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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원작인 영화' 거장이 꾼 꿈

놀스 놀스
6074 2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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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아키라의 1990년작 <꿈 Dreams>입니다. 일본 영화의 20세기를 대표하는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의 경력 후반기를 장식한 주요 작품입니다.

영화는 옴니버스 형식이며 꿈에 관한 8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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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일본 영화사는 물론 세계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인 구로사와 아키라의 꿈이 담긴 영화입니다. 단지 비유가 아닌 문자 그대로 그렇지요. 왜냐하면 이 작품의 이야기들은 모두 그가 실제로 꾼 꿈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그의 유작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의 실질적인 유작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작품이 구로사와 아키라라는 노거장의 마지막 불꽃 같은 영화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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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것이 가진 비일관적인 특성답게 영화의 에피소드는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년기의 추억과 환상부터 시작해 전쟁 ,환경 파괴, 방사능의 공포 등 사적이고도 사회적인 여러 주제가 다뤄집니다. 구로사와가 꾼 꿈, 또 그를 영화라는 형식으로 담아낸 결과물을 통해서 그가 천착했던 다양한 관심사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렇듯 영화는 꿈이라는 키워드 말곤 전체 에피소드를 아우르는 단 하나의 가시적인 소재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몇 가지 묶어서 볼 수 있는 흐름과 덩어리는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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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영화의 한켠엔 그의 내면 세계를 이루었던 것들, 정서적 자양분 혹은 어린 시절의 원체험 같은 것을 담은 에피소드들이 있습니다. 노스탤지어의 정서가 짙은 에피소드들이죠. 첫 번째 에피소드인, 한 소년이 여우비가 오는 날 여우들의 결혼식을 목격하는 이야기를 환상적인 이미지로 구현한 에피소드에서 그런 점이 잘 드러납니다. 또한 미술관에서 고흐의 그림을 감상하던 화가가 그림 속으로 들어가 고흐와 직접 조우한다는 기발한 에피소드에서는 그가 존경했던 예술가에 대한 헌정과 예술을 향한 그의 애정이 녹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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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한편 일련의 에피소드에서는 노인이 된 거장이 세상을 바라보는 근심이 담겨있습니다. 후지산 화산 폭발의 영향으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해 대재앙이 발생하거나 방사능으로 인해 돌연변이가 되어 기괴하게 뒤틀린 인간과 식물의 모습을 묘사하는 에피소드들은 인간의 욕망이 야기한 참사를 충격적인 이미지를 통해 보여줍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원혼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제국주의와 전쟁의 비극에 대한 코멘트가 담겨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를 통해 구로사와는 근심 어린 시선으로 강력한 경고의 메세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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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미술에 조예가 깊었던 구로사와답게 영화는 회화적인 이미지로 가득합니다. 한 컷 한 컷을 따로 뽑아내도 그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그림 같은 이미지들이라고 할 수 있죠. 그가 만든 많은 컬러 영화에서 원색의 색채감이 두드러지지만 특히 이 영화에서는 그런 색채감의 화려함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이렇게 구로사와 아키라는 그림 같이 아름다운 구도와 색의 활용을 통해 꿈의 질감을 구현합니다. 동시에 영화에는 일본의 전통 문화 예술에 대한 그의 관심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도 많이 등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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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동양의 노거장을 향한 서양의 후배 거장들의 애정으로 만들어 질 수 있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구로사와를 존경하는 미국의 거장들이 영화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것이죠. 영화의 제작자 중 한 사람으로 참여한 스티븐 스필버그는 직접 워너 브라더스를 설득해 이 영화를 제작하도록 했습니다. 조지 루카스의 회사 ILM은 영화의 특수효과를 담당했죠. 그리고 직접 배우로 등장하는 감독도 있습니다. 고흐가 나오는 에피소드의 고흐 역할로 출연한 배우가 마틴 스콜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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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아키라의 <꿈>은 말그대로 거장의  '꿈'의 프로젝트입니다. 혼자서 모든 에피소드의 각본을 집필한 감독은 가장 내밀하고도 사적인 꿈이라는 영역을 영화에 담아 영구히 보존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리하여 이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결국 구로사와 아키라라는 개인이 꾸었던 꿈을 간접체험하는 행위가 되었습니다. 영화라는 문을 통해서 관객들은 그 꿈속을 여행하는 것이죠. 영화가 종종 꿈에 비유되곤 하듯 이 작품은 그 꿈으로서의 영화에 대한 가장 직설적이고도 순수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신이 꾸었던 꿈을 타인에게 보여주며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영화가 가진 꿈같은 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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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스 놀스
14 Lv. 17670/20250P

주로 영화 소개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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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이 영화 가끔 생각정리할 때 소리없이 영상만 보는데, 볼때마다 비쥬얼적으로나 메세지적으로나 생각할 거리가 참 많아요.
댓글
놀스글쓴이 추천
22:19
21.06.22.
profile image
놀스 작성자
reckoner
애정하는 영화시군요^^ 저도 가끔식 찾아보는 영화에요 ㅎㅎ
댓글
22:26
21.06.22.
profile image 2등

할리우드 유명 감독들이 발벗고 도와준 영화로 기억되는데.. 구로사와 같은 감독은 다신 못 나올 것 같아요.

댓글
놀스글쓴이 추천
22:23
21.06.22.
profile image
놀스 작성자
golgo
동감합니다ㅜㅜ 구로사와 같은 감독도 제작비를 구하기가 힘들었다는 게 아이러니하면서 씁쓸하기도 하네요 😥
댓글
22:28
21.06.22.
profile image 3등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영화입니다 ㅎㅎ
댓글
놀스글쓴이 추천
22:39
21.06.22.
profile image
놀스 작성자
콜슨
이 영화를 가장 좋아하시군요! 영화 아름답죠 정말 ㅎㅎ
댓글
22:41
21.06.22.
profile image
꿈 관련 영화가 많아서 어떤 영화일지 궁금해하면서 들어왔는데 제 예상과는 달랐네요ㅎㅎ;; 영상미가 엄청나군요!!
댓글
놀스글쓴이 추천
22:44
21.06.22.
profile image
놀스 작성자
가미
꿈에 대한 영화가 참 많죠ㅎㅎ 이 영화 큰 스크린으로 한 번 보고싶네요^^
댓글
22:48
21.06.22.
profile image
일본에서 구로사와 아키라 같은 감독이 또 나올 수 있을까요 내러티브 면에서 뛰어난 감독들은 몇몇 있지만 연출이나 촬영기법 면에서 천재적인 감독은 이 분 말고 아직까진 못 본 것 같아요.
댓글
놀스글쓴이 추천
22:54
21.06.22.
profile image
놀스 작성자
복자
일본 영화계가 과거만큼은 활력적이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황금기에는 정말 경탄스러웠는데 말이에요..
댓글
23:03
21.06.22.
profile image
놀스
뛰어난 개인들이 이루어낸 결과를 국가 산업의 뛰어남으로 오인하고 발전하려 노력하지 않은 결과겠지요. 우리나라도 항상 경계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댓글
놀스글쓴이 추천
23:06
21.06.22.
profile image
복자
80-90년대 한국영화계는 구로자와 아키라감독이있는 일본을 동경했죠. 문화개방전이라 대놓고는 못했지만 시네마잡지에서 굉장히 많이 할애해서 전 작품본적도 없는데 본것같은 감독님이네요
댓글
놀스글쓴이 추천
08:53
21.06.23.
profile image
놀스 작성자
닭한마리
미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영화들을 만드셨죠😂
댓글
01:05
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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