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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영화제] 국제장편경쟁 라인업 9편 요약정리 및 지지하는 작품

창이 창이
2216 4 8

평창영화제 원정대원으로서 국제장편경쟁 위주로 관람작을 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일단 프로그래머 분께서 심사위원의 까다로운 시선과 트로피 수여를 고려해 더욱 신중한 프로그래밍을 할 수 밖에 없겠다는 점에 따른 신뢰감. 그리고 관객 입장에서 평창국제평화영화제의 정체성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의도된 선택이었다. 라인업 내 모든 작품을 눈으로 확인한 결과, 평창영화제는 인간계의 '평화'을 기원하는 바람으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갈등을 조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하는 이 라인업에서 선택된 사회 갈등을 바탕으로 9편의 영화를 간략히 정리해보고,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작품들을 골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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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파리'는 한평생 이슬람 문화권 아래 히잡을 두르고 산 여성이, 아들을 찾으러 온 그리스 아테네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자유로운 의사 표출이 가능한 아테네라는 공간에서 평생을 억압받는 데 익숙한 이슬람 여성의 처지는, 환경에 따른 문화의 차이와 그에따른 개인의 의식 변화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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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가 타 문화권에 따른 개인의 의식 동화를 다루었다면, '미워하지 말라'는 서로 대립하는 두 문화권 간 충돌과 공존을 다룬다. 2차대전의 가해자인 나치와 피해자인 유대인을 21세기에 다시 한데 끌어온 영화는, 대립의식이 강한 두 민족이 한 사회에서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사례를 위태로우면서도 진취적인 방식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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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미워하지 말라'가 다문화 사회의 이상과 희망을 제시했다면, 반대로 이민자의 삶을 중심으로 다문화 사회의 한계를 드러낸 영화들도 있다. '바다 저편에'는 일본에서 베트남 이민 여성이 겪는 불합리함을 묘사하고, '바이크 도둑'은 영국에서 루마니아 가정이 겪는 주변의 무관심과 차별을 묘사한다. 각 영화의 주인공은, 원주민이었으면 보다 쉽게 해결됐을 사고를 이주민으로서 겪으면서, 그에따른 고난을 절절히 체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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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조리란 게 꼭 이주민만의 체감 요소는 아니다. 사회적 소수자는 아주 다양한 계층을 포괄하고, 그 중에는 신체 장애자도 포함된다. '멈추지 않아'는 사회 운동가이자 변호사였던 주인공이 한순간에 루게릭 병을 앓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미국 의원층을 향해 의료보험법 폐지 반대를 외치는 실제 과정을 담는다. 영화는 부조리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임을 강조하며, 누구나 부조리에 대해 개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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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작품들이 거시적인 사회 갈등을 다루었다면, 보다 내밀한 인간 관계에서 벌어지는 갈등도 있다. '침입'은 그 중에서도 가족 내 갈등을 다루었으며, 비선형적 내러티브를 통해 가족 구성원 간 심리가 공유되지 않고 서로 충돌되는 양상을 묘사한다. 이를 위해 영화는 별장 침입 사고를 이야기의 동기로서 삽입하고, 이에 따른 가족 간 불화를 이야기의 과정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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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가족 내 갈등을 피하려고 타인과의 관계에 머무르는 이들도 있다. '여명'의 두 여성이 바로 그런 사람인데, 영화는 40대 독신녀과 10대 임신 청소년을 주인공삼아 개인적인 문제를 가족 바깥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가족을 원하지 않는 독신녀와 가족을 피하고 싶은 청소년 간의 관계는, 관객으로 하여금 가족 이외의 관계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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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가족 바깥의 또래 관계에서 어떠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성적표의 김민영'이 잘 묘사해 주었다. 학창 시절에는 서로가 소중했지만, 성인이 된 이후 각자의 길을 가며 서로에게 소원해지는 친구 사이는, 어쩌면 서로가 너무 편해져서 벌어지는 은밀한 갈등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래도 가족이나 전문가가 아닌 친구만이 건넬 수 있는 위로와 응원이 존재함을 일러주면서, 친구 간 갈등은 서로만이 풀 수 있음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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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웬디'는 '피터 팬' 동화를 각색하여 어린이와 어른 사이 세대 간 갈등을 기묘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아이가 바라는 신비의 공간에서 어른의 현실 인식이 적용되는 순간, 영화는 어린이와 어른이 어떻게 다르며 또 어떻게 가까워질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한때 어린이였던 어른은 어떻게 어릴 적 열정을 품을 수 있을지, 이에 대해 영화는 색다른 판타지로 의미있는 답안을 풀어낸다.

 

 

 

 

이렇게 9편의 라인업에서,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영화를 골라보았다. 이는 개인적인 취향과 '평화'라는 영화제 컨셉을 모두 고려한 선택이다. 먼저 '파리'는 자문화 내에 풀리지 않는 고질적 문제를 타문화를 통해 해소할 수 있음을 제시했단 점에서 가장 인상깊었으며, 심사단이 수여하는 3개의 상(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 관객특별상) 중 꼭 한 개는 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외 '미워하지 말라'는 아직까지 민감한 서구사회의 민족 이슈를 진취적인 방향에서 풀어냈단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며, '바이크 도둑'은 국제사회의 이민자 문제를 단순하면서 흡인력 높은 전개로 풀어냈단 점에서 흥미로웠다. 마지막으로 '성적표의 김민영'은 '평화'라는 영화제 컨셉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취향 저격을 당한 작품이라, 정식 개봉을 통해 더 많은 관객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 폐막날 오후 3시 11분. 잠시 후 오후 4시에 시상식을 통해 국제장편경쟁 수상작이 공개된다. 과연 내가 지지하는 영화가 상을 탈 수 있을지 기대되곤 하지만, 수상 여부를 떠나 이 라인업을 통해 현재 국제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스크린으로 접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앞으로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어떠한 작품을 통해 사회 갈등의 다양한 단면을 소개하고 영화제의 정체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되며, 이 긴 글을 마친다.

 

창이 창이
36 Lv. 226128/2300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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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셀렉션한 작품들이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상당부분 커버하고 있네요. 추천 감사드립니다.^^

댓글
15:21
2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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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 작성자
golgo
특정 부류의 이슈에만 쏠린 게 아니라, 사회의 크고작은 이슈를 총체적으로 다루어서 좋았습니다
댓글
15:23
21.06.22.
2등
지지하는 영화 4편 중 2편이 수상했네요^^ 대단하세요~~
댓글
17:21
21.06.22.
profile image
창이 작성자
빛나
수상작 3편 모두 재밌게 본 거라 결과에 만족스럽네요
댓글
17:35
21.06.22.
profile image
창이 작성자
용산요정호냐냐
그래도 웬디 곧 개봉하니 극장에서 꼭 보시길...!
댓글
00:49
21.06.24.
profile image

국제장편경쟁작들을 모두 보지 않았지만 제가 본 것들(<파리>, <바다 저편에>, <바이크 도둑>, <멈추지 않아>)에 한해서는 어느정도 수준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23:36
21.06.26.
profile image
창이 작성자
셋져
전 극소수의 몇 편 빼고는 모두 제 취향과 잘 맞아서
내년에도 이 부문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댓글
00:21
2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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