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식량님 나눔) <내가 날 부를 때> 후기 - 직접적인 드러내기와 시도에는 눈 길이
많은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라고 해서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비상식량님의 귀한 나눔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보통 중국작품하면 우리가 가지는 편견이 있는데, 이 작품은 배경이 중국일 뿐 많은 부분에서 우리나라 독립영화의 질감 혹은 좀 더 세련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올 해 개봉한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가 떠올랐는데, 담아내는 주제의식측면에서 <내가 날 부를 때>가 좀 더 직접적인 것 같습니다.
<내가 날 부를 때>는 부모님이 뺑소니로 의심되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면서 펼쳐지는 딜레마이자 고뇌를 그리고 있습니다. 자신도 몰랐던 동생의 존재를 알게 되고, 주인공인 동생을 보살펴야 할지, 아니면 주인공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그 과정과 속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지점은 바로 “한명의 아이를 낳아 기르자”라는 산아제한정책에 대한 비판을 본격적으로 다룬 점입니다.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한 중국사회에서의 여성서사를 서사의 중심으로 가져온 점 또한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 캐릭터가 가진 복합적인 과거 사연들은 중국 내에서의 여성들의 처우와 현실을 잘 조망하게 해줍니다. 가령 장애가 없는 주인공을 장애가 있는 것처럼 속여 아들을 낳고자하는 부모님의 욕망이나, 늘 희생의 몫을 강요당하는 여성들의 역할 등 등 현실의 문제를 영화적으로 잘 녹여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가족의 굴레와 역할에 대해 질문합니다. 가족이란 부모 자식간의 관계로만 만들어지는가. 국가와 사회의 강요, 가족이라는 틀, 여성이라는 개인 등 등 다양한 시선이 담겨있습니다.
카메라 연출 또한 시선이 옮겨가듯이 주인공의 시선, 동생의 시선, 가족들의 시선 등등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듯이 연출한 부분이 영화를 매끄럽게 해주어서 앞으로 감독님의 작품과 연출이 기대되더군요.
다만, 주인공의 성격의 디폴트 값이 ‘화’난 모습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화내고 폭발하는 씬에서 답답함이 몰려와서 보기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한 비슷한 구도가 영화 내에서 되풀이 되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가령, 주인공의 시선과 화내는 주인공, 동생의 시선과 붙잡는 동생, 반성하는 듯 한 주인공, 가족들의 시선의 개입, 내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주인공. 이 구도가 반복되다 보니 전형적으로 느껴진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감독님께서 담고 싶은 내용이 많았는지 런닝타임이 2시간정도로 무척 긴 편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이야기에 마지막은 이제 끝나려나 하면 반복되더라구요. 차라리 설명적 요소를 생략하고 1시간 반 가량으로 정돈 했으면 영화적으로 더 임팩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재와 주인공의 사연을 통해 보편적 여성들이 겪는 차별과 한계 그리고 사회의 금기에 도전한 부분은 인정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들을 주목하는 연출적 시선도 좋았습니다. <내가 날 부를 때>처럼 이런 시도와 ‘드러내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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