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8
  • 쓰기
  • 검색

<스쿨 오브 락> 익무 시사 후기

뇽구리 뇽구리
3755 8 8

안 볼 수가 없는 소재의 영화라 너무 기대되는 마음으로 관람하고 왔습니다!

가끔 글에서 언급하는데 저는 교사 준비 중인 사범대생이거든요.

영화를 보며 '아현정보산업학교' 라는 곳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인문계에서 길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고3 때 1년 간 이 학교에서 위탁 교육을 받는 시스템이더라구요.

영화를 보며 정말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크게 학생으로서의 저와 미래 교사로서의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공교육체계가 공부 잘하고 교육 과정 잘 따라가는 아이들만 챙겨 간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학창 시절 내내 말씀하신 '공부 잘 하는 학생' 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학교 다니면서 제가 전혀 챙김받고 있다 느끼지 못했거든요.

수능을 10개 미만으로 틀렸어도 제가 '성공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 적 없었고, 그건 아마 저보다 공부 잘한 수능 한 두개 틀린 학생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에요. 실제로 제 주변 고등학교 동창들 중 대다수가 대학 와서 우울증을 앓더라구요 ㅎㅎ.. 저도 그랬고요.

아무리 시키는대로 잘 하고, 주위에서 다 부럽다 장하다 말하는, 체제에 완벽히 적응한 상위권 학생이어도 절대 행복하지 않아요.

그런 학생들일수록 경쟁 체계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자기 스스로의 가치를 그 체계 안에서의 위치로 매기거든요.

가진 것이 많을 수록 뒤에 쫓아오는 사람들이 더 잘 보이고, 그만큼 큰 부담과 불안을 안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불안과 막막함, 우울과 분노 등의 감정으로 가득 찬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제게 스크린 속 학생들은 너무 빛나 보였어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를 알고 자기 앞의 사람이 아닌 그 목표를 열심히 좇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사소하지만 매일 자기만의 성공을 경험하고, 미래를 그려나가며 함께 꿈꾸는 게 부럽기도 했어요. 

물론 전 지금에라도 행복을 찾았으니 만족합니다!ㅋㅋㅋ 

그리고 영화에 나온 학생들이 그 시간들을 바탕으로 더 성장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갔으면 싶었습니다ㅎㅎ

 

또 교장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에는 자세히 나타나진 않았지만 분명 지금의 학교를 만드시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난관에 부딪히고 또 그만큼 힘드셨을텐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진심을 다하신 것이 너무너무 존경스러웠습니다.

현대판 키팅 선생님이신데, 한국 교육에서 그게 가능한 지도 몰랐고.. 어떻게 보면 저 혼자 지레 겁 먹고 체념했던 것 같기도 해서 부끄러웠어요.

사범대에 진학하여 공부하고 여러 교육 현장을 들여다 보면서 진심은 결국 통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최근 제 한계에 부딪히는 일을 많이 겪으며 저도 모르게 마음을 어느 정도 내려놨었 거든요.

그런데 그건 제 역량 부족이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심이 있다면 역시 불가능한 건 없었어요.ㅠㅠ

물론 학생을 대하며 정말 어렵고 안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 때 필요한 건 스스로를 지키고자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더 나은 교사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겠죠! 아직 교사되지도 않았으면서 독하게 마음 먹지 못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ㅠㅠ

 

쓰고 보니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라 영화 리뷰와는 거리가 멀어졌지만ㅠㅠㅠ

저와 맞닿은 부분이 너무 많은 영화라 어쩔 수가 없네요..ㅋㅋㅋ 아무튼 영화를 보며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이 들어 저에게는 참 고마운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자체도 너무 유쾌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니 기회가 되신다면 꼭 관람하시길 바라요 추천입니다 ㅎㅎ

(오늘도 좋은 기회 주신 익무 감사해요!!)

 

 

+) 교장선생님과 감독님, 그리고 학생들이 무대 인사 하고 같이 영화 관람 하셨는데 화면에 자기가 나올 때마다 어쩔 줄 몰라하며 부끄러워 하던 학생 분 너무 웃겼어요ㅋㅋㅋ 기억에 남습니다..

+) 무슨 카페에 온 것 처럼 끊임 없이 대화하던 커플 너무 짜증났는데 계속 쳐다보고 눈 마주쳐도 똑같길래 포기했습니다.. 익무 분은 아닐거라 믿어요ㅠ

뇽구리 뇽구리
17 Lv. 26152/29160P

@99_film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8

  • 테리어
    테리어

  • 얼죽아
  • 스타니~^^v
    스타니~^^v
  • 돌멩이
    돌멩이
  • 제임스카메라
    제임스카메라
  • golgo
    golgo

댓글 8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후기 잘 봤습니다. 교육계 계시는 분들이 보면 훨씬 공감할 영화군요.

20:55
21.05.11.
profile image
뇽구리 작성자
golgo
감사합니다! 학생을 대하시는 분들은 꼭 봤으면 좋겠더라구요
21:03
21.05.11.
2등
쳐다봐도 뭘 잘못한지 모르는 것들은 직접말해야 겨우 알아듣더라고요, 말해도 못알아듣는 사람도 있지만요
21:09
21.05.11.
profile image
뇽구리 작성자
용산요정호냐냐
사실 눈 마주쳤는데 눈빛이 '뭐 어쩌라고'여서 쫄았어요....ㅠㅋㅋㅋㅋㅋㅋ 하 관크는 언제 겪어도 참 힘듭니다ㅠ
21:20
21.05.11.
저도 체제에 나름 잘 순응했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은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대학에 오고 나서 뒤늦은 반항(?)을 해서 그런지 리뷰만 읽는데도 넘 공감이 되네요~~ 스쿨오브락 챙겨 봐야겠습니다^^

저도 사범대 나왔지만 교사는 포기했어요^^;;;; 교생 실습 나갔을 때 이 길은 아니다 느꼈죠ㅋㅋ 뇽구리님은 좋은 선생님이 되실 거 같네요^^
01:52
21.05.12.
profile image
뇽구리 작성자
빛나
와 저와 비슷한 경험을 앞서 하셨군요..!ㅠㅠ 영화 보며 같이 행복하기도 하고 괜히 씁쓸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들더라구요 추천이에요 ㅎㅎ 아 학생들 대하고 가르치는 일 정말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좋은 선생님이 될 것 같다니 정말 힘 나는 말이네요!! 꼭 그렇게 될 수 있게 더 열심히 하려구요 정말 감사합니다🥰
01:58
21.05.12.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차이콥스키의 아내]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9 익무노예 익무노예 2일 전19:34 1287
HOT [불금호러] 고정관념을 뒤집어라! - 터커 & 데일 Vs 이블 11 다크맨 다크맨 3시간 전11:23 479
HOT <미션 임파서블> 8편으로 톰 크루즈가 졸업? ─ “무시... 2 카란 카란 1시간 전13:58 439
HOT <나츠메 아라타의 결혼> 야기라 유야 주연으로 실사 ... 2 카란 카란 54분 전14:22 176
HOT ‘에이리언 2’ 다큐 <에이리언 익스팬디드> ─ 카메론 ... 4 카란 카란 1시간 전13:35 400
HOT <애비게일> 보도스틸 공개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3:19 234
HOT <메멘토> 너무 난해해서 “관객 이해할 수 없을 것” ─ ... 4 카란 카란 2시간 전13:12 795
HOT <올드보이> 영어판 TV 리메이크 준비중 1 mcu_dc mcu_dc 2시간 전13:08 340
HOT 범죄도시 1~4편 씨네21 별점 비교 5 영화그리고 영화그리고 2시간 전12:25 1394
HOT 울산의 별 - 간단 후기 2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2:31 384
HOT 이번엔 시장에 가신 조지 밀러 감독 - 워너코리아 4 NeoSun NeoSun 3시간 전12:01 903
HOT 플러스엠 신작 라인업 2 zdmoon 3시간 전11:50 1617
HOT 잭 스나이더 '레벨 문 파트 2' 로튼 첫 썩토 리뷰 7 golgo golgo 3시간 전11:39 823
HOT CGV 필름마크 No.161 범죄도시4 2 샌드맨33 3시간 전11:30 528
HOT 워너브라더스,섀넌 메신저 판타지 소설 '키퍼 오브 더 ... 2 Tulee Tulee 3시간 전11:22 250
HOT 고윤정 엘르 커버 / 정호연&클로이 모레츠, 유역비 루이... 2 NeoSun NeoSun 3시간 전11:17 615
HOT 샤말란 감독 [트랩] 로고 사진 공개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0:57 745
HOT (루머) J.J. 아브람스 타이틀 감독, 티모시 샬라메 & 엘... 4 NeoSun NeoSun 4시간 전10:24 810
HOT '데드풀 & 울버린' 해외 극장 스탠디 3 NeoSun NeoSun 5시간 전10:12 740
HOT [파묘] 일본까지 간다, 끝나지 않을 묫바람 [Oh!쎈 레터] 3 시작 시작 6시간 전09:02 630
HOT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 첫포스터 8 NeoSun NeoSun 6시간 전09:00 1972
1133198
image
NeoSun NeoSun 7분 전15:09 76
1133197
image
NeoSun NeoSun 25분 전14:51 100
1133196
image
오래구워 27분 전14:49 105
1133195
image
방랑야인 방랑야인 49분 전14:27 284
1133194
image
카란 카란 54분 전14:22 176
1133193
normal
NeoSun NeoSun 1시간 전14:14 137
1133192
normal
golgo golgo 1시간 전14:12 143
1133191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4:11 180
1133190
image
오래구워 1시간 전14:02 287
1133189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13:58 439
1133188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44 196
1133187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13:35 400
1133186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26 254
1133185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20 272
1133184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3:19 234
1133183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13:15 296
1133182
image
카란 카란 2시간 전13:12 795
1133181
image
mcu_dc mcu_dc 2시간 전13:08 340
1133180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3:06 247
1133179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3:05 175
1133178
normal
미래영화감독 2시간 전13:01 436
1133177
image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2:31 384
1133176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12:30 1575
1133175
image
영화그리고 영화그리고 2시간 전12:25 1394
1133174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2:01 903
1133173
normal
zdmoon 3시간 전11:50 1617
1133172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40 354
113317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39 182
1133170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39 411
113316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39 385
1133168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1:39 823
1133167
image
샌드맨33 3시간 전11:30 528
1133166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1:28 503
1133165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1:26 197
1133164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1:25 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