 버디 무비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노련한 나이든 형사와 열혈 젊은 형사,

주인공 2명의 조합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죠.  이런 설정도 사실 복붙이라고 할 수 있는데,

관객들 반응이 좋으니까 영화의 서브 쟝르 중 하나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영화의 클리셰라는 것도 사실 다른 말로 하면 복붙 설정인데요. 흔한 설정이라는 의미에서

안좋은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클리셰가 흔하게 사용되는 설정이 된 이유는 그게

관객들한테 먹히기 때문이죠. 독창성을 중요시하는 영화 쟝르에서는 클리셰를 안 좋게 생각

하겠지만, 대중성을 중요시하는 영화 쟝르에서 클리세는 쉽게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극적 장치 중 하나입니다.

음악계에도 비슷하게 비교할 수 있는, 복붙이라며 비난과 호응이 공존하는 사례가 있는데요.

남성 혹은 여성 댄스그룹을 복붙 수준으로 양산해서 애들 코묻은돈 갈취하려한다고 초기에는

비난 받던... K팝... 지금은 전세계 팬들의 호응에 힘입어 하나의 음악 쟝르처럼 전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죠. 세계적인 호응에도 K팝이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K팝을 복붙

수준인 남성 아니면 여성 댄스그룹이라고 생각할 것이구요.

그렇게 형사 버디무비에 대해 생각하다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이어지게 된 것은... 여기 익무에서

빌네브 감독이 마블 히어로 무비를 복붙 수준이라고 비난했다는 글을 보게 되고, 그에 대해

블룸캠프 감독이 욕했다는 글도 보게 되어서인데요.

이전에도 스콜세지 감독 때문에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작가주의 지향하고 독창성 지향하는

영화계에서는 마블 히어로 무비에 넌더리를 낼 만도 하죠. 하지만, 대중적 블럭버스터무비를

지향하는 다른 쪽 영화계에서는 SF판타지 무비라는 이제는 복붙 수준으로 익숙해진 프레임

속에 다양한 시도와 사상을 담아내는 MCU 프랜차이즈의 성공이 훌륭한 귀감이 될 수도 있고,

전세계 팬들의 호응 속에 뭔가 새로운 하위 쟝르가 생성될 수도 있는 거죠.

이들은 영화계에 공존하는 서로 다른 부분이고, 어느 한쪽이 좋다 싫다의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맞다 틀리다의 문제는 아닙니다.

같은 영화계라도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고, 같은 내용에 대해 비난과 호응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