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도착한 직구 블루레이들 (고어주의, 19금, 퀴어테마 포함)

요즘 해외에서는 리마스터링되어 블루레이로 나오는

빈티지 B급 장르물이나 실험적인 아트하우스 작품들이

참 많아서 일일이 따라갈수가 없을 정도인데요

제가 이런 블루레이를 구매할때 애용하는 곳 중 하나가

비네거 신드롬 (Vinegar Syndrome) 이라는 사이트에요

이곳에서는 저번달에 세일을 해서 

관세를 물지 않는 200달러 이내의 범위에서

마음껏 쇼핑을 해봤습니다

그러면 그 중 몇편을 소개해볼께요

1. 와일드 보이스

프랑스 감독 베르트랑 만디코의 2018년 작품인

《와일드 보이스》는 네이키드 런치의 저자인

작가 윌리엄 버로즈의 동명 소설에 기반한 실험적인

퀴어 팬터지 영화인데요 

그 해 카이에 뒤 시네마에 의해 2018년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건 여기 나오는 "소년"들은 전부 성인

여배우들이 남장을 하고 연기를 한다는 거에요

심지어 그룹섹스 장면에서도 여배우들이 인조 남근을

단 채로 성행위 연기를 합니다

영화 전체가 약빤 듯한 환각적 영상의 연속이고 

(예를 들면 소년들이 탄 배의 선장은 인간의 얼굴을

한 사자) 퓨처리스틱한 신디사이저 음악 속에서 

게이 섹스가 펼쳐지는 작품입니다

이 블루레이는 북미 릴리즈인 관계로 프랑스 영화지만

다행히 영어 자막이 나옵니다 

2. 드라큘라 백작의 위대한 사랑

제목만 보고 뱀파이어가 나오는 로코라고 착각하면 

안되는.. 음습 기괴한 1970년대 유로 호러 작품입니다

왼편의 슬립커버에 등장한 드라큘라역 배우를 알아보는 분도

계실텐데요 한때 스페인의 호러 영화를 대표했던 

폴 나쉬 (본명 후아신토 몰리나 알바레즈) 입니다

대충 구글 검색만 해봐도 폴 나쉬는 굉장히 

다양한 배역에 나왔음을 알 수 있는데요

드라큘라 뿐만 아니라 늑대인간, 프랑켄슈타인 몬스터,

미라 등 고전적인 고딕호러 빌런에서부터

노트르담의 꼽추와 같은 역까지 망라하고 있네요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스페인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에게 메달까지 수여받은 인물입니다

요즘 뱀파이어는 좀 낭만화된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속에서는 아주 소름끼치게 나옵니다

크리스토퍼 리의 드라큘라와는 또다른 기괴함이 있네요

3. 흙먼지에 깃든 욕정

1980년대 B급 코믹 에로 퀴어 서부극입니다

맨 오른편의 통통한 배우는 컬트영화 팬이라면 당장에

알아보실, 존 워터스 감독의 《핑크 플라밍고》에 나왔던 

드랙 퀸 배우인 디바인 (Divine) 입니다 

(디바인, 본명 해리스 글렌 밀스테드, 의 맨얼굴)

디바인은 트랜스젠더는 아니었고 남성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한 채 여장을 즐겼던 드랙 퀸이었죠

이 작품에서는 그가 서부시대의 황야를 누비며

섹스에 굶주린 거친 사내들을 유혹한다는 줄거리입니다

물론 그의 풍만한 몸매를 소재로 한 저질 개그도

빠질 수 없죠 ㅎ

4. 머더 웨폰

슬립커버에 나온 아트워크부터 "나는 B급이에요"

하고 부르짖죠? ㅎ

여주로 나온 배우 리니어 퀴글리는 1980~1990년대 미국의

B급 호러의 여왕 또는 "스크림 퀸"가운데 한명이었던 

인물로 아마도 일반 관객에게는 댄 오바넌 감독의 

《리턴 오브 더 리빙 데드》(한국 출시제목 "바탈리언") 로

제일 알려진 배우인 것 같습니다 

(《리턴 오브 더 리빙 데드》또는 "바탈리언"에 출연한 리니어 퀴글리)

그나저나 이《머더 웨폰》은 B급 기준으로도

굉장히  못 만든 영화에요 

예를들면 첫 장면부터 영화 문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두 개의 다른 장소에 있는 여주를 보여주는데

관객은 한참이 지나서야 그 중 하나가 

플래시백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런 엉성함이 영화 전체에 걸쳐 반복된다고

상상해보세요 ㅎ 병맛을 넘어 기괴하거나

초현실적으로 느껴지게 되죠 

제가 B급에 열중하는 첫째 이유는

이런 재미가 있어서에요 

그러면 흥미로운 작품을 발견하면

또 올리겠습니다!

B급이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