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오브 락> 익무 시사 후기
안 볼 수가 없는 소재의 영화라 너무 기대되는 마음으로 관람하고 왔습니다!
가끔 글에서 언급하는데 저는 교사 준비 중인 사범대생이거든요.
영화를 보며 '아현정보산업학교' 라는 곳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인문계에서 길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고3 때 1년 간 이 학교에서 위탁 교육을 받는 시스템이더라구요.
영화를 보며 정말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크게 학생으로서의 저와 미래 교사로서의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공교육체계가 공부 잘하고 교육 과정 잘 따라가는 아이들만 챙겨 간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학창 시절 내내 말씀하신 '공부 잘 하는 학생' 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학교 다니면서 제가 전혀 챙김받고 있다 느끼지 못했거든요.
수능을 10개 미만으로 틀렸어도 제가 '성공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 적 없었고, 그건 아마 저보다 공부 잘한 수능 한 두개 틀린 학생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에요. 실제로 제 주변 고등학교 동창들 중 대다수가 대학 와서 우울증을 앓더라구요 ㅎㅎ.. 저도 그랬고요.
아무리 시키는대로 잘 하고, 주위에서 다 부럽다 장하다 말하는, 체제에 완벽히 적응한 상위권 학생이어도 절대 행복하지 않아요.
그런 학생들일수록 경쟁 체계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자기 스스로의 가치를 그 체계 안에서의 위치로 매기거든요.
가진 것이 많을 수록 뒤에 쫓아오는 사람들이 더 잘 보이고, 그만큼 큰 부담과 불안을 안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불안과 막막함, 우울과 분노 등의 감정으로 가득 찬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제게 스크린 속 학생들은 너무 빛나 보였어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를 알고 자기 앞의 사람이 아닌 그 목표를 열심히 좇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사소하지만 매일 자기만의 성공을 경험하고, 미래를 그려나가며 함께 꿈꾸는 게 부럽기도 했어요.
물론 전 지금에라도 행복을 찾았으니 만족합니다!ㅋㅋㅋ
그리고 영화에 나온 학생들이 그 시간들을 바탕으로 더 성장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갔으면 싶었습니다ㅎㅎ
또 교장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에는 자세히 나타나진 않았지만 분명 지금의 학교를 만드시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난관에 부딪히고 또 그만큼 힘드셨을텐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진심을 다하신 것이 너무너무 존경스러웠습니다.
현대판 키팅 선생님이신데, 한국 교육에서 그게 가능한 지도 몰랐고.. 어떻게 보면 저 혼자 지레 겁 먹고 체념했던 것 같기도 해서 부끄러웠어요.
사범대에 진학하여 공부하고 여러 교육 현장을 들여다 보면서 진심은 결국 통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최근 제 한계에 부딪히는 일을 많이 겪으며 저도 모르게 마음을 어느 정도 내려놨었 거든요.
그런데 그건 제 역량 부족이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심이 있다면 역시 불가능한 건 없었어요.ㅠㅠ
물론 학생을 대하며 정말 어렵고 안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 때 필요한 건 스스로를 지키고자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더 나은 교사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겠죠! 아직 교사되지도 않았으면서 독하게 마음 먹지 못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ㅠㅠ
쓰고 보니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라 영화 리뷰와는 거리가 멀어졌지만ㅠㅠㅠ
저와 맞닿은 부분이 너무 많은 영화라 어쩔 수가 없네요..ㅋㅋㅋ 아무튼 영화를 보며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이 들어 저에게는 참 고마운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자체도 너무 유쾌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니 기회가 되신다면 꼭 관람하시길 바라요 추천입니다 ㅎㅎ
(오늘도 좋은 기회 주신 익무 감사해요!!)
+) 교장선생님과 감독님, 그리고 학생들이 무대 인사 하고 같이 영화 관람 하셨는데 화면에 자기가 나올 때마다 어쩔 줄 몰라하며 부끄러워 하던 학생 분 너무 웃겼어요ㅋㅋㅋ 기억에 남습니다..
+) 무슨 카페에 온 것 처럼 끊임 없이 대화하던 커플 너무 짜증났는데 계속 쳐다보고 눈 마주쳐도 똑같길래 포기했습니다.. 익무 분은 아닐거라 믿어요ㅠ
뇽구리
추천인 8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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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범대 나왔지만 교사는 포기했어요^^;;;; 교생 실습 나갔을 때 이 길은 아니다 느꼈죠ㅋㅋ 뇽구리님은 좋은 선생님이 되실 거 같네요^^
후기 잘 봤습니다. 교육계 계시는 분들이 보면 훨씬 공감할 영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