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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즐겁다》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 (약스포)

raSpberRy raSp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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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방해될 건 크게 없지만 혹시나 포스터에 속아 마냥 예쁜 영화를 기대하셨다가 마상(?)입고 나오실 분들을 우려해

‘약스포’정도로 영화를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익스트림무비의 도움으로 《아이들은 즐겁다》를 봤습니다. 

 

 제 어린 시절을 생각해 봐도 그 나이때면 자연스럽게 무엇인가를 가지고 싶어하고 맛있는 걸 먹고 싶어 할 나이겠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인 다이에겐 그런 기회가 잘 없습니다.

 

 인천으로 이사오는 걸로 시작하는데, 최근 아이들이 어른들의 삶에 이끌려 이사오는 걸로 시작했던 《남매의 여름밤》이나 《미나리》와는 달리 주인공 다이에게는 새로운 시작보다는 그냥 그런 삶의 연속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ids01.jpg

 

 다행이도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또래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그리 칙칙하지 않은 삶의 순간이 만들어지지만 어린 아이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세계를 맞딱드리고 이것을 계속 참아내야 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원작이 그래서 일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이었다면 어떤 친구들은 매일같이 울면서 지냈을 수도 있었겠지만 묵묵히 현실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을 택하면서 절제된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다이라는 아이가 뭔가 어른들이 생각하는 ‘의젓하고 성숙한 아이’에 대한 기준에 맞춰진 존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아이다움’을 함부로 규정하는 것도 그렇지만 저 어린 나이에 저렇게 힘든데 한 번은 힘들다고 한 번은 아프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벅차 오르더라고요.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O린이 같은 말로 자신의 미숙함을 용서 받으려는 어른들이 이런 어린이들을 보고 좀 깨닫는 게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같이 들었습니다. 

 

 

kids03.jpg

 

 그리고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다른 아이들 특히 우등생(맞아?)인 재경과의 갈등인데 초등학교라는 공간은 인간의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아직은 편견이 없는 상태의 아이들이 한 군데 어우러져 있는 곳이고 삶의 수준이나 환경과 상관 없이 같은 교실에서 모여서 살게 되는데(요즘은 그마저도 안되고 있지만) 어린 친구들은 사실상 그런 벽이 없죠. 그런 것들을 ‘학습’하게 되는데 바로 학교 밖 공간에서 그것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래서 초등학교라는 공간의 중요함, 그 속에서 또래들과 잘 지내는 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됩니다. 

 

 어울리지 않았던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재경이 같은 아이들이 성공하여 사회의 주류가 되어 살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겠죠. 그땐 과거의 자신은 잊고 자신의 세계에 있는 어른들과 똑같은 어른이 되어 자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릴 때 이런 경험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차이는 꽤 클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지 모른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인식을 만드는 데는 아이들 스스로의 선택 못지 않게 어른들의 역할도 중요하지 않나 합니다. 

 

 

 

kids02.jpg

 

 마지막으로 영화 속 아이들의 모습을 살펴 봅니다. ‘아이가 나오는’영화와 ‘아이가 주인공인’ 영화의 차이는 전자는 등장하는 소수의 아이들의 모습에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아이에 대한 가치관이 농축되어 표현되었다고 한다면 후자는 주인공에 영화의 중심 생각만 놓을 뿐 주변에 가급적 다양한 아이들을 두면서 아이에 대한 고정된 관점을 지양한다는 차이가 있는 것같습니다. 

이를테면 이 영화에서는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서 각자의 스타일들이 나오는데요, 민호처럼 시끄럽게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 시아처럼 조용히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아이, 저녁 시간의 다이처럼 조용히 TV만 보는 아이처럼 다양한 모습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아이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고자 한 것이겠죠.

 

 익무게시판을 보면서 몇몇 관크들의 사례를 보면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초딩들 극혐’이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많은 유-소년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있고 이들은 문제를 안 일으키는데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이 하도 특출나서 ‘초딩대표’가 되는 건 좀 억울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처럼 우리가 이 시기를 겪어봤을 뿐 정확히 이들을 안다고 볼 순 없을 것인데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닌지요. 

밝을 때는 아이다움을 그리고 살아갈 땐 어른스러움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며 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raSpberRy raSpberRy
47 Lv. 401096/4200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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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살던 옛시절 떠오를 거 같네요. 잘 봤습니다.
12:08
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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