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1986] 러시아 색채의 재난극
너무나 유명한 사건인데다 같은 사건을 훌륭하게 영상화한 선례가 있다보니 기대감이 차오를 수 밖에 없는데 (드라마은 아직 안 봤지만 명성만큼은 많이 들어봄) 이 영화는 재난의 형상이나 그 원인 등을 묘사하기 보다는 일상생활에 맞닥뜨린 갑작스러운 사고 앞에서 영웅이 될 수 밖에 없었던 평범한 사람의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인재라는 걸 관객 대다수가 알고 있음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인지 기술자들이 원자로의 결함을 지적했었다는 내용이 두어번 대사로만 살짝 언급될 뿐, 이 영화에서 이 재난이 왜 벌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알렉세이를 비롯하여 죽음이 코앞에 와 있는 상황에서 가장 앞까지 전진한 소방관, 그 현장까지 다가가 환자를 이송하다 본인도 피폭 당하는 구급대원들, 다른 엔지니어들을 보낼 수 없어 자원하는 책임자 등 한 명 한 명이 영웅이 되어가는 드라마에 더 집중합니다.
드라마와 같은 내용을 기대한다면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사고피해자들을 인터뷰 해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실 사고 현장에서의 촬영이 가진 의의를 강조한 감독 각본 주연을 모두 맡은 다닐라 코즐로브스키의 열정이 보는 이로 하여금 차오르게 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작년의 [브레이브 언더 파이어]와도 비슷한 느낌이 있는데 인류애! 신파! 양자택일! 이런게 재난을 묘사하는 러시아식 갬성인가 싶기도 합니다 ㅎ 너무 반복적인 극적 상황이 (교수님이 그럴 일 없다, 영화적 상황이라고 말한) 답답하기도 하고 극을 길어지게 만드는 요인이긴한데 어쩔 수 없이 신파에 반응하는 심장 😂
클로즈업이 정말 많은데 개개인의 얼굴을 강조하는 동시에 배경에 들이는 cg같은 걸 좀 아끼기 위한 거 아니었을까 했습니다 ㅎㅎ
Gv에서도 언급되기도 했지만 어제 화재 사건으로 실내 고립된 소방관님이 오늘 순직으로 확인되었다는 뉴스가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고는 있어서도 안 되고, 과거로부터 배우는 걸 넘어 미리 대비하고 예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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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판하고 좀 상호보완적 내용이 있는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