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 후기 - 절치부심한 장인의 일격
류승완 감독의 신작 <모가디슈> 보고 왔습니다.
그야말로 절치부심한 장인의 일격입니다.
감독이 <군함도>에서 구현하려고 했으나, 소재에 대한 깊은 고민이 부재하여 실패했던 것을
<모가디슈>에서는 완벽히 보완했습니다.
억지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K-신파나, 감독의 장기인 액션 활극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오로지 '탈출'이라는 목적을 가진채 우직하게 극을 끌고나가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남북한이 힘을 합쳐 아비규환의 현장을 빠져나간다는 흥미로운 소재엔 과잉 감정대신
진한 휴머니즘의 감동이 배여 있습니다.
하이라이트 카체이싱 시퀀스 같이 텐트폴 영화의 매력도 놓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류승완 감독에게 기대했던 것이 바로 이런 것이죠.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기본적인 플롯은 남북한 대사관 직원의 탈출이지만
배경인 모가디슈의 공기를 담아내는 데에도 성실합니다.
모로코 올 로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사실적인 프로덕션 디자인에 핸드헬드 촬영까지 더하여
혼돈의 상황을 실감나게 표현하였습니다.
그와중에 문득문득 카메라가 응시하는 전쟁의 비극은
이 영화가 소재를 상업적으로 소비하려는 것 이상을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군함도>에선 이런 부분이 아쉬웠는데 기획 단계에서부터 정말 많은 고민을 하셨던 것이 느껴졌습니다.
김윤석, 허준호 등 베테랑 배우와 조인성, 구교환 등 젊은 배우들의 조화도 좋습니다.
표정만으로도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두 베테랑 배우의 연기,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의 모습은 정말 인상깊었어요.
구교환 배우는 작년 <반도>부터 큰 프로젝트에 자주 얼굴을 비치는데 굉장히 매력적인 마스크라서 그런지 눈에 확 띄더군요 :)
촬영과 음악도 거의 일품이었어요.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한 한국 영화 가뭄이 예상되는데....
상반기 <자산어보>와 더불어 이런 웰메이드 한국 영화가 개봉해준다는 것이
관객 입장에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주변에 추천 많이했는데 모두 일제히 재밌다고 말하는 영화는 거의 처음이었어요 :D
박스오피스에서도 일격을 날리는 영화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추천인 1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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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스릴넘치고 연출이 멋진 영화죠👍🏼
감정절제의 엔딩은 ㅜㅜ
자산어보 흥행은 넘나 아쉽고 속상했는데... 부디 모가디슈는 추석까지 끌어서 잘됐음 좋겠네요
후기 잘봤습니다. 박스오피스에서 유의미한 성과도 거뒀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