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이제껏 살아온 날들보다 점점 적어지고 있는 모모코는, 남편을 얼마 전 여의고 자식들과도 소원해지면서 주로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요. 때로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며 눈물 짓기도 하고, 멍한채 우두커니 앉아 그저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요.
마치 <루카>에서 부정적인 말을 일삼는 머릿속 브루노처럼, 모모코에게는 그녀를 부추겨 과거로 이끌고 외로움에 주저앉히는 세 명의 귀여운 요괴(?)가 등장합니다. 그렇지만 모모코는 그들의 꾐에 그저 넘어가지 않아요. 되려, 종국엔 그들을 벗 삼아 흥겹게 놀 줄 압니다.
정현종의 '방문객'에서,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라고 합니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오기 때문'이고,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라구요. 모모코의 일생을 일견 들여다 보면, 외롭고 힘들고 후회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 우주의 역사만큼이나 깊고 길며 복잡한 한 인간의 삶을 어찌 단정지을 수 있을까요. 지금은 힘없이 구부정하고 수 많은 약에 의지해 살지만, 모모코도 한때는 세상을 다 가진듯 빛날 때가 있었지요.
현재가 초라해진 사람은 자신이 가지 못한 길에 대해 아쉬움과 후회를 합니다.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의 인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며 지금의 나에게 화를 내지요. 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 그리고 또 그만큼의 행복한 순간들도 주어졌을 거에요.
그렇다면 지금의 나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건 어떨까요. 매일매일을 그저 한탄과 후회로 허비하기 보다는, 매일매일이 조금씩 다르고 조금씩 새로울 수 있도록 변화를 주어야하지 않을까요. 이 세명의 요괴들과 노니면서 세상 멋진 모습으로 변해가는거에요. 앞으로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가보는 거죠 ^^
(익무의 고마운 초대로 감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