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청춘> 간단평(스포있음)
김기덕 감독이 연출한 <맨발의 청춘>은 영화 자체도 그러했지만 신성일, 엄앵란이라는 세기의 커플이 탄생하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송혜교, 송중기 커플 정도 될까요?
건달인 두수(신성일)는 장물을 챙겨 이동하는 도중 다른 깡패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요안나(엄앵란)을 발견하고 도와주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장물 중에 시계 하나를 잃어버리고 말아 경찰에 잠정적인 타깃이 됩니다. 요안나는 그 사건이후로 두수를 맘에 두게 되고 유학마저 포기한 채 신분의 차이를 넘는 사랑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조직에선 요안나로 인해 위험해지는 두수에게 그녀와의 이별을 종용하고 요안나의 엄마도 두수와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며 훼방을 놓습니다.
한 손을 들고 한 발을 뛰며 '택시~'라는 너무나 유명한 장면이 이 영화에 등장합니다. 그만큼 60년이 다 되어가는 이 작품의 생명력은 어마합니다. 영화 자체가 훌륭해서 그 생명력이 오래 지속되는 작품들도 있지만 오롯이 배우의 힘으로 그것이 유지되는 작품도 많습니다. 마릴린 먼로의 작품들이 그러할 것이고 제임스 딘의 작품도 그러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좋은 배우들이 있어 왔지만 상징적인 '무비스타'라는 칭호에 신성일만큼 어울리는 배우도 없을 겁니다. 그 세대를 경험하지 못 한 저도 그의 작품들의 이름 몇 편은 들어봤습니다.
그의 출세작이라 할 수 있는 <맨발의 청춘>은 두 배우의 매력이 폭발하는 작품임과 동시에 60년대 서울의 모습과 더불어 아름다운 ost도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등의 좋은 클래식과 더불어 60년대 당시의 유행했던 디스코와 재즈도 흘러나옵니다. 이 음악들은 단순히 배경음악에 머무르지 않고 두수와 요안나의 캐릭터를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데 일조합니다. 두수의 방엔 레이 찰스와 마릴린 먼로의 사진이 붙어 있을 만큼 디테일한 표현도 해주고 있습니다.
얼핏 알고 있는 내용의 작품이었지만 엔딩이 이렇게 끝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60년대 일본영화의 격정적인 멜로드라마 엔딩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인지 현실에선 이 둘이 함께 하기로 했던 건 아닐까라는 아주 이상한(?) 상상을 해봅니다.
3년 전쯤에 돌아가신 신성일 배우는 비록 동시녹음의 시대로 들어오면서 쇠락하기 시작했지만 후시녹음 당시에 최고의 스타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뿐더러 한국 영화사에 반드시 기록되어야 할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유투브에 그의 많은 작품들이 게시되어 있는데 그 당시의 작품들을 좀 더 찾아봐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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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cine21.com/news/view/?mag_id=96707
https://www.kmdb.or.kr/history/contents/2221
원작 소설의 실사화된 일본영화의 시나리오를 번역, 번안해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래도 60년대 한국영화가 영화제작에 있어서 일본영화를 많이 도용했다는 건 사실이니;;
일본영화 느낌이 날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