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영화제][봄이 있었다] 개인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흐름(노스포)
어제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마지막회차로 <봄이 있었다>를 보고왔습니다. 프로그래머가 뽑은 기대작이라 그런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어느정도 있었습니다.
작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이탈리아가 전국 봉쇄를 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해당시기를 보낸 사람들이 찍은 영상을 모아서 만든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러다보니 등장인물이 많고 어떤 기기를 통해서 찍었느냐에 따라 화면비나 화질이 달라지는 등 천차만별입니다. 그걸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어려운 시기를 꿋꿋이 버텨가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달하기 위해서 그런지 분위기가 예상보다 밝은 편입니다. 중간에 현재 상황에 비통을 금치못하거나 의료인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도 보여주면서 너무 밝은 분위기로 치우치지않게 흘러갑니다. 감독이 영화의 톤을 약간 밝은 편으로 맞추려고해서 그런지 어두운 내용이 나와도 크게 분위기가 무거워지지 않게끔 조절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현상황에 좌절하기보다는 자신들 나름대로 버텨가는 모습들이 나온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게 영화에서 보여주고자하는 바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조금 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감독이 모은 영상들 중에서 조금 더 희망적인 내용들 위주로만 편집을 한건지 아니면 애초에 가지고있는 영상들이 대부분 희망적인 것밖에 없었던건지말입니다. 이 상황을 이겨나가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그것을 기록으로라도 남길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좌절하거나 괴로워하는 사람들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 때 뉴스를 통해서 당시 이탈리아의 처참한 상황을 충분히 마주할 정도였으면 이탈리아 사람들의 상황은 오죽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현실에서 지긋지긋하게 보이는 비극적 사실보다 응원과 연민이 담긴 희망적인 사실로 채우려고했던게 아니었는지요. 이 영화를 보고 이탈리아만큼 심각한 상황을 겪은 사람들에게는 위로의 한마디가 되지않을까라고 봅니다. 다만 한국은 전국 봉쇄를 겪을 만큼 심각한 단계까지 가지 않아서 그런지 제가 느낀 이 영화는 공감보다는 이해로만 다가왔습니다.
한번 보고 싶어지는 작품이네요.
이태리 사람들이 낙천적이라곤 들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