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 영화는 좋았는데 불호 (스포)
영화는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지점을 영리하게 이용해 서스펜스를 만들어가는 작품입니다만 작품 내적으로 이 주연 커플에 공감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감독의 인터뷰 같은 걸 보면 이들이 피해자로 보이지 않기를, 관객이 이들에게 미안함을 느끼지 않도록하고 그들의 주변 인물이 악해보이지 않게 하는데 노력했다던데 노력이 과했던건지 저는 주변 인물들이 너무 불쌍했어요. 이들이 레즈비언 커플이어서가 아니라 자기들의 사랑의 공고함과 숭고함을 이유로 실질적인 피해를 주변에 너무 많이 끼칩니다. 숨겨야만했던 사회 편견과 압제에 맞서 싸워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거라고도 볼 수 있으나 오로지 자신들의 사랑만 가치를 지니는 유리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궁금해하지도 않는 인물에게 커밍아웃과 아웃팅을 동시에 한다던가 누명을 씌워 실직하게 만들거나 트라우마를 심어주며 가족간의 유대감을 깨부숴버린다거나(이 때 소품과 인물의 배치는 정말 멋졌어요).. 절대 저 커플의 지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심정
초반부 니나의 스토킹에 가까운 집념과 자기 집엔 침대 시트도 안갈고 냉장고 전원조차 안 킬 정도로 일상생활을 마도에게 의존하는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나중에는 그렇게 만든게 마도란게 느껴져서 (주변에선 상대방이 집착캐인줄 알지만 본인이 일부러 유도해서 집착 당하는 걸 즐기고 상대방은 그 기대를 충족시켜주려고 열심히 집착해주는 그런 캐릭터) 아 그래 둘이 열렬히 사랑하세요
니나가 읽어주는 베를린 공항의 부부 이야기가 이 둘의 해피엔딩이 되는 건 아닐까 의심되기도 하는, 오로지 둘만 행복하고 주변을 피폐하게 만드는 사랑이라 이들이 외곩으로 갈 수 밖에 없게 만든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그게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영화 내적으로 공감하지 못 한 것과 별개로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완성까지 7년을 들인만큼 세련되게 이 스릴러의 색채까지 띄는 사랑을 그려냅니다. 한정된 예산을 적극 활용한 암시와 은유의 풍경들은 회화적인 미감도 느껴졌고요.
70대의 두 배우가 다른 방식으로 내공을 드러내는 연기도 이 미친 사랑에 설득력을 실어줍니다.
제목 그대로 오로지 둘(Deux)만 존재하는 세계를 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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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 역의 마틴느 슈발리에는 크레딧에 코메디 프랑세즈가 같이 명기돼 있는데 17세기부터 이어진 프랑스 연극계의 자부심이자 자존심인만큼 정단원의 외부 활동에 대한 권고 사항이 따로 있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진짜 딸하고 아들하고 안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