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IFF_ <서핑하는 여자들> 후기
<서핑하는 여자들>의 원제는 <Girls Can't Surf> "여자가 무슨 파도를 타~"와 같은 어조입니다. 영화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무시와 핍박 속에서도 그 자리를 빛내오고 지켜온 여성서퍼들을 담아냅니다.
(웬디 보타, 팸 버리지)
서핑이라는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프로스포츠로서 자리를 잡아가던 시절 데뷔해 자신을 멋지게 뽐내던 80년대 호주의 웬디 보타, 팸 버리지, 조디 쿠퍼, 폴린 맨지어, 프레이다 잠바 등을 차례로 조명해줍니다.
(조디 쿠퍼, 조르자 스미스)
역시나 여성들을 무시하고 당연하듯 차별을 이야기하던 그 시대를 겪으면서도 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실력으로 남자서퍼들을 누르기도 하며 여성서퍼의 명맥을 이어갑니다.
(레인 베철리)
(리사 앤더슨)
80년대를 지나 90년대가 되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하고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는 경기악화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이 주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협회는 여자들을 절벽으로 밀어내듯 자리를 없애거나 상금을 없애기도 하지만 선수들은 협회의 힘이 아닌 선수들 개인의 힘으로 다시 한번 부흥을 이끌어 옵니다.
(스테파니 길모어)
90년대를 지나 2000년대 그리고 2018년 현재 호주에서 가장 좋은 실력을 갖춘 선수 스테파니 길모어를 조명하며 마치 관객으로 하여금 프로서퍼들의 보드 위에 올라타있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80년대로부터 오늘까지 차별이라는 파도를 헤쳐나가면서 시간여행을 끝낸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화면 구성,CGI나 음악들이 그 효과를 배가시켜주었습니다. 성평등을 위해 길게 싸워왔던 그들의 노력들, 아픔(ex관절염, 거식증 등), 여성으로서 겪게 되는 임신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 등 빠짐없이 다루면서 그 어려움에도 파도 위에서처럼 헤쳐나가는 그녀들의 모습에 감동받았고 멋있었습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그리고 이번 연휴...뭔가 나가긴 싫지만 휴가같은 바다를 보고 싶다면 아주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추천합니다!
PS.영화보면서 정말 강원도쪽으로 직장을 다시 알아봐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서핑...정말 미치도록 해보고싶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