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른 상반기 결산! (한국&해외)
2021년도 벌써 절반이 흘러가네요.
상반기 결산 이라고 하기에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이렇게 결산을 빨리 하는 이유는
다음 주에 제가 극장을 못 가기 때문.....
결산방식은 순위제이며 한국영화와 해외영화를 구분합니다!
한국영화는 5편, 해외영화는 10편이며 올해 개봉작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 해외영화
10위. 아이카(★★★☆)
모스크바의 <로제타>라고 할 수 있을 법한 작품입니다. 춥고 추운 도시에서 살아가는 중앙아시아 이민 여성의 삶이 극도의 리얼리즘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보는 동안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꼭 보아내야만 하는 윤리를 저에게 작동시킨 작품입니다.
9위. 맬컴과 마리(★★★☆)
이 영화를 우디 앨런의 영화처럼 가볍게 감상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작품에서 보였던 공허한 실존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8위. 리틀 조(★★★☆)
독특한 설정, 무감정한 캐릭터들, 모호한 의미. 분명한 해석으로 떨어지지 않는 영화이지만, 관객에게 최면을 거는 듯한 기이한 분위기는 내면에 어떤 섬뜩함을 남깁니다. 그것을 탐구하는 것은 오로지 관객의 몫이죠.
7위. 강호아녀(★★★★)
익무에서도 호불호가 나뉘었습니다만, 저는 이 영화가 지아장커 작품세계의 통합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네오리얼리즘과 느와르 영화, 이 둘을 미학적으로 절묘하게 결합한 영화로써 말이죠.
6위. 쿠오바디스, 아이다(★★★★)
스레브레니차 학살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실제 사건에 대한 감독의 격렬한 감정들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마음을 강렬하게 뒤흔듭니다. 여성의 시선으로 전쟁의 참상을 바라보고 인간의 존엄성을 되짚으며 국제사회의 역할에 대해 강한 어조로 질문하는 작품입니다.
5위. 레 미제라블(★★★★)
아마 현대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사회 계급 문제를 추적하는 듯한 카메라는 바로 그곳에 자생하고 있는 분노와 증오의 현장을 고스란히 목격합니다. 현대사회에서 혐오와 분노, 증오가 공공연시되는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강렬한 영화죠. 그리고 무엇보다 엔딩의 여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복합적이고 묵직합니다.
4위. 미나리(★★★★)
한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이렇게 생명력 넘치게 담아낼 줄은 몰랐습니다. 참으로 처절한 이야기이지만 가족에 대한 공동체를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 속깊은 위로를 남기는 데다가,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미국에 대한 여러 이야깃거리로 퍼져나가는 영화였습니다.
3위. 소울(★★★★☆)
어쩌면 픽사가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위로.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이야기를 100분 안에 담아내는 상상력과 드라마 구성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픽사에서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네요.
2위. 스파이의 아내(★★★★☆)
올해 본 개봉 영화 중 가장 기묘한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면 갈 수록 오히려 더욱 알 수 없는 이야기... 영화에서 진실을 보여주지만 그것이 한편으로 진실이 아닌 양가성... 이 영화가 주는 낯선 에너지는 이전에 거의 느껴본 적이 없었습니다. 허구와 진실을 두고 이렇게 관객과 제대로 게임을 벌이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기도 하네요.
1. 노매드랜드(★★★★★)
테렌스 맬릭의 영화처럼 영적인 풍광을 통해서 삶에 대한 경건한 자세로 내면을 깊게 어루만지는 작품이자, 노매드들의 삶의 가치관을 통해 현재의 미국을 반추하는 작품. 새롭다고 평가될 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이 영화가 내미는 깊은 위로의 손길을 온전히 거부하기 힘들었습니다.
- 아쉽게 순위에 들지 못한 영화(차등순)
더 파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미스터 존스
3개의 얼굴들
루카
그녀의 조각들
크루엘라
- 한국영화
5위. 세자매(★★★)
배우들의 하모니가 눈부시게 빛을 발하는 작품이죠. 이야기의 공감대를 폭넓히는 배우들의 최고치 능력에 감탄했습니다.
4위. 자산어보(★★★)
이상적인 세상을 향한 인간의 마음을, 풍경을 벗삼아 정갈한 수묵화로 그린 듯한 작품이었습니다.
3위. 빛과 철(★★★☆)
한국독립영화도 어느 정도 비슷한 면모가 보이는 지금 즈음에, 그 중 이 영화는 단연 눈에 띕니다. 아쉬가르 파르하디 영화가 떠오르기는 하지만, 각자가 믿는 진실로 숨어버린 사람들의 비극적인 초상을 매우 잘 그려냈다고 생각합니다. 그 초상은 우리들의 거울이 될 수도 있겠죠.
2위. 인트로덕션(★★★★)
홍상수 영화 중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나 <강변 호텔>보다 더요. 너무나 명쾌해 보이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그 순간의 감정만으로도 아름다운 쇼트들이 이어집니다. 따뜻한 포옹과 쓸쓸한 멀어짐에 대한 정물화라 할 만해요.
1위. 휴가(★★★★)
이 영화를 결산에 넣을지 고민을 했습니다. 상반기에 개봉한 것은 아니고 10월 개봉 예정인 작품이거든요. 특별전으로 조금 빨리 보게 되었는데, 올해 본 한국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기도 해서 순위에 넣었습니다.
파업 노동자의 삶을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준 작품입니다. 영화에서 '파업 휴가'(파업을 잠시 쉬는 것)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모순적인 표현 안에 그가 겪는 삶의 고충들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는 듯합니다. 파업 노동자의 굳센 의지 뒤에 가져진 낮은 흐느낌이 영화 내내 들려오는 듯한데, 조용하지만 한편으로 마음을 강렬하게 뒤흔들었던 작품입니다.
- 아쉽게 순위에 들지 못한 영화(무순)
혼자 사는 사람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아이
추천인 7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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