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포) [그녀를 지우는 시간] 후기 - 웃섭다, 고된 편집실의 일과.
오늘 자정 조금 넘은 시각에 KBS1 채널에서 독립영화관으로 방영해줘서 감상했습니다.
대만족스럽게 봤습니다.
처음부터 깜짝 놀래키던 귀신은 배경, 배우에게 씌이거나 혹은 목소리로 간섭하다 이내는 정말 무서운 점프 스케어로 영화에 점점 교묘하게 발전하는 장난을 치고, 감독과 새로 영입된 편집기사는 이내 시큰둥하다가 절정에 가서는 목이 조이고 잘리는(..!) 수난을 겪습니다. 얼마 전에 본 <배드 헤어>나 <서치>가 생각나는 연출이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귀신의 장난과 그에 상응하여 반응하고 대화하는 감독, 편집기사의 대사가 정말 웃겼습니다. 봉준호, 박찬욱, 타르코프스키 같은 명감독 이름을 걸고 논쟁한다던지, 감독이 잠시 나간 사이에 편집기사가 뒷담을 몰래 깐다던지 근본적인 대처로 굿이라도 했어야 하는거 아니냐는 편집기사의 말에 독실한 크리스찬이라는 말로 응수하는 감독이라든지, 영화 내내 이어지는 상황이 참 재밌었습니다. 영화 안의 멜로영화가 편집되어 가는 모습도 재밌었어요.
영화의 편집 과정을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고, 인서트, 컷 등의 전문 용어도 나오고 해서 더 좋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제나 영화팬들 사이에서 이름을 괜히 떨친게 아니더군요.. 잘 만들었습니다.
엔딩 크레딧마저도 실망시키지 않는데.. 거기서 감독의 '엔딩 크레딧까지 신경쓰는 사람들 잘 없다'라는 식의 대사가 많이 공감이 갔습니다.
TV 방영이라 일부 욕설이 잘리거나 목 잘린 부분이 블러 처리된 등 일부 검열은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박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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