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기억] 문제는 항상 디테일이다 - 셔니슬로우 님 나눔
사고로 기억을 잃은 수진은 남편의 애정어린 보살핌 속에 퇴원 후 집으로 돌아 온다.
수진은 마치 데자뷰처럼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보고, 남편 지훈은 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환영일 뿐이라고 한다.
더하여 하나 둘 드러나는 거짓들로 기억상실 후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지훈에 대한 수진의 의심은 커져만 간다.
남편 지훈의 정체는 무엇인가?
'아내를 위협하는 수상한 남편' 컨셉은 스릴러 영화의 단골 소재. 영화 <내일의 기억>은 여기에 기억상실의 아내가 미래(혹은 환영?)를 본다는 설정을 더하여 서사에 대한 관객들의 이해를 교란시키고자 한다. 그리하여 영화 속에서 아마도 '기억상실 상태의' 수진(만)이 보는 것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해진다.
서유민 감독은 영화의 기술적 특성(선택적 보여주기(편집)를 통한 의도된 왜곡)을 이용하여 관객들을 상대로 한 장르적 게임을 수행한다. 매우 매끄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쁜 시도는 아니었다. 분명 초중반까지는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리며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문제는 디테일이다. '영화니까 대충 좀 넘어가 주세요'하는 부분이 너무 자주 보인다. 특히 심문하던 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를 심문실에 그냥 그대로 방치(!)하고 형사들이 자리를 비워주는 장면에 이르면 절로 헛웃음이 나오며 이 영화가 스릴러인지 블랙 코미디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빠지고 만다.
똘똘한 컨셉은 그냥 컨셉일 뿐이다. 꼼꼼한 디테일로 그 컨셉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때 비로소 멋진 장르영화가 만들어진다. 스릴러라면 더더욱이 그래야 한다.
다솜97
추천인 4
댓글 0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