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 모교> 이렇게 산만한 영화는 간만입니다 (약스포)
정말 이상하고 산만하고... 안 좋은 뜻으로 예상을 벗어나는 영화였네요.
우선 영화의 전체적인 톤에 일관성이 없습니다. 어떤 인물이나 장면은 지나치게 밝고 유쾌한 학원물이고, 다른 쪽은 통속적인 주말 드라마 느낌이고, 나머지 분량은 그냥 국산 호러의 관습으로 우당탕 굴러가는 식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를 봐도 주연과 나머지 조연들의 연기 톤이 영 다른 방향으로 엇나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두서없이 뚝뚝 끊기는 편집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후의 떡밥 수거를 위해 남겨놓은 거긴 하지만, 나중에 반전을 숨겨두고 있는 영화들이 모두 이런 식이냐고 물어보면 감독은 할 말 없습니다. 중반까지 뭐 이딴 편집이 다 있나 싶었네요. 영화의 만듦새가 종종 승차감에 비유되기도 하는데, 이 영화는 오프로드 바이크 수준입니다.
내용을 봐도 혼란스럽죠. 공포영화치고 꽤 긴 러닝타임을 확인할 때부터 의아하고 걱정스러웠는데, 알고 보니 극의 연료가 되는 주된 갈등이 하나가 아니라 두 개입니다. 서로 별 상관도 없고 억지로 연결짓기도 뭐한 두 가지 갈등이 병렬적으로 전개되면서 중반에 하나가 터지고 후반에 나머지 하나가 밝혀지는 식입니다.
이런 이원적 구성으로 인해 영화의 초점이 분산되며 정돈되지 않은 인상, 그리고 방향성이 잡히지 않는다는 느낌이 중반까지 계속 듭니다. 일반적인 호러영화였다면 대충 마무리됐을 시점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떡밥 회수를 시작하면서 타이밍적으로 김새는 부분도 있구요.
워낙 기대감이 낮았기 때문에 전개가 뻔하고 눈살 찌푸려지긴 해도 첫번째 갈등까진 대충 그러려니 하면서 봤는데, 두번째 국면으로 전환될 때는 이 영화 사이즈로는 감당이 안 될 소재를 끌어들이는구나... 싶어서 탄식이 나오더군요.
솔직히 그냥 첫번째 소재로만 딱 영화 한편 짧게 만들었으면 그냥저냥 못 만든 국산 공포영화 중 하나로 넘겼을 것 같은데, 진짜 핵심인 두번째 소재 때문에 이 영화가 괴작 소리를 들을 레벨로 내려갑니다. 반전과 떡밥 놀이에 취해 영화 전체가 휘청거리다 망가진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의 5편이 나온게 2009년이죠. 그 때까지 저는 공포영화는커녕 영화 자체를 그렇게 많이 보는 편이 아니어서 여고괴담 시리즈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저로써는 이 영화가 극장에서 처음 보는 '여고괴담'인건데... ㅠㅠ 안타깝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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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좀 하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