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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리카투] 90분 안에 펼쳐지는 인간의 탐욕과 광기

정체불명 정체불명
1731 12 6

01.png.jpg

 

용산 CGV에서 진행된 영화 잘리카투는 제 생에 첫 인도영화입니다. 좀처럼 인도 영화와 인연이 없기도 했지만, 발리우드의 과장된? 영상과 군무 장면들이 좀처럼 끌리지 않아서 약간의 거부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잘리카투를 인생 첫 인도영화로 뽑게 되었는데, 짧은 상영 시간과 함께 영화에 소재가 재밌을 것 같았고, 지금 아니면 볼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에 다가온 관람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면 잘리카투는 웃음을 기대하고 갔다가 엄청난 광기를 보고 넋을 잃게 만든 영화입니다.

 

내용은 크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인도의 한 마을에 물소 한 마리가 탈출하면서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자 마을 사람들이 들소 잡기에 나서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을 자체가 특별한 것도 없고, 마을 사람들은 그저 어수선하고,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를 암시하듯 여러 사람의 일상을 짧게 편집하여 보여주는 오프닝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반대로 소가 탈출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비출 때는 롱 테이크를 적용해 화면에 집중하게 하면서 몰입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이질적이지 않고 상당히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지요. 여기에 한 화면에 마을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잡아서 상당히 정신없고 많은 대사가 오고 가는데, 정말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워낙 사운드가 빈틈이 느껴지질 않기에 현장감이 상당하고 이는 후반부 소를 잡는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합니다.

 

03.jpg

 

기술적인 부분도 좋지만 사실 잘리카투의 진가는 후반부에 있습니다. 바로 소를 잡는 과정입니다. 관객은 이 과정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즐거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더욱이 초반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동원되어 물소 한 마리 못 잡는 허당들로 가득한 상황이 연출 되다 보니 본격적인 코미디가 시작되겠구나!’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후반부는 말 그대로 광기 그 자체입니다. 앞서 어수선한 마을 분위기, 정신없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알 수 있는 건 마을에는 질서가 없습니다. 그나마 균형을 맞춰줄 경찰 자체도 행정적인 문제를 거론하며 부상자가 나오는 상황임에도 사실상 방관하고 있고, 마을 사람들 역시 서로의 신뢰보다는 자기만 아는 사람들로 가득하지요. 그리고 이런 문제에 불을 지피는 것이 바로 소가 탈출하면서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할 것 같던 물소 잡기가 점차 서로의 갈등과 탐욕, 이기심을 표출하게 되면서 사람들의 완전히 바꿔놓기 시작합니다.

 

 02.jpg

 

여기서 가장 인상 깊은 건 물소를 잡기 위해 보여주는 마을 사람들의 탐욕과 광기입니다. 물소는 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재료입니다. 앞서 오프닝은 사람들이 물소고기를 소비하는 과정이고, 그것이 일상 그 자체이고, 물소가 탈출한 것도 도축되기 전에 탈출한 것 이지요.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일상들이 물소고기가 없어서 불편하다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그 모든 상황이 폭발하면서 물소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는 사람들은 쇼핑몰 세일현장의 인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무시무시한 탐욕과 광기를 보여줍니다. 서로가 물소를 소유하기 위해 주먹질을 하고, 숨어있던 서로의 악감정을 표출하고, 어둠 속에서 횃불을 들고 물소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은 분명 정상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특히 횃불을 들고 추격하는 장면을 풀샷으로 보여줄 때 소름마저 돋지요. 그리고 마지막 물소를 잡기 위해 사람들이 덮치는 장면은 광기의 결정체입니다. 한 마리의 소를 소유하기 위해 보여주는 서로를 짓밟는 말 그대로 미친 사람들의 모습을 연출하며 섬뜩함을 전달합니다. 규모와 스케일에서도 그 절정을 달립니다.

 

잘리카투는 9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인간의 탐욕과 광기를 재치 있고, 강력하게 풀어내며 상당한 충격을 주는 영화입니다. 특히 마지막 엔딩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가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았는데 이런 충격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스토리가 굉장히 친절한 영화는 아닙니다. 그리고 인도어, 인도문화를 잘 모르면 쉽게 적응하기도 어렵기도 하지요. 하지만 잘리카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무서운 흡입력 보여주며,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무너진 사람들의 광기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가감하게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저 유머게시판에 짤방 몇 개와 인도영화 맨날 춤추는 거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 드립니다. 이 영화는 끝내줍니다.

   

04.jpg

 

PS1 : 엔딩에서 물소가 가진 의미를 직접적 또는 은유적으로 알려줍니다. 오히려 없었다면 사람들의 추한 부분이 더 돋보이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PS2 : 중반 닭을 잡는 장면이 모자이크되어있습니다. 워낙 직접적으로 촬영되어서 이해는 되지만, 물소 잡으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과 안쓰러운 물소를 보고 있으면... 좀 아쉬웠습니다.

 

PS3 : 인도영화기는 하지만 정확히는 우리가 아는 발리우드 영화는 아닙니다. 발리우드 외 인도영화시장에서 큰 축인 말라얄람어권과 타밀어권영화 중 케랄라 지역을 기반으로 한 말라얄람어권 영화라고 하네요. (출처 : 익스트림무비 등불님 잘리카투 소개)

 

정체불명 정체불명
33 Lv. 165202/1900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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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발리우드 특유의 단체로 군무하면서 노래부르고 그런거 등장하나요..? 저도 그런건 거부감있어서
댓글
02:01
21.07.27.
profile image
안혐오스런마츠코
단체 군무? 라고 한다면 비스무리한게 있지만 생각하시는 그런 건 아니고,
춤추고 노래하는 건 없으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댓글
02:04
21.07.27.
profile image 3등

스틸만 봐도 에너지가 넘치겠네요.

댓글
08:52
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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