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 간만에 너무 만족스러운 한국영화👍🏻 스포O
사실 요즘 한국영화에 흥미가 없어서 보더라도 재개봉 작들만 몇 개 챙겨보던지라 모가디슈도 별 감흥이 없었거든요? 근데 영화관에서 예고편을 보는데 뭔가 끌려서 익무 시사회 신청~ 당첨되서 미리 보고왔습니다 :-) 예고편 보고 이 영화 한 번 봐볼까? 란 생각을 한 제 자신에게 칭찬을 ㅋㅋㅋㅋ
류승완 감독님이 이번엔 진짜 신중하게 심혈을 기울여서 영화 만든 것 같아요. 영화가 끝나고 실존 인물 인터뷰 영상이나 사진 자료등을 쿠키로 쓰지 않는 점도 세심한 배려를 하신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이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천만영화 가능했을 것도 같아요. 영화에 적당히 재밌는 포인트들도 넣으셔서 너무 무겁지 않게, 그러면서 또 내전 상황이 시작되고는 진중하게 분위기 변화 잘 주신 것 같아요. 영화 마지막 장면이 특히나... 서로 비행기도 따로 내리고 내려서는 아는 척도 하지 않아야 되는 그 상황이 너무 씁쓸했어요. 뭔가 분명 해피엔딩이 맞는데 해피엔딩이 아닌 기분?
다들 어느 부분을 중점으로 보셨는진 모르겠지만 전 영화 보면서 내전 상황이 시작되고 외교관들의 대처들을 보는 재미가 나름 쏠쏠했던 것 같아요.
1. 깡으로 악으로 무장 경찰을 데려온 장면. 조인성의 연기가 여기서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예고편에도 나오는 것 같은데 "쏠 수 있으면 쏴보던가!" 이 장면 진짜 속으로 박수를 쳤네요.
2. 처음에는 들이는걸 반대했지만 결국 들이고 나서는 같이 살아나가기 위해 북한 외교관과 협상을 시도하는 장면. 뭐 특별한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밤에 두 외교관이 대화를 하는 것 뿐인데 묘한 긴장감도 있었고 저 상황의 긴박함도 느껴져서 좋았어요.
3. 각각 이탈리아, 이집트 대사관을 가서 남한과 북한을 챙기는 장면. 그렇게 남보다도 못하게 살아왔으면서 위급한 순간에 서로를 챙기는게 참... 뭔가 이 장면에서는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ㅠㅠ 남한이 이탈리아 대사관을 선택하는 이유가 참 대단하다 싶었어요. 저는 과연 그 순간에 저런걸 다 따질 수 있을까요?
4. 대사관에 가기 직전, 반군들의 총알을 막기 위해 책을 사용할 생각을 한 북한 외교관. 그 책이랑 옷으로 만든 모래 주머니 덕에 그래도 그 아수라장을 잘 나갔더라구요. 뭔가 괜찮은 방법 같으면서도 또 위험해보이기도 하고... 어쨌든 영화내에서는 이게 성공했으니~ ㅋㅋㅋㅋ
영화 내에서 무게감을 잘 잡아가며 끌어나간 김윤석과 허준호 배우님. 그래서인지 약간 날뛰는 캐릭터를 맡은 조인성과 구교환이 더 돋보이더라구요. 특히 구교환 배우님! 개인적으로 이번 모가디슈에서는 구교환 배우님이 제일 눈에 띄더라구요~ 반도때 처음 알게 된 배우인데 북한 역할도 잘 어울리네욬ㅋㅋㅋ
영화에서 당시 배경을 간결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고 잔인하거나 부모님과 보기 민망한 그런 장면 전혀 없으니 가족끼리 보기도 참 괜찮은 영화 같습니다. 너무 지루하지도 않고 진짜 여름 텐트풀 시기에 잘 맞는 영화에요👍🏻 이런 영화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익무~ 오늘도 감사합니다💖
구교환 배우가 점점 대작 영화들에서 자기 지분 챙겨가는 모습 보기 좋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