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밤] 헤어짐에서 시작하는 (스포)
많은 분들이 언급하신 것과 같이, 상영 직전 무대 인사가 있었습니다.
기자 간담회가 취소되고, 기자와 배우들의 가족 등이 초청된 자리였기 때문에 짧게나마 무대 인사를 추가한 거 같았어요.
아이들이 너무 커서 영화에 아이들 연기를 두 명 씩(어린이/좀 도 큰 버전)하는건가 했는데 3년만의 개봉이라 그 사이 큰 거였더군요.
영화는 가방을 매고 식탁에 앉아있는 수민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이 때 수민의 얼굴이 정말 딱 그 나이의 어린아이 얼굴이라 놀랐습니다. 미디어가 묘사하는 초등학생이 아니라 정말 평소에 보는 초등학생같은 느낌을 스크린에서 접하니 오히려 생경하더군요. 대사 톤이나 행동 같은 것들도 너무 자연스럽게 현실에 있는 모습 그대로라 좋았습니다.
본인의 집인데도 가방을 벗지도 못 하고 집을 보러 온 사람들때문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수민의 집은 그리 편안해 보이지 않습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오래 출장을 다녀온 아버지와 어머니가 별거를 할 것이며 아이들에게 누구와 살건지, 마치 선택권이 있는것마냥 통보를 합니다. 이 찢어짐 속에서 가족이 함께 살기를 바라는 수민은 어린애다운 투정도 반항도 해보이지만 어른들은 이미 아이들의 의사와 상관없는 결정을 끝냈습니다. 부모 둘이 갈라졌을 뿐인데 아이들과 부모 사이도 갈라지고, 사이 좋은 남매 사이도 갈라져갑니다.
제목 그대로 언젠가 흩어지는 밤이 오겠지 생각하며 보고 있었는데 정말 그 밤에 끝나버리고 맙니다.
영화가 묘사하지 않은 흩어진 밤 이후는 어떻게 될까요. 도망쳐버렸지만 다시 함께 가게 된 오누이처럼, 아이들을 위해 다시 함께 한 부모님처럼 흩어짐은 과거가 될까요 여전한 미래가 될까요.
이혼 가정을 찾기 어려운 시대가 아닌 만큼 이 주제가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예상할 수 없는 두려움이라는 걸 아이의 시각으로 묘사한 작품이었습니다.
제작이 학교로 나오길래 아 졸업작품이구나, 했는데 크레딧 말미에 대학원 졸업작품이라고 나오더군요. 사실 영화는 정말 "비상업"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만한 호흡과 완성도(매무새)였습니다.
특히 소리 밸런스가 맞지 않아 생활소음 소리들은 지나치게 큰데 대사는 작고 먹먹했습니다. 신발 밑창이 코팅된 바닥과 마찰하는 소리, 숟가락이 밥그릇에 긁히는 소리 등 소름끼치는 소리들이 꽤 자주 크게 들렸는데 이게 주요 화자인 수민의 불안한 심리를 전달하기 위한 거라면 성공적이지만.. 아니라면 사운드 전반적인 확인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하필 아이맥스 캐시트럭 입장이 딱 겹치는 바람에 중간 중간 극장이 우는데 처음에는 불안한 심리를 떠는 음으로 묘사한건가? 했는데 아이맥스 소음이 넘어오는거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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