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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쿠오 바디스, 아이다?]: 군사적 위협 이전에, 그저 한 사람의 남편이자, 아들이자, 가족 (내추럴님 나눔)

FilmWhatElse FilmWhatE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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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시작하기 앞서, 국내판 정식 제목에 대해 (사사롭다고 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저는 약간의 불만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원제인 <Quo vadis, Aida?>와 같아 보이지만, 문제는 바로 제목 끝의 물음표를 빼버린 것.. 전 이 영화가 극 중의 '아이다'뿐 아니라, 영화를 보는 우리 모두에게 어디를 보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뜨거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제목에서 풍기는 그 뜨거운 질문의 느낌을 약간은 뭉개놓은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물론 '쿠오 바디스'라는 문구 자체가 질문형이긴 하지만.. 굳이 물음표를 국내 제목에선 뺐어야하는 이유가 뭐였는지.. 영화가 워낙 좋았던지라 이 미묘한 변화가 더더욱 아쉽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진공 청소기 같은 흡입력을 가진 영화였습니다. 제 모든 정신이 온전히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연출과 편집, 연기 등.. 모든 요소들이 합쳐져서 저를 극 중 '아이다'에 빙의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러간 날 약간은 피곤한 상태여서 걱정이었는데,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정신이 번쩍 들더니, 어느새 피로가 모두 사라지고 두 눈을 크게 뜨고 영화를 정신없이 따라가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현대 국내의 관객들에겐 그렇게 친숙하지만은 않을 것 같은 1995년 보스니아전을 중심 소재로 한 영화이지만, 당시 보스니아의 정치/역사적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는 관객이 보더라도, 기본적으로 국가나 군대 등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에 대한 기본 상식만 있으면 아무런 무리 없이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습니다. 특히나 국내 같은 경우엔 영화 속 요소들과 유사한 역사를 겪은 바 있기에, 국내 관객들은 더더욱 공감하며 영화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의 플롯은 전혀 복잡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한 가정의 아내이자 어머니인 주인공 '아이다'가 본인의 가족이 죽음의 길로 내몰리지 않게끔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온갖 노력을 하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전반적인 플롯입니다. 물론 정치적, 군사적 내용도 영화 사이사이에 자연스레 들어가 있지만,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한 가족과 한 개인의 처절한 사투를 중심으로 한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영화의 연출이 정말 섬세하고 효율적이라 느낀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여러 가족들의 이야기를 일일이 담느라 영화의 포커스를 놓치는 대신 이 영화는 단 한 가족과 한 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개인을 통해 95년 당시 해당 공간에 있던 모든 난민들의 이야기를 한 번에 압축해서 전달하기도 하기 때문이죠. 당시 해당 공간에서는 무수히 많은 '아이다'가 존재했을 겁니다. 영화의 초중반부를 보는 와중에는 철저히 '아이다'와 그녀의 가족의 안전에 대해서만 걱정하고 전전긍긍하다가도, 영화의 후반부 그녀의 가족이 다른 수많은 남성들과 함께 총살당하는 장면부터는 돌이켜생각하며 그 자리에 있었을 수많은 '아이다'와 가족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심플하지만 묵직한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년도 아카데미 외국 영화 상에 노미네이트된 작품 중 이 작품 말고는 본 게 없어 비교는 불가하지만, 도대체 이 작품을 제치고 상을 탄 <어나더 라운드>가 어떤 작품일지 되려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유독 앞 좌석 관람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거대한 플랫 비율의 스크린을 구석구석 가득 메운 난민들의 모습은 비주얼 쇼크 그 자체였습니다. 이 영화가 전달해주는 모든 감정들을 오롯이 느끼긴 위해선 큰 스크린의 극장 관람이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뜨겁고, 강렬하고, 무거우며, 시대에 뒤쳐지기보단 오히려 현 세대에도 들어맞는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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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1

  • golgo
    golgo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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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후기 잘봤습니다. 이 영화도 퀄리티 높은데. 어나더 라운드 기대감이 커지네요.
댓글
19:29
2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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