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 다소 높음] 코로나에 지친 영화팬을 위한 폭소만발 매력만점 영화
고봉수 감독의 영화는 처음 봤습니다. 코미디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기 때문에, 관람전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습도의 익무 시사회가 호평이였지만, 신정수 감독의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의 경우를 떠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김성오 배우의 흙먼지에 뒹굴어도 자체발광 코트 간지 외엔 정작 웃어야할 부분에 제대로 웃지 못했는데, OTT를 통해 뒤늣게 접한 관객이 배꼽 빠지도록 웃었다는 간증글을 타커뮤서 심심치 않게 봅니다. 코미디는 코드가 맞으면 정말 기분 좋게 관람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난감하거나 언제 끝나나 지루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처음부터 취향 저격이였어요. 고붕수 감독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집니다. 시원하게 내지르며 박장대소라기 보단, 영화팬이라면 또는 전직 영화관 알바라면 느낄 법한 애환으로 짠한 웃음이 연이어 이어집니다. 찐영화팬만이 알수 있는 GV니, 모더레이터에, 생뚱맞게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같은 이론을 읖으며 현학적이고 젠체하는 감독이라던가, 관객과의 대화나 질문 순서 등에 영화관 내의 코로나 방역 절차 등이 등장합니다.
낄낄 숨을 참으며 한창 웃고 나니, 영화관 가기까지 교통체증으로 치이던 스트레스가 막 풀립니다. 엔돌핀이 돌면서 피가 빠르게 돌며 기분이 좋아집니다. 주변 관객들의 반응들도 와하하하하 큰 웃음보단 낄낄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고봉수 감독의 고정팬이 많았는지 의외로 관객이 차서 더 큰 상영관이 낫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어요.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한 미국유학파 감독의 독립영화 시사회가 한 소극장에서 열립니다. 영화관 사장은 코로나 시국 에어콘으로 통한 비말 전파를 핑계로 비용을 절감하려고 합니다. 언듯 수긍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주인 의식 운운으로 고생하는 알바의 고충을 막는 것에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또한 여기에 출연배우들의 각자의 사정이 얽히고, 또한 감독의 열혈팬이라 미국에서까지 왔다는 외국인까지 총체적 난국입니다.
영화는 빵빵 터질 수 밖에 없는 유명 영화 패러디가 나오고, 아련한 눈빝 공격이 사람을 잡겠다 싶습니다. 웃느라고요. 코로나 시국을 핑계대면서 에어콘 가동을 하지 않아 안그래도 더운 여름날 습도가 높아지고, 불쾌지수도 잔뜩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박봉에 홀로 영화관의 각종 진상을 대하는 직원을 보니 남일 같지 않습니다.
풍자와 희화를 넘나들며 대사의 박자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작은 독립영화관에 직원과 사장, 그리고 각종 손님들과의 티키타카 탁구공 치듯 빠르게 전개됩니다. 코로나 시국을 절묘하게 풍자하면서 영화팬의 클리쉐도 곁들어지니 영화팬이 아닐 경우 이 영화의 반응은 어떨지 모르지만, 덕질이란 어디나 다 비슷해서 일반 관객도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립영화에 뜻밖에 이희준 배우의 출연과 얼굴에 큰 땀방울의 B급 감성의 포스터로 눈길을 끌었는데, 주인공인 백승환 배우의 표정이 인상에 남습니다. 어리숙하면서 어쩔 줄 몰라 난감한 표정에 공감이 갑니다. 세상물정을 잘 몰라서 소개팅 상대방에게 결례를 했지만 밉지 않고 그게 되려 웃음을 유발합니다. 백승환 배우가 고봉수 감독의 페르소나 격인지 자주 협업을 했다는데, 타작품서는 어떤 얼굴일까 싶습니다.
너무 만족스러워서 한번 더 보고 싶을 정도고, 전작을 훝을 뿐만 아니라 고봉수 감독 GV가 있다면 한번 참여하고 싶네요 ㅎㅎ 영화관서 걸어줄 때 보길 추천합니다. 아무래도 영화관에서 영화관에 관한 이야기를 보는 것이 더 개그가 더 와닿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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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수 감독의 전작도 좋게 봤던지라 이번에도 재밌게 보고 나왔네요
서울에서도 동선에 맞는 상영관 찾기가 힘들던데 지방은 오죽하겠어요...😔
저도 죽밤은 불호였지만 <습도 다소 높음>은 재미있게 봤어요.(고봉수 감독의 팬인 것도 있고...)
극중에 고봉수 감독의 전작 포스터들이 들어가있죠.
그러니 전작을 추천드립니다.
보고나면 고봉수 감독의 팬이 어째서 존재하는지 이해가 갈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