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 익무 시사 후기☁ 약스포!
오늘도 외쳐보는 익무의 은혜!!!
<종착역>은 중학생 네 명이서 ‘세상의 끝’을 찍어오라는 사진동아리 담당선생님의 방학숙제를 받고 지하철 1호선의 끝인 ‘신창역’으로 향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지하철의 종착역을 세상의 끝으로 생각하는 게 귀엽기도 하고, 왠지 그럴듯해 보이기도 했는데(어쨌든 끝은 끝이니까요ㅎㅎ) 이제 겨우 14살이 되었을 소녀들이 그려낼 법한 발상을 잘 담아낸 것 같아 너무 좋았어요.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헷갈리고, 주체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밀려와도 그들은 계속해서 가고, 결국 신창역에 도착하게 되는데 기대와 달리 정말 아무것도 찍을 것이 없는 역의 모습에 이내 실망하게 됩니다.
그때 지금의 신창역 말고, 예전에 사용되었던 신창역으로 가면 철도가 끊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조금만 더 가면, 조금만 더 간다면, 하는 마음으로 그들은 계속해서 길을 나아가게 되죠.
길을 찾아가는 도중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도 맞게 되고, 아무도 없는 마을회관에 들어가 목도 축이고, 길고양이와 강아지들도 만나는데 그 천진난만한 모습들에 절로 웃음이 나왔던 것 같아요. 제 학창 시절들도 생각나구요ㅎㅎ
와중에 핸드폰의 배터리는 방전되고 날은 어두워져버려 네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마을회관에서 하룻밤 자고 가기로 하고,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마음에 담아만 뒀던 진솔한 이야기들을 꺼내며 한 층 더 가까워집니다.
결국 네 친구들이 찍게 된 것은 종착역 그 자체가 아니라, 종착역으로 향하는 여정과 그곳에서 함께 쌓은 추억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영화 중간중간 실제로 아이들이 찍은 것 같은 사진이 삽입되는데, 아무런 배경음악 없이 오직 사진만이 등장하니 괜히 숨을 참고 보게 되는 느낌이었어요. 필름 카메라로 찍힌 사진들의 감성이 정말 좋더라구요. 어딘가 흔들려있고 초점이 나가 있지만 그래서인지 이 영화와 더 어울리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뭔가 뒤에 더 나와야 할 것 같은 순간에 영화가 끝나는데 그것대로 이 영화와 잘 어울리는 결말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말 그대로 ‘종착역’ 같은 영화였어요. 열차가 달릴 수 있는 노선은 끝났지만,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세상과 계속 이어지고 있는 길이 보이는 것처럼 영화는 끝났지만 네 친구들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만 같아서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영화였네요.
자연스럽게 학창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마냥 힘들기만 했던 거 같은데 왜 지금 돌이켜보면 아름답기만 한 걸까요...ㅎㅎ
그리고 동아리 이름이 ‘빛나리’였던 점도 좋았던 거 같아요. 교장선생님 머리가 빡빡이라 그렇게 지었다고 하는데ㅋㅋㅋㅋㅋ 정말 아이들다운 천진난만한 발상이라 그런지 너무 귀여웠어요ㅎㅎ 장난식으로 지은 이름이겠지만 결국은 빛나리라는 그 이름처럼 소중한 추억을 안고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영화에 쭈욱 담겨져 있어서 더더욱 좋았던 거 같습니다😊
앗, 그리고 매번 성인 배우분들만 보다가 학생 배우분이 무대인사에 나오는 걸 처음으로 보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면서도 좋았어요ㅎㅎ 마냥 귀여워서 흐뭇한 미소 장착한 채로 봤습니다😆
돌아가시는 길에 여러분의 14살을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셨는데, 정말 집에 가는 내내 학창 시절이 생각났어요. 후회 되는 일들도 많았지만 행복했던 일들이 그것보다 더 많았던 걸 떠올리니 괜히 기분이 이상해지기도 하고... 제가 영화 속 아이들을 바라본 것처럼 누군가도 저의 학창시절을 그렇게 예쁘게 바라봐주었을까 하는 멜랑콜리한 생각도 들었네요ㅎㅎ
마지막에 “여기 계신 관객분 모두 일당백 해주시는 분들”이라고 지칭해주셔서 왠지 뿌듯한 기분이네요ㅋㅋㅋㅋ 그래서 후기도 열심히 써서 올려봅니다ㅎㅎ
볼까말까 고민 중이신 분들이라면 후회없이 달리시고! 굿밤되시길 바랍니다💫
와.. 세상의 끝을 종착역으로 생각하다니.. 신박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