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되새겨보는 각종 극장 관련 에피소드
이벤트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쓰는군요.
사실 극장 관련 썰은 뭐 풀게 많기도 한데, 또 막상 풀어보면 별거 아닌 경우가 꽤 있었어서...
그냥 묶어서 요리조리 써볼까 합니다ㅋㅋ
(이전에 썼던 것들을 다시금 되돌아볼 겸 해서ㅎㅎ)
1.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그 아찔한 기억 (feat. CGV 울산삼산)
제가 익무에 가입하고 처음으로 글을 쪘던 일이네요.
무려 7년 전, 저는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아맥 HFR 버전을 보기 위해 울산 당일치기 원정에 나섰습니다.
(이 땐 부율문제로 서울지역 CGV, 롯데시네마에선 호빗을 상영하지 않았습니다...)
버스에서 4시간 반을 버티고 도착한 울산삼산점은 당시 국내 최대규모의 아맥 스크린을 보유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크기에 압도되었었지요.
(대충 파노라마로 찍어본 사진)
자리에 앉아 3D 안경을 쓰고 영화를 관람하려는 찰나,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아맥 영상이 나올 때쯤 영사실에서 영상을 껐습니다.
그렇습니다. 영사사고지요.
다시 영상이 시작되었지만 또다시 영상이 꺼지고, 상영관의 불이 켜지더니 (매니저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들어와서 뭐라뭐라 말을 했습니다.
근데 마이크를 쓴 것도 아니고, 대부분 사람들은 거의 맨 뒷좌석에 앉아있었어서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는거예요.
결국 영화가 틀어지긴 했는데, 너무 짜증이 나더라고요.
가뜩이나 전 [호빗 : 뜻밖의 여정]을 왕아맥에서 볼 당시에 오디오 싱크가 맞지 않는 끔찍한 경험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었죠.
거의 심야시간대에 했던 영화라 끝나고 나오니 직원이 없어 따질 곳도 없더군요 (황당)
(그 때 등기로 받은 아맥관람권 봉투)
결국 첫차를 타고 서울에 와서 울산삼산점에 연락을 해서 항의를 했습니다.
대략 제가 CGV 부율문제 때문에 영화를 내가 사는 서울에서 못보고 울산까지 갔더니 이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설명이라도 제대로 해주던가 뭐냐 이런 내용의 항의였어요.
그랬더니 아맥 관람권 2장을 보내줬습니다 (제가 그 때 지인이랑 본 거라 2장을 예매했기 때문인 듯)
거기까진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영화를 본 게 12월 말이었거든요? 관람권 사용기간이 2월까지였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그 때까지 개봉한 아맥 영화가 [엔더스 게임]하고 [로보캅]이 전부였을 거예요. 그래서 아마 예매대행해줬나 그랬을 겁니다.
워낙 오래된 일이라 기억은 잘 안 나네요.
2. [다크 나이트 라이즈], 짜릿하고도 섬짓한 기억
2012년 여름에 백만년만에 미국을 방문했었습니다(그리고 지금까지 미국 근처도 못 가보고 있는....ㅠㅠ)
여름에 갔었던 터라 미국의 여름시즌 블록버스터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였지요.
(출국 전 이미 한국에서 개봉했던 [어벤저스]나 [프로메테우스] 같은 작품들은 미국에선 당연히 건너뛰었죠)
(당시 극장에 입고갔던 [다크 나이트 라이즈] 티셔츠)
그 때 저의 최고 기대작은 역시 [다크 나이트 라이즈]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전의 두 작품보다는 떨어지는 퀄리티의 작품이었지만, 트릴로지를 마무리짓는 데엔 적절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해요.
아무튼 개봉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 드디어 전야 시사를 가게 되었더랬습니다+_+
동네 극장이었는데도 리들러 코스프레를 하고 온 사람이 있을 정도로 다들 진심이었어요ㅋㅋ
(그리고 예고편 때마다 리액션 해주는 양덕들...ㅋㅋㅋ)
그 때 예고편으로 [본 레거시]랑 [호빗 : 뜻밖의 여정]하고 [맨 오브 스틸]이 나왔는데, [본 레거시] 예고편 끝부분에 누군가 야유를 해서 모두 빵터진 기억이ㅋㅋ
(지정좌석제가 아니어서 신기했던 당시 티켓)
아무튼 영화가 끝난 뒤 모두가 기립박수를 치며 열광했습니다. 저도 그 땐 진심모드였으니까 환호했지요.
돌아가서도 여운이 가시질 않더라고요ㅎㅎ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더니 한국에서 부모님으로부터 다급하게 연락이 왔습니다.
갑자기 연락이 와서 왜 그러시냐고 물어봤더니 너 괜찮냐고 하시는거예요. 뭐지 싶었습니다.
마침 TV가 틀어져 있고 뉴스가 나오는데, 같은 시각 오로라에서 총기 난사 사고가 벌어진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LA 근방이었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지역이었던 거지만, 그 순간 소름이 돋더라고요.
그래서라기엔 좀 비약이긴 해도, 그 뒤로 미국에 있는동안 극장을 잘 안 찾게 되더군요.
3. MCU 릴레이 상영회, 홍철없는 홍철팀
짤막한 이야기긴 한데, 2016년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개봉 즈음 각 극장별로 MCU 마라톤 상영회를 진행했습니다.
그 중 CGV는 무려 [어벤저스]를 아맥으로 틀어주는 걸로 되어있었어요. 캡짱-어벤저스-윈터솔저-AoU-시빌워로 이어지는 환상의 라인업!
그래서 (구) 용아맥으로 예매에 성공해서 동생을 데려갔었습니다.
저는 제일 좋아하는 캡짱 1편을 극장에서 보지 못했어서 그걸 극장에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어요.
근데 문제는 모두가 기대한 [어벤저스]를 영상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상영을 취소한겁니다!!
(상영회 예매한 모든 이들에게 지급된 노트와 포토티켓. 당연하게도 왼쪽 건 제가 뽑은거고, 다 끝나고 나서 폰케이스가 추가되긴 했습니다)
그 때 정말 분위기 살벌했습니다.
막 우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월차나 연차 내고 온 직장인들도 적지 않아보였는데, 다른 극장에선 안 하는 어벤저스를 안 틀어주다니...
그래서 용산CGV 측은 아맥관람권을 지급해준다고 하다가, 결국에는 영화를 보지 않겠다는 사람들에 한해서 환불해주는 걸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 모든 인원 전액 환불 + 아맥관람권 지급으로 결론났습니다. 환불받았어도 영화는 볼 수 있었고요.
물론 [시빌 워]를 관람하면서 그 찝찝함이 어느정도 해소되긴 했습니다만, 아직도 [어벤저스]를 다시 볼 기회가 날아간 건 아쉬워요.
Zeratulish
추천인 1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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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렇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