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피쉬> 익무 시사회 후기입니다 :)
팀 버튼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영화를 드디어 봤네요. 제목이 대체 왜 '빅피쉬'인지 궁금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됐습니다.
이 영화는 누가 들어도 허무맹랑한 무용담을 늘어놓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낭만주의자보다는 현실주의자에 가깝기 때문에 그런 아들이 이해가 갔습니다. 어릴 때는 그런 이야기들을 믿고 재밌게 들을 수 있을지 몰라도 사춘기를 지나 어른이 되면서 자신의 친구들과 지인들 앞에서도 허황된 무용담을 늘어놓는 아버지가 부끄러웠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의 눈엔 그저 허언증 환자로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그런 무용담이 아닌 현실적이고 진실된 아버지의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더 답답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심으로 가득 찬 어린 시절을 보내죠. 저도 어릴 적에 내가 혹시 마법사가 아닐까, 호그와트 입학 편지가 날아오진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동심을 잃어버리거나 마음 속 아주 깊은 곳에 숨겨두게 되죠. 아버지는 어른이 되어서도 동심을 간직한 사람이었을 뿐입니다. 그저 자신의 인생 이야기가 특별하길 바랐을 것이고, 자신이 가족들을 떠나있었을 때 그런 이야기들로 자신의 빈 자리를 채우길 바랐을 것 같아요.
아들이 의사의 이야기를 통해 아버지의 진심을 깨닫는 장면부터 울컥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오랫동안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아들이 아버지의 무용담을 마무리 짓는다는 것이 꽤나 감동적이었어요. 아버지가 마녀의 눈을 통해 본 자신의 죽음의 순간을 이야기 하지 않았던 이유는 어쩌면 인생 이야기의 결말 부분은 아들 혹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쓰고 싶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며 눈물이 난 또 다른 이유는 뭐든지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 현재가 조금 버겁게 느껴져서인 것 같아요. 무언가를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게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허무맹랑한 것들을 마음껏 상상하고 기대했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졌을 뿐이에요. 평범한 게 제일 좋은 거라고 하지만 사실 전 아직도 제가, 제 인생이 조금은 특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저도 제 인생이 동화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빅피쉬였던, 빅피쉬가 된 아버지가 결국 이야기로 남은 것처럼 말이죠.
+ 익스트림무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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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후기 잘 봤습니다.
저도 눈물 제법 흘렸던 영화라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