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추억
초등학교 4학년 봄 마지막 때인가 초 여름인가..
제 옆 집으로 이사온 남자애가 있었어요.
그 집 어머니가 저랑 남자애 손 잡게 해주시면서 등교 첫날이라 애 학교 좀 데리고 가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ㅋㅋㅋ
전 그 당시 저희 어머니가 매번 2살 터울 남동생 밥 좀 챙기라 하셔서
이런 일만 있으면 나이가 몇인데 혼자 못하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ㅋㅋ
성인이 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 나이때 아이들 그냥 두기에는 불안하다 생각하실만 하더라고요.
여튼 저는 그 아주머니가 저희를 못 보실 때 잡았던 손을 빼고 뒤쫓아오라고 ㅋㅋㅋ 하면서 그렇게 학교 갔던 기억이 있네요.
제가 남동생 잘 안 놀아주니 남동생이 매번 옆 집 남자애 집에 가서 놀았어요.
그 남자애도 언니 오빠랑 20살 정도 터울이 너무 많이 차이나는 막둥이라 저희 남동생이랑 잘 놀더라고요.
저도 남동생 데리러 그 집 가다가 같이 놀기도 했고 같은 반이라 어느 정도 그 남자애랑 안면 트고 말하고 지냈어요.
초등학교 4학년 겨울인가 5학년 겨울인가 눈이 오려고 많이 흐린 날에
하교하고 집에 오는데 제 집 앞에 그 남자애랑 남자애 친구가 있었어요.
그 남자애 친구가 "야 얘가 짝꿍 정할때 네 이름 세번째로 적었다" 이러더라고요.
초등학교 선생님이 짝꿍 정해줄 때 원하는 이성 이름 1,2,3순위 적으라고 했거든요.
그때 당시 뭔가 민망해서 애들 대부분 1,2,3순위를 반장, 부반장, 학급위원 이렇게 적었어요.
저는 1순위도 아니고 3순위 적어서 어쩌라는거야 어이가 없어서 "어. 그래" 이러고 집에 왔어요 ㅋㅋㅋㅋ
애랑 같이 옆집에 지냈던 만큼 추억이 꽤 있는데 길어지니 저 영화표에 대한 것만 말해보자면...
저희 어머니가 털 있는 짐승 집에서 키우는거 아니다! 라는 시골적 마인드가 강하세요.
애완동물 좋아하시지만 무조건 마당에서 키워야 한다는 주의시거든요.
저희 집은 주택이긴 했으나 그 당시 마당이 없었어요.
그래서 아침 6시에 매번 나가서 동네 강아지들 한 번 씩 들여다보는게 제 일과였어요 ㅋㅋㅋㅋ
중학교 1학년때, 하교하고 집에 오는데
저희 집 근처에 있는 고등학교 길목에 흰색 백구가 목 줄이 메여져 있었어요.
강아지가 웃으면서 꼬리를 흔들더라고요.
아.. 애도 내가 반갑구나...! 싶어서 백구야~ 이러면서 다가가는 순간!!
백구가 제 무릎을 ^^... 아주 맛나게 씹었어요.
그 때 당시 저는 교복 치마를 입고 있어서 훤히 들어난 무릎은 무방비하게 백구 이빨에 뜯겼고
저는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백구한테 빠져나오지를 못하겠는거에요.
너무 겁에 질릴 때는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더라고요.
물릴 당시 악! 소리 한 번 냈을 뿐 그 다음에는 도와달라 말이 안 나왔어요.
2시? 3시? 정도 되는 시간이었고, 작은 공원이 있는 길목이라 사람이 있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어디서 그 남자애가 튀어나와서 그 강아지한테서 제 무릎을 빼주더라고요.
저는 다쳤다는 사실보다 '이 걸 엄마가 알면 난 죽는다..!' 라는 공포감에
걔한테 너 절대 우리 엄마한테 이거 말하지 말아라! 신신당부를 했죠. ㅋㅋㅋㅋㅋㅋ
걔가 자기 집에서 소독약, 연고, 붕대를 가지고 나와줘서 제가 제 나름 응급처치를 했어요.
저는 어떻게 하면 다 나을 때까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숨길 수 있을까 엄청 짱구를 굴렸죠 ㅋㅋㅋ....
옆에서 그 남자애가 너희 엄마에게 사실대로 말하자 안 혼내실거야 계속 저를 설득시키는거에요.
저는 절대 안 된다 넌 우리 엄마를 모른다 ㅋㅋㅋㅋ 이러고 ㅋㅋㅋㅋ
저도 그때 진짜 어렸던 거 같아요.
그 남자애가 도저히 안 되겠는지 벌떡 일어나서 '내가 너희 엄마에게 잘 말할게!' 이러면서 제 집으로 척척 가더라고요.
전 야!!! 안돼!!!! 이러면서 막으려고 했는데 다리가 아파서 일어서지 못하고 손만 버둥버둥 ㅋㅋㅋㅋ
진짜 고마운 애인데 그때 당시 저 놈 때문에 나 죽겠구나 ㅋㅋㅋㅋㅋ 싶었어요.
결국 엄마랑 택시 타고 병원 가서 노랑색 액체의 광견병 주사 맞고 ㅋㅋㅋ...
걔가 뭐라고 했는지 엄마는 생각보다(?) 절 많이 혼내지 않고(등짝은 맞았습니다...) 잘 넘어갔어요.
아직도 백구가 문 상처가 있긴 한데 많이 아물어서 가까이 봐야지만 보이긴 해요.
저 때 저 남자애의 공(?)을 부모님이 높게 치하하여 ㅋㅋㅋㅋ...
걔네 부모님 집에 감사 인사도 드리고, 저, 남동생, 남자애 같이 영화도 보라고 예매도 해주시더라고요.
저는 옆 집 남자애랑 영화를 봐야 된다는 상황이 너무 오그라들어서 안 보겠다 했는데
굳이... 크리스마스에 ㅋㅋㅋ.... 아버지가 그 친구를 데리고 영화를 보여 주셨습니다.
그 때 당시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데 남동생이 같이 가려다가 못 간다 해서 다른 어른이 함께 가려고 어른 표 끊었는데
다시 남동생이 같이 가게 된 거 같아요.
그 때 당시 영화 보면서 걔가 우리 가족 사이에 끼는게 안 불편할까 싶어서 슬쩍 옆을 봤는데 다행이도 영화에 잘 집중하더라고요.
그 애가 딱 이런 장르를 좋아해서 좋아할 거 같긴 했어요.
중3때 다른 곳으로 이사와서 걔 소식은 잘 모르지만 역사 관련 일 했으면 좋겠더라고요. 그 때 당시 걔가 어마어마한 역사 덕후였습니다 ㅋㅋ
브로드웨이 시네마는 찾아보니 롯데시네마에게 인수 된 거 같더라고요.
영화 추억 이벤트 참여할 게 없다 생각했는데 오늘 업무하다가 걔랑 이름 비슷한 사람을 봐서 이 추억이 급 떠올랐네요. ㅋㅋㅋ
어렸을 때 처음 극장 가서 재밌게 본 영화는 평생 기억에 남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