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tch's Mirror (1962)
멕시코 호러영화들 가운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전형적인 고딕호러영화로,
음산한 분위기 묘사와 아름답고 그로테스크한 영상들,
카리스마 있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스토리는 별 새로울 것이 없다. 어느 의사가 불륜녀와 짜고서 아내를 살해한다. 그러자 아내의 후견인인 마녀가 악마를 소환해서 서서히 의사와 불륜녀를 말려죽인다는 것이다. 영화는 뭐, 새롭지 않은 이야기를 새로운 것처럼 굳이 포장하려 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그 스타일이다. 흑백영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살린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신비로운 영상이 아름답다. 의사의 아내와 마녀가 함께 거울을 보는데 그 반대편에서 의사가 보이는 장면은 아주 아름답다. 그리고 마녀가 악마를 향해 복수를 위해 힘을 빌려줄 것을 간청하자 악마가 움직이는 장면도 신비롭다. 악마 숭배가 당당히 영화의 중심 주제로 나오는 영화다.
여기서 나오는 염소머리 악마는 절대악같은 것이 아니다. 인간이 너무 가까이해서도 너무 멀리 해서도 안되는 초자연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악마는 인간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힘을 빌려주는 존재다. 인간의 욕망에 무슨 선이며 악이 있단 말인가?
요조숙녀 의사의 아내는 남편이 자길 죽이려는 것을 알면서도, 남편을 거역하지 못해 우물쭈물하다가 살해당한다. 마녀는 의사의 아내가 살해당하는 것을 막으려 마법을 부려보지만, 의사 아내의 비협조로 실패한다.
마녀는 죽은 아내의 유령을 불러내 두 팔을 자른 다음 다시 무덤으로 돌려보낸다.
의사 아내의 두 팔은 혼자 옮겨다니며 의사와 그의 불륜녀를 괴롭혀 파멸시킨다.
화상으로 흉칙한 모습이 된 불륜녀를 제 모습으로 돌려놓기 위해, 의사가 사람들을 죽여 피부를 뜯어낸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프랑스 걸작 호러영화 얼굴 없는 눈을 허술하게 카피한 것이다. 이 영화의 구조에는 심각한 하자가 있다.
여기서부터 배가 산으로 간다.
마침내 복수를 마친 마녀는 서서히 암흑 속으로 사라져간다.
고딕호러영화로서 아름답고 우아한 양식을 갖추었으나 스토리나 구조 면에서 허술하다. 하지만 악마주의에 대한 생생한 묘사,
멕시코 특유의 정신세계, 분위기 묘사를 통한 공포 창출 등은 이 영화를 수작의 반열에 너끈히 올려놓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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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눈 비슷한 내용의 한국 공포영화가 옛날에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