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리카투> 후기 – 주목할 만한 5가지 그리고 개인적 해석 (스포0)
<잘리카투>에 대한 정보 없이 보신분들은 아마 말그대로 액션물 '물소와의 추격전'을 기대하고 오셨을 겁니다. 그러나 <잘리카투>는 흔히 아는 상업적 액션영화는 아닙니다. 영화관을 나가면서 많은 분들이 이게 무슨 내용이냐. 어지럽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보기에 따라 루즈한 부분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철학적 이야기를 잘 녹여낸 상업적 요소를 일부 차용한, 세련된 예술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잘리카투>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연출적 미(美)와 사운드의 활용 그리고 영화를 전개해 나가는 힘과 의미를 표현하는 방식의 차별화입니다.
1. 연출적 미(美)와 세련된 표현
- 클로즈업을 통해 벌레와 고기 등을 비추며 이질적인 느낌을 주며 강렬하게 영화가 시작됩니다.
- 둥둥 둥둥 소리에 맞게 짧게 짧게 화면을 전환하여 긴장감을 유발해 초반에 극을 휘어잡습니다.
- 집안의 전구, 손전등의 라이트 등 빛과 어둠의 대비를 활용하여 인물들의 행위에 주목하게 합니다.
- 카메라를 마치 군중 1처럼 설정하여, 군중 속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관객이 군중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 짧은 호흡의 장면과 긴 롱테이크 촬영의 혼용으로 극의 몰입도를 상승 시키고 세련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사운드의 활용
- 사운드 스케일이 어마어마 합니다.
- 인물들의 대화소리는 상대적으로 작게, 배경과 BGM은 크게 하여 자연과 인간의 대비효과를 준 것 같습니다.
- 둥둥 둥둥 반복적인 소리의 차용과 더불어 원시인들이 낼 법한 소리를 섞어 사람이 짐승인지, 소가 짐승인지 구분을 어렵게 합니다. 이 부분이 영화의 의미를 확대시킵니다.
3. 확장되는 개념의 차용
한 마을에서 해결하지 못하자, 다른 마을의 사람들도 부르고, 점차 인원과 스케일이 확장됩니다.
- 인물들이 화가 나있는 게 디폴트값입니다. 아내와 다투고, 마을 주민과 다투고, 옆 마을 사람들과 다툽니다. 그 화와 욕망마저 확장됩니다.
- 그 압도적인 수의 군중들의 광기를 일으키며 소가 죽은 곳을 향해 달려드는 마지막 씬이 관객들을 압도합니다. 이 부분이 바로 감독의 주제의식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 개인적 욕망이 집단적 욕망 전체로 확장되고, 부분이 전체가 됩니다. 즉,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가 되는, 한 마리의 짐승이 되고야 마는 장면을 잘 담아냈습니다.
4. 인도라는 국가적 특성과 인도 남부지역 그리고 종교의 활용
- 힌두교가 많은 인도에서 소는 신성시됩니다. 그러나 극중 배경이 되는 인도 남부는 기독교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 여기서 딜레마가 생깁니다. 소를 추격하며 죽이려고 애를 씁니다. 이는 힌두교적으로는 신성시 여기는 소를 죽이는 행위로, 기독교적으로는 소를 죽여 그 고기를 서로 탐하려는, 죄를 짓는 인간으로 의미가 전달됩니다.
- 인도 자국민들에게는 의미가 더욱 전달이 잘 되었을 듯 합니다.
5. <잘리카투>의 질문
- 과연 누가 짐승인가. 소가 짐승인가 욕망에 잠식된 인간들이 짐승인가.
아쉬운점으로는 속도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극중 인물들은 뛰어다니지만 영화는 제자리인 느낌, 나아가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에게 중요한 개연성이라는 부분이 완전히 납득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괜찮게 봤지만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집단적으로 광기를 일으키는 듯한, 좀비 같이 나타나는 듯한 부분에서의 표현방식이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예술영화에 가까워서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감독의 연출적 세련됨과 사운드의 효과적 활용, 마지막 씬 만으로 좋은 영감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간 군상들의 욕망과 잠식이라는 주제를 “누가 짐승인가.”라는 질문으로 잘 승화해낸 작품 <잘리카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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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우리한 흔히 이는 노래 부르고 춤추는 류의 영화에서 시각적, 청각적, 가치적으로 독특한 영화였네요!
수백명이 몰려도 물소하나 제압을 못하죠 ㅎㅎ
후기 잘 봤습니다.^^
저는 그 클로즈업으로 감독의 연출적 방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부러 과도하게 사용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