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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영화제] 클로즈업: 안재훈 단평 - '순수한 기쁨' '소나기'

창이 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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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기쁨' (약스포 포함)

 

GV에서 안재훈 감독은 21년전 연출한 이 영화를 두고 "미리 하는 변명"이라고 언급했다. 감독 스스로가 자평한 말 치고는, 아주 그럴듯한 한줄평이다. 이 단편은 상업성을 중시하는 제작사에 맞서 자신의 예술성을 지키려는 만화가 창수의 일생 혹은 바람이다. 이 때 제작사가 밀어붙이는 상업성이란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첨단 액션물 따위이고, 창수가 지향하는 예술성이란 인간미를 지닌 따뜻한 드라마다.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싶다는 꿈을 위해 만화가를 택한 창수는, 제작사가 요구하는 유행에 따른 것이 아닌, 진정 현실 사람을 기쁘게 만들 무언가를 그리고 싶어한다. 그렇게 전반부는 제작사(혹은 세태)와 실랑이를 벌이는 창수의 고행이라면, 후반부는 우연의 상황을 통해 창수의 이상이 실현되는 광명이다. 놀이터에서 지체장애인 아들과 아버지의 얘길 엿들은 창수는, 그 아이를 기쁘게 하기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결심한 거다. '순수한 기쁨'이 "(안재훈 감독의) 미리 하는 변명"이란 말과 더없이 적절한 이유는, 최신 유행을 따르는 제작판의 세태가 지금과 다르지 않고, 그 세태에 대항하는 창수의 노력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인간 위주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 안재훈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그동안 축적된 안재훈 감독의 필모그래피 혹은 앞으로의 비전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일종의 자기소개서 역할을 한다. 개인적으로 영화감독은 일기장이 아닌 이야기로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이렇게 자기 소신을 꿋꿋히 나타내는 일기장 한 편 정도는 괜찮아 보인다. 다만 장애인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장애가 없어지는 상황을 보여준다는 게, 그들 입장에서 진정한 기쁨인지 의문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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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한국단편문학 애니메이션화 프로젝트의 일환인 '소나기'는, 원작자 유족과의 합의 때문인지 아니면 감독의 개인적인 의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흔히 각색에서 부릴법한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원작의 분량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 원작에 없는 대사를 추가하지 않는 등, 영화는 원작의 뼈대는 물론 그 살까지 건드리지 않는다. 그렇게 "원작의 애니화" 그 자체에 충실한 영화는 게으르게 만들어진 거 같지만, 사실 영화가 고민한 지점은 따로 있다 - 소년과 소녀가 처음 만난 개울가를 어떻게 담아낼 건지, 소년이 소녀에게 가르쳤던 꽃을 어떻게 그려낼 건지, 소녀가 입은 옷의 색은 어느 정도 채도였을지 등. 영화가 고전을 영상화하는 데 있어 고민한 지점은 "시각화" 그뿐이었고,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안정적인 감상을 느끼게 된다. 이를테면 학창시절 국어시간을 통해 '소나기'를 처음 접한 사람의 경우를 떠올려보자. 수업시간에 학생들은 그 내용을 소리내어 읽었을 테고, 그 때 발화자는 내용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그 상황을 자연스레 그려볼 터다. 영화 '소나기'는 그 시절 우리가 떠올렸을 법한 상상을 거의 왜곡없이 표현해 줬다. 그래서 원작을 읽은 관객의 경우, 영화를 통해 원작의 기억은 더욱 생생해질 것이다. 이는 최근들어 고전의 영상화에 지나친 재해석을 가미해 원작과 원작을 추억하는 관객 모두를 실망케 하는 작금의 세태와 비교해보면, '소나기'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창이 창이
36 Lv. 218565/230000P

2021 '애니 익무평 이벤트' 진행중! (주최자 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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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No.2 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

No.3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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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 (아마존 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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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꿋꿋이 2D 애니 만드시는 분들은 다 존경스러워요.

댓글
09:14
21.06.19.
profile image
창이 작성자
golgo
맞습니다 ㅠㅠ 취향엔 안맞더라도 계속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댓글
09:56
21.06.19.
2등
소나기는 워낙 유명한 소설이고 안재훈 감독님 작화랑 잘 맞을 거 같아서 궁금하네요~~ 후기 잘 봤습니다^^
댓글
09:23
21.06.19.
profile image
창이 작성자
빛나
이야기의 순수함을 그림체가 잘 표현해 주었네요.
댓글
10:03
2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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